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뛴 구축 아파트 '몸값'…주택 사업도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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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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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비사업 활성화 움직임에 건설사 도시정비사업부문 수주 실적 크게 늘어

서울 용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건설업계는 주택정비사업에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노후주택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공급 확대를 위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 가능성도 커지며, 주요 구축 아파트 단지 집값도 올랐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지난해 정비사업에서 각각 5조원 이상 수주를 따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 비취타운 가로주택사업(908억원)과 서초구 잠원 롯데캐슬갤럭시1차아파트의 리모델링사업(1850억원)을 동시에 수주하며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부문 업계 수주 1위 자리에 올랐다. 도시정비사업 23개 사업지에서 수주액 5조5499억원을 기록했다.
 
GS건설도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1조1540억원)과 노원구 백사마을(4992억원) 재개발 사업 수주에 성공하며 5조원 클럽(5조1437억원)에 가입했다.
 
포스코건설은 4조213억원, 대우건설은 3조8992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건설사 모두 정비사업에서 높은 수주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시공능력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부문 수주 실적 합산액은 약 28조원으로 알려졌다. 2020년 18조6000억원을 크게 상회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구축 아파트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한강변 최대어로 꼽히는 한강맨션 전용 120㎡가 지난해 12월 15일 44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40억원보다 4억5000만원 뛴 가격이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9월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지난해 12월 20일에는 GS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이다.
 
최근엔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관련 재건축 단지들 가격도 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20년 이상' 구축 아파트의 누적 상승률은 13.73%로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상승률인 11.98%보다 1.7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신통기획 참여 의사를 밝힌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대치미도)은 참여 의사를 밝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신통기획을 진행 중인 송파 장미1·2·3차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8일과 11일 전용 71㎡가 각각 21억9500만원, 21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7월 31일 20억원, 8월 30일 20억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강남 압구정도 신통기획으로 인한 재건축 바람이 불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 160㎡는 종전 신고가보다 2억원 오른 6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또한 최근 재건축보다 비교적 접근이 쉬운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1기 신도시와 서울시 등 지자체들은 리모델링을 위한 기본계획을 재정비하거나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리모델링 조합의 설립을 완료한 아파트 단지는 94곳, 6만9085가구로 집계됐다. 2020년 58곳, 4만3155가구와 비교하면 추진 단지와 가구 수가 60% 이상 크게 늘었으며 2019년 37곳, 2만3935가구와 비교하면 3배가량 증가했다. 아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지 못한 단지까지 포함하면 리모델링 추진 규모는 더 커진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2025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재정비안'을 마련했다. 정비안에는 용적률 인센티브 방안이 구체화됐으며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요예측 △사업활성화를 위한 공공지원제도 강화 등 내용도 담겼다.
 
경기도 또한 지난해 3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노후 공동주택 입주자가 리모델링 추진 여부를 초기에 판단할 수 있도록 컨설팅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고양시 일산신도시 문촌마을 16단지와 안양시 평촌동 초원부영아파트 등 8개 단지가 선정됐다.
 
이런 상황에 지난해 리모델링 시장에서는 리모델링 수주 1조원을 넘는 건설사들이 대거 등장했다. 가장 많이 수주한 곳은 1조9258억원을 수주한 현대건설로 지난 2020년 12월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한 지 1년 만의 실적이다.
 
이어 △GS건설(1조4176억원) △포스코건설(1조3923억원) △DL이앤씨(1조335억원) △쌍용건설(1조2600억원)도 리모델링 수주액 1조원을 넘겼다.
 
리모델링 활성화로 구축아파트 집값도 오르고 있다. 리모델링 본궤도에 오른 분당 한솔마을5단지 전용면적 42.75㎡는 지난해 1월 7억1000만원에 거래됐지만, 2월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뒤인 9월에는 10억3800만원에 팔렸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목련마을2단지대우선경은 전용 58.32㎡가 작년 1월 7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11월엔 9억2000만원으로 2억원 올랐다.
 
리모델링 조합 설립까지 얼마 남지 않은 동작구 사당동의 4400가구 규모 통합 리모델링 단지인 '우극신(우성2·3, 극동, 신동아4차)'도 신고가를 속속 새로 쓰고 있다.
 
우성 3차 전용 46㎡는 지난해 11월 30일 이전 신고가와 동일한 8억8000만원에 팔렸으며 극동 51㎡도 지난해 10월 23일 10억7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주택 공급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서울시도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비사업이 앞서 꽉 막혀 있었던 상황에서 지난해 정부와 서울시에서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주다 보니 구축이 오르고 건설사 수주도 활성화된 측면이 있다"며 "올해도 기울기는 줄겠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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