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KPGA 생애 첫 승 거둔 양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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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이동훈 기자
입력 2022-05-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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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우승

  • 281타로 박성국 2타 차 눌러

  • 15년 만에 생애 첫 승 거둬

  • 캐디 자처한 아내와 눈물

15년 만에 생애 첫 우승컵을 획득한 양지호. [사진=KPGA·민수용]

5월 29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4라운드 18번 홀(파5) 두 번째 샷 상황.

벙거지를 쓰고 손 카트로 캐디를 자처한 양지호(33)의 아내(김유정씨)가 남편에게 우드 대신 아이언을 치라고 조언한다. 난도 높은 블랙스톤이니 무리하지 말라는 뜻에서다. 

양지호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아이언을 선택했다. 그리고는 끊어가서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버디 퍼트는 아쉽게 빗나가 파. 양지호는 모자를 벗고 갤러리에게 인사했다. 동반자들과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1라운드 71타(1언더파), 2라운드 75타(3오버파), 3라운드 69타(3언더파)에 이어 이날 66타(6언더파)를 때렸다.

합계로는 281타(7언더파). 아내와 대화를 나누며 챔피언 조에서 출발한 박성국(34)의 플레이를 기다렸다. 

박성국은 17번 홀(파4)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며 깊은 러프로 들어갔다. 이후 두 번의 레이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더블 보기를 범했다. 공동 선두에서 2위로 내려앉는 순간이다. 박성국은 좌절감에 고개를 숙였다.

18번 홀 박성국은 강공을 펼쳤다. 두 타를 쫓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이 뜻대로 도와주지 않았다. 티샷한 공은 페어웨이 좌측 러프, 두 번째 샷은 벙커에 빠졌다. 벙커 샷은 홀로 향하지 않았다. 이글에 실패했다. 양지호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다. 박성국은 파를 기록했다. 합계 283타(5언더파) 두 타 차 준우승이다.

양지호가 생애 첫 우승을 만끽했다. 2008년 데뷔해 133번째 대회 만에 누리는 감격이다. 아내를 가볍게 안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노란 재킷을 입고 우승 상금 1억4000만원과 우승컵을 획득했다. 하늘 높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5년의 한을 풀어내는 순간이다. 

제네시스 포인트는 3등급 점수인 1000점, 투어 카드는 2년을 받았다. 스릭슨(2부) 투어와 코리안 투어를 오가던 그와 그의 아내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부부는 2018년부터 호흡을 맞췄다. 올해로 4년째다.
 

우승 세리머니는 아내와의 키스. [사진=KPGA·민수용]

아웃 코스(1번 홀)로 출발한 양지호는 4번 홀(파4) 버디, 5번 홀(파3) 이글, 6번 홀(파4) 버디로 단숨에 4타를 줄였다.

후반부에서도 기세를 이었다. 11·12·13번 홀 3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15번 홀(파5)은 보기를 범했다. 나머지 3홀은 파를 적었다.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양지호는 "욕심이 없었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내가 옆에서 조언해줬고, 샷감이 좋았다. 얼떨떨하다"며 "불면증이 있었다. 전에는 겁이 났다. 올해부터 고쳐지며 놀랄 정도로 잠을 잤다. 힘들었다. CJ컵을 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캐디 구하기 힘들어서 아내에게 부탁했다. 호흡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아내가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18번 홀 두 번째 샷에서도 극구 말렸다. 박은신 선수가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단단해졌다. 기부를 해보는 것이 목표였다. 10% 정도는 기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지호는 인터뷰 끝에 첫 승을 고대하는 선후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버티면 좋은 날이 온다. 15년이면 우승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온다. 뛰어넘으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잘 치지만, 또 우승하고 싶다. 빨리 말이다. 큰 대회를 다 석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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