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신용도 흔드는 ‘반복'된 품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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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20-10-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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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적' 대규모 충당금...신평사, 등급 전망 ‘안정적’ 유지

  • 2017년 이후 매년 관련 비용 발생...통제력 상실 우려

  • 품질비용 반영 근본 해결책 안돼...현금흐름 불확실성 확대

[사진=현대차그룹]

[데일리동방] 현대차와 기아차가 품질 문제로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했음에도 신용도에는 변화가 없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유지한 배경에는 ‘일시적’이라는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품질 문제가 ‘반복’되면서도 그 규모는 커지고 있다. 품질 비용은 통제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만큼 신용도를 움직이는 주 변수가 될 전망이다.

28일 국내 신용평가사 3사(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3분기 품질 문제 관련 대규모 충당금(총 3조3900억원)을 설정한 것을 두고 기존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해당 이슈를 분석한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수준의 부정적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도에 ‘부정적’이나 현 등급 수준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반복되는 품질 비용 이슈가 신용도에 부담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신평 3사 의견이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같다. 엄밀히 말하면 품질 문제는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이며 펀더멘탈 개선이 이러한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평사들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품질 문제가 재발되는 반복성이다. 이번 현대차와 가이차의 대규모 충당금 설정은 실적 악화에 일시적이며 광범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있다. 일종의 ‘빅배스(부실자산을 한 회계년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요소를 일시에 제거하는 회계비겁)’ 성격을 갖고 있다. 향후 품질 문제가 재발하지 않으면 오히려 충당금이 환입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2017년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 품질문제가 두드러졌고 관련 비용도 매년 증가했다. 발생 초기만 하더라도 국내 신평사는 물론 증권사들도 ‘일시적’ 영향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상적 문제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그간 증권사들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현대차와 기아차 품질 문제를 일시적에서 반복적으로 보는 시선으로 변하고 있다”며 “당장 현대차그룹이 개선할 수 없는 사안이며 문제 발생시 AS를 해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실적 등을 추정할 때 예상조차 어려운 품질 비용을 늘 감안해야 하는 만큼 불확실성은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평사들이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규모 품질 비용을 반영했지만 해당 이슈를 수면 아래로 끌어내릴 수 있는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관련 비용이 매년 발생하면서 신평사들도 평가 기준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역으로 보면 현대차와 기아차 품질 관리가 통제되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신평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기업의 일정한 이익과 손실”이라며 “품질 비용 발생이 일상적이고 그 규모도 커진다면 단연 신용도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개선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면서 기존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은 유지했지만 품질 비용은 향후 신용도 방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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