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추교웅 현대차 부사장, 미래차 '인포테인먼트 지휘자'…70년대생 리더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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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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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추교웅 현대자동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및 전자개발센터장 부사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추교웅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및 전자개발센터장(부사장)은 지난달 이뤄진 현대자동차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40대 기수이자 세대교체 선봉장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 방향을 투영한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세계 첫 안드로이드 오토 적용
1974년생인 추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 학사와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2018년 현대차 상무(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전무(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2년 만에 부사장에 오르는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 리더로 발돋움했다. 이전에는 내비게이션 지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하는 현대엠엔소프트의 기타비상무이사를 역임했고, 현대차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실장을 맡았다.

특히 현대차 실리콘밸리연구소 근무 당시 구글과 협력해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적용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의 카플레이는 커넥티드카 엔터테인먼트 OS 분야 양대 산맥이다. 현대차·기아는 2015년 5월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중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를 적용한 바 있다.

2019년 CES 행사를 통해서는 “자동차에 탑재하는 OS도 스마트폰처럼 중요해진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자체 운영체제를 개발해 미래차 시대를 대비할 것”이라며 OS 자체 역량 확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8세대 ‘쏘나타’부터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 ‘GV60’까지 추 부사장의 주도 아래 이뤄진 인포테인먼트가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고객 기술 경험 지수’에서 현대차는 일반 브랜드 자동차 첨단기술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평가 항목 중 편의성과 최신 자동화 기술,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비티(연결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제네시스는 같은 조사에서 고급 브랜드 5위에 올랐다. 단기간에 글로벌 브랜드를 제친 추 부사장의 역량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성능 반도체로 커넥티트카 완성도 높여
커넥티드카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마다 차별화 전략이 분주하다. 미래차 자웅을 겨루는 핵심 영역으로 자체 서비스 개발부터 다양한 IT기업들과의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에는 라디오 청취나 CD 플레이어 이용 등 차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이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실시간 경로 탐색부터 차량 원격 제어,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등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각종 기능을 탑재했다.

특히 커넥티트카 특징은 인포테인먼트로 압축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는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오락을 뜻하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경험을 제공하는 각종 기능을 일컫는다.

추 부사장은 지난해 자연어 명령 기반의 차세대 ‘커넥티드카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을 선보이며 현대차와 기아의 인포테인먼트 방향성을 제시했다. 해당 기술은 기존의 카카오i 서비스와 복합적으로 연동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고객들은 주행 중 음성인식을 통해 차량 제어부터 내비게이션 및 시스템 설정, 차량 매뉴얼 정보 검색 등의 기능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미래차 사용자 경험의 첫걸음이 정확한 음성인식이라는 인식이다.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 선도기업인 엔비디아와 커넥티드카 협력에 나선 것도 주목할 점이다. 고성능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 커넥티드카 운영체제에 고성능 모터를 달았다. 올해 출시하는 차량부터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커넥티드카 운영체제는 △딥러닝과 같은 데이터 분석 기술을 지원하는 ‘고성능 컴퓨팅’ △차량과 주변 인프라를 원활하게 연결하는 ‘심리스 컴퓨팅’ △운전자의 의도와 상태를 파악하는 ‘지능형 컴퓨팅’ △차량 내·외부 네트워크를 모니터링해 차량 안전을 강화하는 ‘보안 컴퓨팅’ 등 4가지로 이뤄졌다. 엔비디아 드라이브가 대용량 데이터 연산 처리를 수행하면서 이러한 특징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추 부사장은 “엔비디아와 협력하면서 커넥티드카에 필수적인 전력 관리 효율성과 뛰어난 확장성을 확보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주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추교웅 현대자동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및 전자개발센터장 부사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방향성 제시…신차 흥행도 좌우
글로벌 완성차 지형이 전기차로 급변하면서 전기차에 최적화한 인포테인먼트 적용도 추 부사장의 중요 과제다. 기아의 첫 번째 전용전기차인 ‘EV6’는 내연기관차와 다른 새로운 클러스터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추 부사장의 전기차 인포테인먼트를 엿보게 한다.

EV6 클러스터는 긴 종이가 펼쳐져 있는 듯한 조형에 각각의 드라이브 모드에 맞춰 생동감 있는 형상으로 변화한다. 또한 RPM 게이지와 같이 전기차에 불필요한 요소들을 최대한 덜어냈으며, 클러스터와 나란히 배치한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프레임 속에 각각의 디스플레이를 수평적으로 배치했다. 주행 중 운전자에게 최적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려는 고민이 묻어난다.

또한 디스플레이에는 전기차 주행에 필수적인 배터리 상태 정보와 내비게이션 지도 외 시간과 날씨, 미세먼지 등 생활 정보까지 직관적이고 심미적인 디자인으로 배열했다. EV6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3의 생활공간으로 느낄 수 있게 디자인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차량용 OTT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CJ ENM, 티빙과 업무협약에 나서며 콘텐츠 다양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트카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에 티빙의 OTT 콘텐츠를 탑재하며, CJ ENM은 OTT 콘텐츠 제작을 맡는다.

영국 하이엔드(최상급) 오디오 전문기업 메리디안과 손잡고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추 부사장의 의지를 반영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소리에 예민해 차급에 걸맞은 새로운 브랜드와 사운드 튜닝 도입부터 스피커 배치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추 부사장의 공약은 기아 ‘K8’과 ‘EV6’ 등에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 장착으로 이어졌고, 이는 차량 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했다.

향후 추 부사장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해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4세대 ‘G90’을 시작으로 ‘팰리세이드’ 부분변경, ‘GV70’ 전기차 모델, 7세대 ‘그랜저’, 2세대 ‘니로’, ‘K5’ 부분변경 등 다양한 신차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에는 외관 디자인과 성능이 신차를 평가하는 중요 요소였다면, 이제는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디자인에 무게가 실리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포테인먼트는 하이테크 실현 측면에서 전기차에서 중요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자율주행차 시대가 가까워지는 것도 추 부사장의 역할을 키우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선 시대를 동행할 차기 CEO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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