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세계 속으로 ②] 3연임 탄탄대로 열린 신한금융 조용병, 8월 동남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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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7-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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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금융 본사에서 로드 게리 그림스톤 영국 국제통상부 부장관과 친환경 인프라 구축 등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한 금융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3연임 도전에 청신호가 켜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가뿐한 마음으로 8월 동남아시아 해외 IR투어를 떠날 예정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은 8월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출장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지난 5월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IR투어를 다녀온 지 3개월여 만에 다시 해외로 나선다. 이곳에서 조 회장은 현지 법인 등 영업 현장을 직접 살피고 해외 투자자들과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조 회장은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출국해 북미 투어에도 나설 계획이다. IMF·WB 연차총회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이 모여 세계 경제·금융 전망, 글로벌 정책 과제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신한금융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오프라인 총회를 기대하며 투자 유치를 위한 기회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회장은 해마다 2~3차례 해외 IR 출장길에 올랐으며,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에는 4차례나 해외 IR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IR는 상대 투자자와 약속한 것인 만큼 유동적으로 계획이 변할 순 있다”면서 “연차총회도 민간 금융사 참석 여부 통지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탄탄한 실적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경영 성과가 우수하고 조 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말끔히 해소된 만큼 IR투어를 떠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비은행 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는 신한금융의 최대 강점이다. 1분기 말 기준 신한금융 순이익 중 비은행 비중은 40.7%로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다. 여기에 지난 5월 아시아신탁의 완전 자회사화, 지난달 10일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까지 마무리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순이자마진(NIM) 개선 폭이 경쟁사 대비 크고 비이자이익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우리는 2022년 신한금융 연간 이익을 기존 4조4500억원에서 5조3500억원으로 20.1% 상향했다”면서 “4~5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카드사 매출이 상당한 호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증권을 제외한 캐피털, 저축은행 등 NIM 기반 비즈니스도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금융주 하락기에도 주가 방어…유럽 IR 투어 효과 '톡톡'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과 토마스 앙커 크리스텐센 덴마크 기후대사가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은 지난 2년 동안 외국인 투자가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0년 초반 코로나19로 외국인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같은 해 10월 진행된 유상증자를 계기로 많은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섰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13일 66.88%에 이르던 외국인 비율은 그해 10월 54%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 들어 신한금융에 대한 외국인 투심은 눈에 띄게 살아나고 있다. 조 회장, 이태경 신한지주 CFO를 비롯한 IR팀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배경 설명으로 투심을 돌리는 데 공을 들이면서다. 반기배당에 이은 선제적 분기배당 정책, 자기주식 소각 등 각종 주주환원 정책과 기업가치를 부각시키며 외인 투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유럽 IR 이후 성과는 톡톡히 드러났다. NDR(Non-Deal Roadshow·거래를 수반하지 않는 기업설명회)였지만 조 회장이 IR를 진행한 뒤 북유럽 대형 은행 지분이 늘어났으며, 외국인 지분은 이달 62%대까지 높아졌다. 타 금융지주가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투어를 진행할 때 조 회장이 IR 행선지로 유럽을 먼저 택한 건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유럽연합은 미주보다 ESG 관련 원칙들을 투자에 보다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편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코로나19를 뚫고 미국, 유럽 등에서 해외 IR를 나선 바 있다. 그는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그룹 탄소중립 전략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소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COP26으로부터 초대받았다.
 
오랜 동맹 관계인 글로벌 투자자들과 소통을 긴밀하게 이어온 결과 앵커 투자자들이 확고하게 지분을 쥐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 방어에 용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여년 동안 전략적 관계를 유지해온 프랑스계 BNP파리바가 대표적이다. 2001년 6월 인연을 맺은 BNP파리바는 신한지주에 대한 지분율을 3.5% 이상으로 맞추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을 이어온 것이 향후 전망이나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금융주 하락기에도 타 금융지주 대비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빠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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