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야기] 두산의 ‘두산밥캣’, 이유 있는 세계 최초·최고 장비社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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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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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건설장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위상은 의외로 대단하다. 특히 소형 장비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중심에 두산밥캣이 있다.
 
두산밥캣은 2007년 두산그룹이 인수한 북미 소형 장비 기업이다. 밥캣이라는 이름은 북미 지역에 서식하는 고양이과의 들짐승에서 본뜬 것으로, 작지만 강인하고 민첩한 장비 특징을 상징한다.
 
두산밥캣의 시초는 2차 세계대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년 후인 1947년 미국 노스다코타주에 설립된 ‘멜로이 메뉴팩처링 컴퍼니(Melroe Manufacturing Company)’가 밥캣의 전신이다.

설립자인 루이 켈러와 시릴 켈러 형제는 용접·수리공으로 지역의 농장주로부터 소형 장비 제작을 주문받으면서 첫 장비 개발을 시작했다. 1958년 형제는 회사 최초의 자체 동력으로 구동되는 로더 M60제작에 성공했으며, 1960년 회사 최초의 4륜 로더 M400을 제작했다. 세계 최초 스키드 스티어 로더(SSL)의 탄생이다.
 
1962년부터 밥캣이라는 브랜드로 장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건설 현장의 스키드로더를 밥캣이라고 부를 정도로 미국 소형장비 시장에서의 위상이 높아졌다.
 
두산그룹의 두산밥캣 인수는 당시만 해도 글로벌 장비 시장에서 독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으로 전망됐으나, 직후 세계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결국 두산그룹은 차입자금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직면하게 됐다. 당시 소형 장비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 것도 두산밥캣의 성장을 막았다.
 
하지만 이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건설장비 수요가 늘면서 두산밥캣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돈을 풀기 시작해 두산그룹의 효자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두산밥캣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키드 스티어 로더 [사진=두산밥캣]

두산그룹은 밥캣 인수 후 17개에 이르던 EMEA(유럽, 중동아시아 및 아프리카) 산하 법인을 8개로 재편하는 등 조직 효율화 작업을 하는 한편, 연구개발(R&D) 강화에 힘썼다. 이와 함께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확장을 해왔다. 기존의 밥캣 브랜드 파워에 두산의 조직 운영 역량이 곁들여져 북미, 유럽, 중국, 인도를 비롯한 전 세계에 글로벌 생산 및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해 나갔다.
 
2014년에는 체코 도브리스(Dobris) 지역에 이노베이션 센터를 오픈하고, 이어 북미 R&D 거점인 액셀러레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시장에서 공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형 건설장비(스키드 스티어 로더, 콤팩트 트랙 로더, 소형 굴착기) 제품을 지속 개선해나가면서, 텔레핸들러, 콤팩트 트랙터, 유틸리티 차량, 툴캣, 미니트랙로더, 소형 굴절식 로더, 콤팩트 휠로더, 제로턴모어 등 카테고리의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최근 미국에서 소규모 농업 및 정원을 가꾸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농경 및 조경용 장비(GME) 사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GME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늘어난 3억2000만 달러(약 3800억원)를 기록했다. 두산밥캣은 2019년 미국 조경장비 업체인 쉴러그라운드케어에서 제초장비인 제로턴모어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후 빠른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을 거쳐 이듬해 두산밥캣 브랜드를 입힌 제로턴모어 제품을 출시하며 빠르게 시장에 연착륙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미래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9년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조종 기술인 ‘맥스 컨트롤(MaxControl)’을 출시했다. 좁은 공간, 험지에서 시야와 안전을 확보한 상태로 원격 작업을 할 수 있다. 향후 장애물 회피, 반자율주행 등으로 제공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무선 연결로 제품의 옵션을 상시 추가할 수 있는 맞춤형 고객지원 프로그램(Features on Demand)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을 위해 올해 초 미국 레이더(Radar) 센서 관련 기업인 ‘아인슈타인(Ainstein)’과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CES 2022 혁신상’에서는 세계 최초 완전 전동식(All-Electric) 건설장비로 차량 지능 및 운송(Vehicle Intelligence & Transportation), 스마트시티 2개 부문에서 수상(Honoree)했다.

완전 전동식 콤팩트 트랙 로더(Compact Track Loader) T7X는 엔진 등 내연기관만 전동식으로 바꾼 기존 전기 중장비와 달리, 유압시스템을 제거하고 구동하는 모든 부위를 전동화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인 친환경 제품이다. 건설기계 업계 최초로 디젤 등 내연기관은 물론, 유압 시스템까지 배터리로 대체해 CES 혁신상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두산밥캣은 주력 제품인 스키드 스티어 로더, 콤팩트트랙로더(CTL) 분야에서 약 30%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점유율 1위 기업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이어온 강력한 브랜드파워와 2000개가 넘는 글로벌 딜러망으로 글로벌 소형장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 들어 두산밥캣의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지난 5월 두산밥캣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추가로 증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을 겨냥해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연구개발(R&D) 부문 투자를 포함한 7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스테이츠빌(Statesville)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이 공장에서는 포터블 파워 제품을 주로 생산해왔으며, 2019년부터는 콤팩트 트랙터(Compact Tractor)도 조립 생산해왔다.
 
두산밥캣은 이번 증설을 통해 꾸준히 늘고 있는 GME 제품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증설 작업은 7월에 시작해 내년 5월쯤 완료할 전망이다. 두산밥캣은 앞선 4월에는 미네소타주 리치필드(Litchfield) 공장에 2600만 달러를 들여 진행해오던 증설을 마무리했다.

지난 7월에는 지주사 ㈜두산에서 두산산업차량을 인수하면서 물류장비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다. 두산산업차량은 국내 최초로 지게차 생산을 시작한 회사로, 국내에서 5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갖추고 있다.

두산밥캣의 영업망을 통해 두산산업차량의 해외 지게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두산산업차량의 전동 기술을 두산밥캣 장비에도 적용하는 등 기술개발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양사의 공급망 통합과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 등 동반상승 효과도 예상된다.
 
미래 사업 투자도 강화했다. 두산밥캣은 지난 1월 미국 캔자스주 소재 벤처기업 아인슈타인(Ainstein)과 무인화 솔루션의 핵심기술인 ‘레이더 센서’ 개발을 위한 지분투자 협약을 맺었다.
 
아인슈타인은 드론 등 항공 모빌리티(Air Mobility)와 자동차의 자율주행에 필요한 레이더 센서를 개발하고 제작하는 회사다. 특히 센서 성능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타 업체 대비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ES 2022 혁신상에서 2관왕에 오른 두산밥캣의 세계 최초 완전 전동식 건설장비 ‘T7X’ [사진=두산밥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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