[단독] '적자전환' 전자랜드, 조직통폐합·인력재배치 '비상경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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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2-07-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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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전교체수요 줄자 실적 내리막…올 들어 5월까지 120여명 퇴사

  • 조직 슬림화… 본사인력 현장 배치에 내부 뒤숭숭 "구조조정 아니다"

전자랜드 본사 전경과 옥치국 전자랜드 대표. [사진=전자랜드]

지난해 9년 만에 적자전환한 전자랜드가 위기 극복을 위해 조직을 축소하고 본사 인력을 현장으로 전진 배치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가전양판점의 업황 악화로 전자랜드의 경영난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지난해부터 퇴사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 인력의 현장 배치 등으로 내부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한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최근 조직을 단순화하고 현장(점장) 중심 체제로 전환해 지사에 최소인력만 배치하는 비상경영 조직인사를 단행했다. 경영 상황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선제적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경영전략을 재수립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직개편은 스태프 조직(본사, 지점)을 단순화해 ‘유통 및 온라인 사업부’ 중심으로 개편한 것이 골자다. 우선 전자랜드는 상품‧판매‧마케팅 조직을 통합한 ‘유통사업부’를 신설했다. 직영과 인숍(백화점 내부에 있는 매장), B2B(기업 간 거래)는 ‘영업’으로 통합하고, 현장판촉그룹 역시 마케팅팀으로 기능을 이관했다. 영업조직도 기존 6개 지사 체제에서 3개 지사 체제로 전환하고 최소인력만 배치해 집중 운영키로 했다. 특수영업팀의 경우 폐지하고 그 안에 속해 있던 B2B영업은 유통사업부에, 입주‧혼수영업 업무는 마케팅팀으로 기능을 이관했다.
 
온라인사업부문 역시 ‘온라인사업부’로 변경하고 통합관리하기로 했다. 온라인 영업, 마케팅, 디자인, MD 등은 물론 디자인그룹과 신규출점그룹 등도 온라인사업부에 귀속했다. 

이번 비상경영 조직인사에서 본사 인력의 현장 배치 방침을 두고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직원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SYS리테일의 퇴사자(국민연금 상실기준)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100여명에 달했고, 올해 들어서도 5월까지 123명에 이른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7~8월은 최대성수기라 현장 경험이 많은 우수 인력을 매장에 전진 배치해 영업 성장에 집중하려는 것”이라며 “인력을 축소하거나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가전양판점 위기…전자랜드, 지난해 9년 만에 적자 기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만 해도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전 수요가 급증했으나, 지난해부터는 분위기가 전환된 모습이다. 코로나19 시기에 발생했던 가전 교체 수요가 줄어든 대신 여행이나 패션 분야로 소비심리가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전자랜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12년 영업손실 231억원을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전자랜드 측은 “2020년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재난지원금 사용 등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역시 그러한 호황을 기대하고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해당 비용과 운반비, 판촉비 사용이 늘어났지만, 생각만큼 높은 실적을 내지 못했고 결국 영업적자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자랜드는 2012년 매출 4892억원에서 2017년 5890억원, 2019년 8504억원, 2021년 8783억원으로 지속적인 외형성장을 이뤄왔지만, 수익성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전자랜드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1.8%, 2018년 1.6%에 이어 2020년 0.8%로 떨어졌고 지난해 –0.2%를 기록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현재 가전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하반기에도 물가와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비상경영은 경영전략을 재수립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비용을 줄이며 앞으로의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타개책 찾는 전자랜드, 신선과일‧간편식 등 비가전 카테고리 확장
 
전자랜드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만 8개의 점포를 오픈하고, 2개 점포를 리뉴얼했다. 동시에 4개 매장을 폐점하며 효율화를 단행했고, 현재 14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여개 매장을 새로 열게 된 셈이다.
 
7~8월에는 가전 성수기를 맞아 대규모 행사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7월 중에는 역대급 할인행사인 ‘파워위크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여름 시즌 에어컨 및 계절가전뿐만 아니라 다품목 구매 고객 대상으로 2022년 최대 오프라인 할인행사를 구상하고 있다.
 
또 온라인몰에서는 자사몰에 고객 유입을 늘리고 기존 고객들을 록인(Lock-in)하기 위해 카테고리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앞서 전자랜드는 사업목적에 화장품, 건강용품, 캠핑용품, 축산물, 귀금속 판매업 등을 추가하며 신사업 돌입을 예고하기도 했다. 레토르트식품과 금, 골프의류 등 비가전 제품들의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전자랜드 과일 브랜드 ‘선한과일’의 프로모션 또한 강화해 온라인 판매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투트랙 전략을 시행하면서 7월 중순부터는 역대급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에 현장 경험이 많은 본사 인력을 매장 영업으로 영입해 파워위크를 준비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비가전 제품 강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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