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5년간 450兆 통큰 투자…'반도체·바이오' 키워 미래 준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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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2-05-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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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년간 투자 330조원 대비 120조원↑..."연 평균 투자 30% 이상 확대"

  •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선두 나서면 또 하나의 삼성전자 효과"

  • 바이오, '제2 반도체 신화' 구현…AI와 6G 차세대 통신서 '초격차 혁신'

  • 향후 5년간 8만명 신규 채용…청년 고용 확대·미래 인재 육성 박차

삼성이 향후 5년간 450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전체 투자액 가운데 80%(360조원)는 연구개발(R&D), 시설 투자 등을 통해 국내에 투자한다. 또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바이오를 양대 축으로 삼아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하고 바이오 분야에서도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또 인공지능(AI)·차세대 통신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IT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삼성의 향후 5년간 투자액 450조원은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 대비 120조원 늘어난 것으로, 연평균 투자 규모를 30% 이상 늘린 것이다. 전체 투자액 가운데 80%인 360조원은 국내 투자액으로, 지난 5년간 국내 투자액 250조원보다 110조원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나온 대규모 투자 발표다. 재계 1위인 삼성이 한·미 '반도체 동맹' 강화와 현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의지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1위 메모리 '초격차' 유지...팹리스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중점투자
삼성이 이날 반도체 분야 투자 계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팹리스(설계)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중점 투자다. 기존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반도체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반도체는 크게 정보를 기억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데이터를 연산·제어·처리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나뉘는데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매출의 70% 이상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올 만큼 메모리 편중이 심하다.

삼성전자는 우선 고성능 저전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5G·6G 통신모뎀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 고화질 이미지센서 등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수 불가결한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센서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팹리스 시스템반도체는 인간의 눈·코·귀 피부처럼 데이터를 센싱하고, 두뇌처럼 분석·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현재 8000여종의 제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용도와 수요가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다.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산업에는 인텔, 엔비디아, 퀄컴, 소니 등 분야별 강자들이 포진해 있는데 투자와 연구·개발(R&D)을 통해 분야별 1등 업체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다.

또 파운드리 사업은 GAA(Gate-All-Around) 등 차세대 생산 기술을 적용해 3나노 이하의 제품을 조기에 양산하고 차세대 패키지 기술 확보로 연산칩과 메모리가 함께 탑재된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해 업계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30년간 선도해 온 메모리 분야에 향후 5년간 투자를 지속해 초격차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 신구조에 대한 R&D를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EUV(극자외선) 공정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선두로 나설 경우 삼성전자를 하나 더 만드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바이오, 코로나19로 국가안보산업 변모...공격적 투자로 '제2의 반도체 신화' 구현
삼성은 또 바이오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바이오 산업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국가안보 산업으로 변모했으나 소수 선진국과 대형 제약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경제안보 측면에서 바이오 공급망을 국내에 두는 것은 단순히 국내총생산(GDP) 등 수치로 표현되는 그 이상의 전략적 의미가 있다.

삼성은 우선 바이오 주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등 새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삼성의 바이오사업은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를 양대 축으로 삼아 성장해왔다. 현재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이 완료되면 CDMO 분야 생산능력은 62만L(리터)로 압도적 세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어 5·6 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공격적 투자와 생산기술 역량 고도화로 'CDMO 생산량 1위'를 넘어 '압도적 글로벌 1위'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위주의 파이프라인을 확대·고도화하고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굳건히 다질 계획이다.
 
AI·6G 등 신성장 IT 기술 개발…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주도권 확보
삼성은 인공지능(AI)과 6G 등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IT 분야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은 전 세계 7개 지역의 글로벌 AI 센터를 통해 선행기술 연구에 나서는 한편으로 인재영입과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내 신진연구자의 혁신적인 AI 연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반도체는 물론 모바일 기기, TV, 가전 등 사실상 모든 사업 부문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삼성 AI 포럼' 등을 통해 혁신 성과도 공유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중국 등 AI 선도국보다 데이터, 전문인력 등의 자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향후 삼성전자의 역할에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은 6세대 이동통신(6G) 핵심 기술 선점 및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통신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세대 이동통신은 디지털 전환뿐 아니라 미래 신산업의 성장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이라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선제적 기술 개발과 국제표준 선점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G는 5G보다 50배 빠른 기술로 초실감 확장 현실,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등의 서비스를 실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전환, 초격차 혁신의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서울 강남구 '삼성청년SW아카데미'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SSAFY' 7기 입학식에 참석한 교육생들과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인력 확보, 미래 인재 육성…향후 5년간 8만명 신규 채용
이 같은 계획들을 실천하기 위해 삼성은 향후 5년간 신규로 8만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삼성은 "삼성은 4차산업혁명 기반 기술인 반도체와 바이오 등 핵심사업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더욱 확대해 민간에 의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은 향후 3년간 4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삼성은 최근 반도체 산업 분야 인재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신규 채용 규모를 5년간 8만명으로 늘렸다. .

반도체 업계는 연간 1500명 규모의 신규 전문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하는 등 현재까지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신규 공채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혁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드림클래스 등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실질적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대·중소기업 간 공정한 거래 관행 정착을 넘어 산업 생태계의 파이를 키워 함께 성장하는 협력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1차 협력회사만 700여곳으로 협력회사 직원은 37만명, 거래 규모는 연간 31조원에 달한다. 삼성 측은 "기업 가치를 키워 고용과 투자를 늘리면 이들 협력회사들에게도 '파이'가 돌아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전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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