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손정의 회장의 아픈 손가락 ‘위워크’... 2년 전 상장 실패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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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3-3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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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워크, 2년 전 상장 준비 중 만성 적자 드러나... 손정의 "투자 어리석은 일" 인정

  • 상장 재도전... "4분기부터 수익 자신" 코로나19 여파 무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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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가 2년 만에 SPAC(기업인수목적회사)를 통해 뉴욕 증시 상장에 재도전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아픈 손가락’으로 낙인 찍힌 위워크가 이번에는 성공적으로 뉴욕 증시에 데뷔할 수 있을지 공유오피스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년 전 IPO 실패... 알고 보니 만성 적자 스타트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위워크는 촉망받는 유니콘 스타트업이었다. 유니콘 스타트업이란 기업 가치 10억 달러(1조1325억원) 이상인 스타트업을 말한다. 뛰어난 입지의 사무실을 필요한 기간 만큼만 임대한다는 발상은 초기 비용을 최대한 절감해야 하는 스타트업에 매력적인 조건이다. 국내에도 강남, 광화문 등 주요 업무 지구에서 20개의 위워크 지점이 '스타트업 마을'을 형성하며 성업 중이다.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앞세운 위워크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 레이더에 포착됐다. 2019년 손 회장은 위워크를 ‘차세대 알리바바’로 치켜세우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함께 만든 기술 투자 기금 비전펀드를 통해 투자를 단행, 위워크 지분 29%를 확보했다. 당시 비전펀드는 위워크 기업가치를 470억 달러(53조2275억원)로 책정하고 100억 달러(11조32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했다.

    소프트뱅크의 지원에 힘입은 위워크는 IPO(기업공개)를 통해 뉴욕 증시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곧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위워크가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S-1 서류(상장을 계획 중인 기업이 자사 주식을 등록할 때 제출하는 자료)에 따르면 위워크는 2010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창업된 이래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2018년 기준 총매출은 18억 달러(2조385억원)였는데, 같은 기간 19억 달러(약 2조15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위워크의 적자는 예견된 일이었다. 공실률이 높아져 주 수입원인 공유 오피스 임대료를 못 받아도 건물주에 꼬박꼬박 월세를 내는 고정 지출이 높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후발 주자로 나선 다른 공유오피스 업체들과 차별성도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장을 앞둔 위워크 기업가치를 소프트뱅크가 평가한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200억 달러(22조6520억원) 내외로 평가했다.

    결국 당시 위워크는 상장에 실패했다. 하지만 손 회장은 위워크를 평범한 부동산 임대 전문 기업이 아닌 기술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평가하면서 추가 투자를 강행했다. 비전펀드를 함께 구성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손 회장은 50억 달러(약 5조6640억원)를 추가 투입했다.

    손 회장의 긴급 수혈에도 위워크는 여전히 손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손 회장은 2019년 실적발표 자리에서 "위워크 투자는 어리석은 일이었다"며 자신의 패착을 인정했다.

    손 회장마저 위워크에 등을 돌리자 위워크 공동창업자였던 아담 노이만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실패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노이만은 "최근 몇 주간 나를 겨냥한 조사와 검증이 (회사에) 중대한 장애물이 됐다"며 "CEO직에서 물러나는 게 회사를 위해서 최선이라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후 아마존 출신 세바스천 거닝햄 부회장과 아티 민슨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공동으로 위워크 CEO 자리를 맡았다. 이들은 "핵심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회사의 모든 부분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급격한 매출 저하에 따른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등 비용 감축 방안을 강구하는 등 위워크 반등을 노렸다.
     
    SPAC으로 다시 상장 문 두드리는 위워크... "4분기 수익 날 것"

    [사진=AFP·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위워크는 나스닥에 상장된 SPAC '바우X'와 합병을 통해 상장할 계획이다. 위워크 가치 평가액은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줄었다. WSJ은 위워크 기업 가치에 대해 "부채를 포함해 90억 달러(약 10조1934억원)다. 상장 후에는 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로부터 8억 달러를 포함해 총 13억 달러(약 1조4723억원)를 조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위워크 가치가 폭락한 이유는 코로나19 변수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천은 "위워크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 수의 직원을 공유 사무실에 모으는 것인데 이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옵션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위워크 전체 지점 입주율은 72%에서 47%까지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1월 위워크 지점 66곳이 문을 닫고 150개 이상 지점이 낮은 임대료, 연기 등에 관해 재협상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리스크라고 여기던 노이만 전 위워크 CEO 지분을 포함한 전‧현직 직원 지분을 30억 달러(약 3조3978억원)에 매입하고 노이만에게 컨설팅 수수료로 연간 1억8500만 달러(약 2095억310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위워크와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소프트뱅크는 코로나19를 이유로 합의를 파기한 바 있다.

    현재 위워크는 전방위로 상장 성공에 사활을 거는 중이다. 지난 29일 CNBC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노이만과 법적 분쟁으로 들어가기 일주일 전 15억 달러(약 1조6986억원)에 지분 매입이라는 합의에 도달했다. CNBC는 “양측이 잠재적인 법적 책임으로 인해 SPAC 거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새로 부임한 산딥 마트라니 위워크 CEO는 로이터 넥스트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리는 사무실로 나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정신적 이유를 파악했다. 사무실이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굳게 믿는다. 4분기에는 수익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내 위워크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90% 수준으로 돌아왔다. 대차대조표에 표기된 30억 달러의 유동성은 2022년까지 회사를 운영하기에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위워크와 바우X 합병이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 위워크와 바우X 합병 발표가 있었던 지난 26일 나스닥에 상장된 바우X 주가는 전일 대비 23.61% 급등했다. 30일 기준 바우X 주가는 전일 대비 4.93% 오른 11.91달러(약 1만3489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매체 버지니아는 "이번 거래는 2021년 3분기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래픽=우한재 기자·wh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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