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이냐 신사업이냐”... 김정주·방준혁·김택진 엇갈린 투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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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8-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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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준혁, 낮은 수익성 약점 극복 위해 코웨이 이어 스핀엑스 투자

  • 김정주, 암호화폐 푸드테크 모빌리티에 투자... 성장성 사업 눈독

  • 김택진, 본업에 충실한 투자... 게임사, 콘텐츠사 등에 적극적 투자

(왼쪽부터) 김정주 NXC 전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각 사 제공]


지난 20여년간 한국 게임 산업을 일으킨 1세대 창업주들이 각기 다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을 창업한 방준혁 의장은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해 본업과 시너지가 나지 않는 분야라도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 미국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가전·가구 렌털 기업 코웨이 인수가 그 예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사내이사는 게임보다는 암호화폐, 펫푸드, 모빌리티처럼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산업에 관심을 쏟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본업에 가장 충실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방준혁 의장은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사례에서 보듯, 게임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회사보다 현금 창출 능력을 보유한 회사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해 1조7000억원에 코웨이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엔 2조500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스핀엑스를 인수했다. 스핀엑스를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수익성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2조4848억원을 벌었으나, 영업이익은 27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11%로, 넥슨(38%)과 엔씨소프트(34%)와 비교하면 낮다. 외부에서 인기 IP(지식재산권)를 가져와 게임을 만드는 탓에 로열티로 나가는 비용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넷마블에게 코웨이 인수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3조2374억원, 영업이익 60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대비 각각 7.2%, 32.3% 증가한 수치다. 넷마블은 코웨이를 통해 1500억원 규모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얻었다. 넷마블이 2일 인수를 발표한 스핀엑스는 분기마다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게임사다. 지난해 매출 497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2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주 NXC 사내이사는 게임에 관심을 끊은 지 오래다. 2019년에 넥슨 매각을 시도한 게 대표적인 예다. 넥슨을 월트디즈니처럼 사랑받는 회사로 키우고 싶었으나,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대신 암호화폐, 푸드테크, 모빌리티처럼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투자해왔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인조고기, 곤충 영양바 제조업체에 투자했고, 2017년과 2018년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유럽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게임업계 1세대 창업주 중 유일하게 현직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가장 본업에 충실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2년에 게임 개발사 엔트리브소프트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레진코믹스, 문피아 같은 콘텐츠 업체에 4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1세대 창업주들이 회사를 차린 20년 전과 비교해 현재 게임 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해 신작이 성공할 확률은 더 낮아졌다"며 "기존 게임의 노후화, 신작 게임의 실패, 글로벌 진출 등을 고려한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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