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16년 '불패' 이끈 차석용의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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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 기자
입력 2021-12-0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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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전6시 출근ㆍ오후4시 퇴근…나머지 시간 소비자와 호흡

  • 화장품ㆍ생활용품ㆍ음료 3각편대…M&A로 굴지 기업 키워

  • 지난해 3개 사업 업계 1위…매출 7조8000억 사상최대 경신

  • "소비자 위한 것 아니면 하지 말라"…최고령ㆍ최장수 CEO

차석용 LG생건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

[데일리동방] '16년 연속 성장 지속, 66분기 영업익 경신' 

차석용 부회장이 방향타를 쥔 16년 동안 LG생활건강은 2014년 1분기를 제외하고 영업익 경신을 거듭해왔다. 그래서 그에게는 '매직'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차 부회장이 취임 직전 해인 2004년 LG생건은 연매출 9526억원, 영업익 544억원에 불과했다. 

그랬던 LG생건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7조8445억원, 영업익 1조2209억원, 당기순익 8131억원으로 성장을 지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작년엔 화장품·생활용품·음료 3개 사업 모두 국내 업계 1위를 거머쥐기까지 했다.  

유행에 민감하고 환경에 따라 요동치기 쉬운 소비재 시장에서 해마다 실적 성장이라는 불패 신화를 써온 차석용, 그는 LG생활건강과 화장품업계를 넘어 독보적인 전문경영인임이 분명하다. 
 

[그래프=데일리동방]


◆ 차석용, '스마트' 강조 "기업 본질, 소비자에 천착"..."'건전한 불만족' 도전 독려" 

차석용 부회장은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리더다. 구성원이 조직에 함몰되거나 매이지 않고 도전하는 인재로 키우는 리더다. 이것이 LG생건이 사는 길이라고 믿어온 것이다. 

차 부회장은 '정체'를 경계한다. '편안함' 대신 변화무쌍한 시장에 대응하고 소비자와 호흡하며 달릴 것을 조직에 주문해왔다. 동시에 정직과 투명함을 강조해왔다. 그는 정직과 성실 두 덕목이 강한 직원을 가장 높이 산다. 구성원의 내외적 성장을 독려하며 함께 LG생건을 성장시켜온 것이다.  

차석용 부회장은 자신도 도전을 지속하며 LG생건 구성원의 '돕는 자'로서 역할 해온 '변혁적 리더십'의 소유자다. 경영 스타일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개방적이다. 

차 부회장 집무실은 열려 있다. 임원이나 팀장이 아니어도 누구나 필요하면 들어가서 보고한다. 이는 직원들 창의력을 높이는 업무 환경 중 하나다. 창의력엔 자유로운 환경이 중요하다고 보고 다방면으로 시도해왔다. 기업 성패는 차별화, 더 좋은 제품 등에 있고 그 핵심엔 창의력이 있다. 그에 따르면 창의력이란 일에 대한 고민과 응축된 생각이 표출되는 것이다.

차 부회장은 "회사 밖으로 나가 창의적인 시간을 가져라" "멋진 실패에는 '상', 평범한 성공에는 '벌'"이라며 과감한 도전을 다독여왔다. 동시에 발전을 위해 문제 의식을 갖는 '건전한 불만족', '나는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중시한다. 

자기 계발과 영리함(스마트)은 차 부회장이 구성원에게 줄곧 요구해온 자질들이다. 1985년 미국 프록터앤갬블(P&G) 평사원으로 입사, 전문경영인까지 차 부회장의 여정 자체가 자기 계발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지금도 10여 가지 잡지, 매달 책 10권을 읽는다.

또 똑똑하게 일해왔다. '불패 차석용'을 만든 키워드는 기본과 성실, 스마트다. 남의 이목보다 본질(소비자)에 집중해 효율적인 업무 수행 방식을 지속했다. 자기 계발과 깊은 사고, 열린 마음, 현장을 통한 촉이라는 세 박자를 놓치지 않았다. 

차 부회장은 새벽 6시 출근(4시 퇴근), 오전 8~11시와 오후 1~4시는 사내 보고 시간으로 삼는다. 남보다 일찍 출퇴근하되 깊이 사고하고 의사 결정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 확보에 주력한다. 퇴근 후엔 회사나 업계 사람도 만나지 않고 백화점이나 매장, 길거리 등 소비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돌아다닌다. 

차석용 부회장은 술·담배, 골프, 회식, 의전이 없는 5무(無) 경영으로 유명하다. 퇴직 임원 송별 모임, 송년회를 빼고 회식은 물론 경조사에도 거의 가지 않는다. 

형식적 의전 등 필요 없는 일은 하지 않고 해야 할 일, 본질에 몰입해왔다. 해야 할 일은 곧 소비자에 대한 천착이다. 소비자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다. 차 부회장이 어떤 여건에서도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업의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와 LG생건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면 하지 말라"는 명제에 집중해온 것이다.
 

LG생활건강 광화문 사옥 [사진=LG생활건강]

◆ 오늘의 LG생건 만든 차석용..."'3각 편대 포트폴리오·인수합병'으로 '성장' 견인"

차석용 부회장이 없었다면 오늘의 LG생활건강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현재 실적 근간엔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적인 럭셔리 화장품 육성이 있다. 

2005년 취임 당시만 해도 LG생건은 매출 비중 생활용품 68%, 화장품 32%로 생활용품 중심의 기업이었다. 이를 과감히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3대 사업 포트폴리오로 재편한 것이 바로 차석용 부회장이다.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서다. 현재까지 진행한 M&A만 30여건에 달한다. 그는 인수 후 시너지 창출에도 능했다. 

2007년 말 코카콜라음료에 이어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1년 해태htb, 2012년 바이올렛드림(구 보브)과 일본 화장품사 긴자스테파니 등 굵직한 인수를 지속하고 있다. 

이외 2018년엔 50년 업력의 '에이본 재팬'과 '에바메루'를 인수, 일본 사업을 강화했다. 이듬해 8월 미국 화장품 기업 '뉴 에이본' 인수로 북미 사업 확대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LG생활건강 후]


차 부회장의 성장을 향한 도전과 의지 속 LG생건은 3각 편대 사업 구조를 갖추고 시장 부침에 강한 전천후 기업이 됐다. 일례로 여름철 비수기인 화장품 사업과 성수기인 음료 사업이 상호 계절 리스크를 상쇄하는 식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게 된 것이다. 

후와 숨,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를 키운 것도 차석용 부회장이다. 진입장벽이 높은 이들에 전략적으로 집중했다. 이는 적중해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 처음 2018년 연 매출 2조원 브랜드가 됐다. 

올해 시장만 1조2000억원대, 해마다 15% 성장세로 업계 신성장동력 더마 화장품도 LG생건은 2014년(차앤박 화장품 CNP코스메틱스 인수)부터 투자해왔다. 2017년 태극제약, 2020년 유럽 더마 브랜드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인수를 지속하고 있다. 터키 등 시장 사업권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미국 화장품사 '뉴 에이본'과 '피지오겔' 북미 사업권 인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이들 북미 매출 비중은 2019년 3.6%에서 지난해 6.8%로 확대됐다. 최근 뉴 에이본 사명을 '더 에이본 컴퍼니'로 바꾸고 초고가 향수 등을 출시하며 미국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1953년생인 차석용 부회장은 1985년 미국 P&G에 입사, 1999년 사장에 올랐다. 2001년 해태제과 사장으로 이직, 2004년까지 재임했다. 2005년부터 LG생건 사장으로 일하다 2012년 부회장이 됐다. 

차석용 부회장은 2022년 인사에서 실적 신화를 써온 능력을 인정받아 69세의 나이에도 유임됐다. LG생건을 넘어 10대 그룹 계열사 최고령, 최장수 CEO 타이틀도 유지한다. 불패 차석용 '매직'도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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