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코로나發 노란우산의 역설… 소상공인, '해지·가입' 모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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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1-09-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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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믿을 구석은 노란우산뿐"

  •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1년 만에 55% 급증

  • 올해 1~8월 노란우산 가입 21만6447건...이미 작년 추월

지난 23일 전북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한국외식업중앙회 전북지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손실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 ]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삶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생계를 이어나가기 힘든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퇴직금 성격의 ‘노란우산공제’를 해지해 급전을 마련하거나, 자신이 냈던 공제금을 대출 형식으로 다시 빌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공제를 해지해 급한 불을 끈 소상공인이 증가한 만큼 노란우산에 신규로 가입하는 건수도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폐업’이라는 벼랑 끝에 놓이게 된 자영업자들에게 ‘그나마 믿을 구석은 노란우산뿐’이라는 잔인한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26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노란우산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사업 재기와 생활안정을 위해 운영되는 사회안전망 제도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존폐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사회안전망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노란우산 가입‧해지 건수가 동시에 증가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종 지원금으로는 현재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없는 만큼, 정부가 더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건수는 2019년 7만5493건에서 지난해 8만1897건으로 늘었다. 올해 8월 기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6만4149건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55%나 급증했다. 폐업 공제금은 지난해에만 7283억원이 지급됐다. 2007년 노란우산공제회 출범 이후 최고치다.

노란우산공제를 통한 대출도 최근 2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8월 공제계약 대출 잔액은 1조9212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8월(9403억원)과 비교해 9809억원 늘었다.
 

[사진=이규민 의원실]



특이점은 노란우산에 신규 가입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수도 해지 건수 및 대출 증가와 같은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올해 1~8월 노란우산 가입 건수는 21만6447건으로 지난해 1년 동안 신규로 가입한 건수(18만5933건)를 이미 추월했다. 업계는 현재의 흐름이라면 연말까지 신규 가입 건수가 33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노란우산의 역설’로 진단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란우산 공제를 해지하지만 결국 의지할 곳도 노란우산이라는 판단에서다.
 
장윤성 중기중앙회 공제기획실장은 “코로나로 인해 폐업자 수가 늘며 공제 해지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지만, 위기상황에 대비해 노란우산 공제에 가입하려는 소상공인들도 늘고 있다”며 “은행에 돈을 저축하는 것보다 노란우산을 활용할 경우 폐업 시 좀 더 나은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가입·해지 수가 늘어난 것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환경이 열악하다는 지표로 해석된다”며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단장은 시급한 대책으로 채무상환 면제와 대환대출 활용 등을 꼽았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실장은 “노란우산 제도는 실업급여와 비슷한 형태로, 폐업 시에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정도”라며 “폐업까지 가지 않도록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소상공인 특화 조합설립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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