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리콜 비용 협상]②현대차-LG화학 합작사 HL그린파워, 부부싸움에 불똥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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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21-02-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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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LG엔솔 ‘네 탓 공방’ 지속...10년간 동맹 균열 우려

  • E-GMP 3차 물량 LG엔솔 제외...“공급망 확대일뿐 확대 해석 말아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제공]

[데일리동방]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화재 원인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의 합작법인(JV)인 HL그린파워 입지도 모호해진 상황이다. 책임소재에 따라 그 운명도 달라질 전망이다.

26일 국토부는 최근 현대차 코나 전기차(EV)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셀 문제를 지적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시스템 업데이트 시 충전맵 로직 오적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배터리셀 문제는 재현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국토부 자료를 인용, 각각 배터리셀과 BMS 충전맵 로직 오적용을 강조했다.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공방이 예고되면서 1조원 규모에 달하는 리콜 비용 분담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사의 협업은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합심해 지난 2010년 HL그린파워를 설립한 것이 그 시작이다. 현대모비스가 지분 51%, LG화학이 49%를 보유중이다.

선대 회장들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시대에도 HL그린파워의 명맥은 유지되고 있다. 출범 당시 20억원이 채 되지 않았던 매출액은 지난 2019년 12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외형성장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리콜 사태로 HL그린파워의 입지도 좌불안석이다. 화재원인으로 지목되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셀)→HL그린파워(배터리팩)→현대케피코(BMS시스템)→현대모비스(최종모듈) 과정을 거쳐 탑재된다.

이를 보면 화재 원인이 배터리셀 혹은 BMS시스템에 있는지 여부에 따라 HL그린파워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BMS시스템이 화재 원인이라면 HL그린파워는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반면, 배터리셀 자체가 문제라면 HL그린파워의 입지가 모호해진다. 최악의 경우 그간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쌓아온 배터리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는 문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 3차 물량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과 중국 CATL이 선정됐다. 2차 물량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공급사로 결정된 것과 비교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불협화음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공급사를 다변화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는 반박도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코나 EV 화재는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자존심 문제도 걸려 있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모두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E-GMP 3차 물량에 LG에너지솔루션이 제외됐다고 해서 이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입장에선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배터리 공급망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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