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지분 매입 롯데지주, 일본 연결고리 끊기 연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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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20-11-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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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칠성 자사주 42만주 블록딜 편입...롯데푸드, 종속기업 밴경 재조명

  • 쇼핑·케미칼, 여전히 관계기업 분류...호텔롯데 상장 ‘안갯속’, 지배구조 개편 오리무중

[롯데그룹 홈페이지 캡쳐]

[데일리동방] 롯데지주가 블록딜을 통해 롯데칠성 자사주를 편입했다. 지분율이 확대되면서 종속기업으로 변경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본 롯데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지주사 체제와 외형 확대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6일 롯데칠성 자사주 42만주(414억원)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거래 후 지분율은 기존 34.6%에서 39.3%로 확대된다. 자회사 지분 추가 취득을 통한 경영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은 롯데쇼핑(40%), 롯데케미칼(24.6%) 등과 함께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이 기업은 롯데지주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관계기업은 지분법 손익에 따라 순이익만 반영하지만 종속기업은 총자산과 매출, 영업이익 등도 연결된다.

한국 채택 회계 기준(K-IFRS)은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 50%를 기준으로 그 이상은 종속기업, 미만은 관계기업으로 분류토록 하고 있다. 다만 ‘사실상 지배력’이 인정되면 50% 미만이라도 종속기업으로 편입이 가능하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율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롯데지주가 해당 기업(칠성, 쇼핑, 케미칼) 최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지 않는 이유는 지분율 문제와 함께 해당 기업 주요주주로 등극해 있는 일본 롯데 계열사에 대한 눈치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일본 롯데 계열사들은 대부분 신동빈 회장을 지지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주력 계열사들을 롯데지주 종속기업으로 분류하면 일본 롯데로부터 반감을 살 수 있다.

회계 기준에 따른 분류로 유사한 사례는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한화종합화학 빅딜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5년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지분 구성을 보면 한화에너지 39.2%, 한화케미칼 36.1%이며, 삼성물산과 삼성SDI도 각각 20.5%, 4.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압도적인 지배력을 갖추고 있지만 한화에너지와 한화케미칼 모두 한화종합화학을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회계 기준을 따르는 동시에 삼성물산과 삼성SDI의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는 그간 주력 자회사 지분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지주 출범 후 롯데케미칼을 산하에 두고 지난 8월에는 롯데푸드 지분을 기존 23.1%에서 36.4%로 끌어올리며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변경했다. 롯데푸드는 ‘지분율 50%’를 충족하지 않지만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율과 격차를 크게 벌린 탓이다.

롯데칠성은 그룹 식품부문에서 총자산 기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전 계열사를 통털어 롯데쇼핑과 2위(롯데케미칼 1위)를 다툴 정도로 그 영향력이 상당하다.

롯데칠성 역시 이번 블록딜로 종속기업으로 변경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만큼 롯데지주에 반영되는 기업가치도 증가한다. 롯데지주는 주력 계열사 지분 확보로 몸집을 키우는 한편 일본 계열사들과의 연결고리를 끊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는 셈이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의 마침표라 할 수 있는 호텔롯데 상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신용등급도 AA0에서 AA-로 하향되면서 재무건전성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한국과 일본 롯데를 분리하려는 작업을 지속해왔다”면서도 “호텔롯데 상장 후 롯데지주와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은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룹 통합 신용도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실적 개선 등이 선행돼야 종속기업 변경에 따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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