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권 보장' 성난 택배노조, 3500명 상경 투쟁 철야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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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다영 기자
입력 2021-06-1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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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택배노조, 집회장비 반입 놓고 한때 경찰과 마찰 빚기도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 촉구 집회. 사진=송다영 기자.]


 
전국 택배노동자들이 서울 여의도공원에 모여 집회를 벌이며 과로사 문제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해결안을 촉구하고 나섰다. 집회는 한때 택배노조가 음향 장비(앰프)를 들이는 문제로 경찰과 충돌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는 전국 택배노조의 파업과 집회가 동시 진행됐다. 이날 시위는 기자회견 없이 노조 자체 집회로 진행됐다. 지난 1차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 노동자가 분류 작업의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했지만, 이를 지불해야 할 우정사업본부 등 택배사들이 지급하지 않자 노조는 파업을 결정했다.

앞서 8일 2차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에서 합의가 결렬되자 파업과 분류작업을 거부했다. 이어 지난 14일 택배노조는 여의도 우체국 건물에서 철야농성을 벌였고, 이날 여의도공원에서는 조합원 약 3천 5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1박 2일에 걸쳐 파업 집회를 이어간다.

이날 오후부터 국회에선 정부와 택배 노사,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2차 사회적 합의 기구가 논의를 벌인다. 하지만 1차 합의안 실행 시점을 놓고 노사가 갈등을 거듭했던 만큼 적절한 절충점을 찾을지 미지수다. 이에 택배노조가 철야 집회까지 불사하며 집단행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입구에 모여있는 전국택배노동자들. 사진=송다영 기자.]


오후 1시 45분. 택배노조는 여의도공원 입구 시위 시작에 앞서 음향장비를 공원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차량에 부착된 스피커를 통해 "집회에 참여하신 택배노조 여러분께 영등포경찰서 경비계장이 알려드린다. 귀하는 감염병관리법 49조 1항(「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심 내 10인 이상 집회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가 모여 불법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자진 해산을 요청한다. 지금 즉시 해산해달라"는 내용의 방송을 이어갔다. 경찰은 택배노조의 무대 방송 차량과 집회 시위용품 반입을 제한했다.

이에 택배노조는 "폭력 경찰 물러가라" "평화집회 보장하라" 등 다양한 구호를 외치며 경찰에 반발했고, 한때 경찰과 노조원 사이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그러다 노조원들이 오후 2시 집회 장소인 여의도공원 문화의광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충돌은 자연스레 소강 되는 듯 보였다.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의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 촉구 집회. 사진=송다영 기자.]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 약 3,500명은 오후 2시부터 여의도공원 문화의 광장에 모여 대규모 집단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노조원들은 전국지회 별로 열을 맞춰 대열을 정리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소 지켜지지 않았다. 개중에는 얼굴을 가려주는 '페이스 쉴드'를 착용하며 개인 방역에 신경 쓰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1박 2일 시위인 만큼 참여 노조원들은 저마다 돗자리, 방석 등을 양손에 챙기기도 했다.

 

[사진=송다영 기자.]


집회 참여 노조원들은 "노동자를 죽이는 분류작업 끝장내자", "거짓말쟁이 우정사업본부와 정부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몸에는 '분류 작업 택배사가 책임지고 시행하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여의도 전국 택배노조 집회 현장. 사진=송다영 기자.]


오후 2시 20분. 노조와 경찰의 2차 충돌이 있었다. 경찰이 반입을 제한했던 추가 음향 장비를 노조 측이 기습으로 들여오려는 시도하면서 부터다. 조합원 수십 명은 경찰 포위망을 뚫고 여의도공원 옆 찻길로 달려갔고, 다른 이들은 인간 띠를 둘러 앰프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텄다. 노조원들은 연이어 앰프를 옮겼고, 이 과정에서 저지하려는 경찰과 충돌이 있었다. 이러한 몸싸움도 노조원들이 앰프를 다 옮기고 문화의광장으로 다시 이동하자 소강됐다.

 

[택배노조측이 도로를 점거한 후 음향장비를 옮기는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이 빚어졌다.사진=송다영 기자.]

[택배노조원들이 집회에 필요한 음향장비를 옮기고 있는 모습. 사진=송다영 기자.]


택배노조는 1박2일에 걸쳐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저녁 7시에는 2차 노사정 사회적 합의 결과를 보고하고, 밤 10시에는 택배노동자 투쟁문화제가 예고돼있다.

이날 국회에서는 오후 1시부터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분류 등 분과' 회의가, 오는 16일 오후 1시 30분부터는 '택배비 분과'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송다영 기자.]

[사진=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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