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신경 곤두선 HDC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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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20-11-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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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 성사 시 인수 무산 명분 약해질 수도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실사 기간ㆍ결과 촉각

[사진=아시아나항공]

[데일리동방]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면서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의 계약금 반환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HDC현산은 정보제공 불충분을 이유로 재실사를 요구하며 거래를 지연시킨 반면 한진그룹은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는 탓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제기한 질권소멸통지 등 청구소송의 소장을 송달 받았으며 이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에스크로 계좌에 계약금 명목으로 입금한 2177억원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질권(담보) 설정을 해지해 달라는 것이다. HDC현산이 이 소송에서 패소하면 계약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한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며 재실사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측은 HDC현산이 인수 무산 명분을 만들기 위한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당시부터 계약금을 둘러싼 양측의 소송전이 예고된 가운데 어느 쪽이 승소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두고 한화그룹이 계약금 일부를 돌려받는 사례는 있다.

그러나 한화그룹은 노조에 막혀 제대로 된 실사를 하지 못했다는 명분이 있었다. 반면 HDC현산은 한 차례 실사를 마쳤다는 점에서 한화그룹 사례처럼 계약금 일부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마지막 대면 협상에서도 진전은 없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양측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1조5000억원씩 총 3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정 회장은 재실사를 고수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이 회동을 가진 시기는 지난 8월 말이다. 이 때를 전후로 산은은 인수 무산에 대비하기 위한 플랜B를 가동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발표까지는 오래 걸렸어도 2달여 만에 성사된 것이다. 연내 거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산은과 한진그룹 계획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는 셈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 산은은 동종업계인 만큼 실사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HDC현산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계약금 반환 소송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HDC현산이 간과하긴 어려운 사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재실사 명분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동종업계와 이종업계 인수라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HDC현산 입장에선 보다 정밀한 실사가 필수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HDC현산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산은도 거래 조건을 변경해 제시하는 등 명분을 쌓아뒀다”고 말했다. 그는 “HDC현산도 소송을 준비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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