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원자재값·택지비 '트리플 악재'…분양가 상승 압박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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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2-05-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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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물가·고금리 인플레 장기화로 하반기 분양시장 '먹구름'

  • 우크라發 원자재 가격 급등…공시지가 14년 만에 최고치

사진은 17일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부동산 분양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물가상승에 따른 고금리에 원자재 값까지 급등하면서다. 여기에 분양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택지비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분양가 상승 압박이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물가 상승률은 기존 2.3%에서 1.8%포인트(p) 높은 4.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ING은행도 4.6%로 당초 전망치(3.6%)보다 1%p 상향 조정했다. 고(高)물가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량 건설사 자금 조달의 기준이 되는 3년 만기 회사채(신용등급 AA- 기준) 금리는 지난해 말 연 2.415%에서 지난 4월 20일 연 3.662%로 약 1.25%p가 올랐다.
 
만기 회사채 금리의 상승은 건설사가 빌린 돈을 갚거나 신규 사업 투자를 위해 자금을 조달할 때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사의 비용부담이 커질수록 분양가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대란으로 국내 원자재 시장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대한건설협회의 자재수급 통계를 살펴보면, 공사에 쓰이는 철근과 철스크랩은 최근 1년 새(지난 3월 기준) 40% 이상 치솟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건설사가 미분양 우려 때문에 쉽게 올리기는 어렵겠지만, 금리와 원자재 값 등 여러가지 외부 요인으로 인해 분양가 상승은 기정사실화됐다”면서 “물가 상승률 수준 이상의 점진적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택지비 역시 상승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가상승률은 4.17%로, 2017년 연간 3% 상승률을 돌파한 이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10.35%로 2007년(12.40%)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과세 대상이 되는 개별 토지들 가운데 선정된 대표성 있는 토지의 감정가격으로 이들 표준지를 기준으로 다른 토지들의 공시가가 결정된다. 이 때문에 분양가 인상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011~2021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매년 상승한 것은 맞다”면서도 “지난해는 2019년의 9.42%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관건은 분양가상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크게 확대한 상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지만, 기존에 공사를 진행 중인 지역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완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완화하겠다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신규 사업은 공사비용 증가를 일정 부분 반영하면 되겠지만, 반영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사업은 공사가 지연되는 상황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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