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체험공간으로 MZ세대 공략…설득력 떨어진 5G 유입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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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20-10-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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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T팩토링・KT 플래그래십 매장・LGU+ 일상비일상의틈 설치

  • 스트리밍게임・AR 등 체험 가능…5G・요금제 필요 느끼게 유도

  • 느린 속도・부족한 콘텐츠, 가입 주저…ARPU 확보도 안개 속

이달 31일 개장을 앞둔 SK텔레콤 T팩토리. [사진=이범종 기자]

[데일리동방] 이동통신 3사(SKT·KT·LGU+)가 복합문화공간을 연달아 세우면서 5G 소비자 확보에 나섰다. 첨단 기술 체험으로 가입자를 늘린다는 전략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SK텔레콤은 27일 서울 마포 홍대입구역 인근에 ‘T팩토리’를 열었다고 밝혔다. 정식 개장은 이달 31일이다.

◆일상 속 통신기술 체험, 5G 가입 유인

T팩토리는 ‘정보통신기술(ICT) 멀티플렉스’를 표방한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협력사는 물론 국내외 다양한 협력사와 미래 ICT 기술 지향점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곳에는 드라마와 영화 속 주요 대사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로 보여주는 ‘미디어 팟’과 스트리밍 게임을 즐기는 플랙스 스테이지 등이 마련됐다. 인공지능(AI) ‘누구’가 설치된 이동형 로봇 ‘테미’의 안내도 받을 수 있다. 무인판매기에서는 5분 안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고 연말부터 개통도 한 번에 할 수 있게 된다.

MZ세대(1980~90년대생)를 노린 체험 공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7월 KT가 ‘플래그십 매장(서울 성균관대·가로수길)’, 9월 LG유플러스는 ‘일상비일상의틈(강남역)’으로 젊은 세대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직원 응대를 최소화 했다.

이 같은 체험 공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역별 특성과 호응도에 맞춰 체험관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기본적으로 확장한다는 원칙은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스트리밍 게임과 가상·증강현실(VR·AR) 등 콘텐츠 체험으로 고객 확보 유인을 늘리려 한다. 자사가 마련한 공간을 체험하고 맘에 드는 서비스에 필요한 통신망과 요금제를 생각하게 하는 식이다.
 

27일 T팩토리 1층에서 사용자가 거대한 게임 조종기로 자동차 주행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5G 요금제 유도 효과 ‘글쎄’

문제는 방문자가 ‘5G 요금제를 써야만 한다’고 느낄 만한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날 공개된 T팩토리는 1~2층에 걸쳐 5G를 이용한 MS 엑스박스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공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LTE와 와이파이(wifi)를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 안내 로봇 테미는 와이파이 전용이다. 웨이브와 Btv도 굳이 5G가 아니어도 즐길 수 있다.

한 직원은 5G 스트리밍 게임의 장점에 대해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여서 훨씬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통 3사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5G망을 LTE의 3~4배 속도인 3.5GHz(기가헤르츠) 주파수로 설치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달 자사 행사에서 LTE보다 20배 빠른 28GHz 주파수는 기업에, 3.5GHz짜리는 일반 소비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국정감사 때 같은 입장을 보이면서 국민이 기만당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 아이폰12 출시 이후 하반기 5G 가입자 증가 유인이 적은 점도 부담이다. 소비자가 아이폰12를 샀다고 해서 반드시 5G를 쓴다는 보장도 없다.
 

[표=이범종 기자]

◆더딘 망 구축·오르는 투자금·소비자 실망 

이통사들은 빠른 망 구축과 투자, 투자금 회수와 요금 인하 압박 해소라는 과제를 한꺼번해 풀어야 하는 처지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5G 상용화는 무선사업부문 매출 회복세에 일조하고 있다”면서도 “가입자 성장 및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5G 상용화 이후 설비투자액은 가파르게 뛰고 있다. SK텔레콤 설비투자는 지난해 2분기 5856억원에서 올해 2분기 9178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투자액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KT는 상반기 9673억원, LG유플러스는 9999억원이다. 한기평은 2018~2019년 설비투자의 80% 이상이 5G망 투자에 쓰였을 것으로 관측한다.

이통사 부채도 덩달아 늘었다. SK텔레콤 부채는 지난해 2분기 20조16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21조94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도 7조8376억원에서 10조8087억원으로 뛰었다. KT는 18조4648억원에서 18조6296억원으로 변동 폭이 적었다.

‘진짜 5G’로 불리는 28GHz 주파수 도입 여부가 확실치 않던 2분기까지 5G 가입자는 꾸준히 늘었다. SK텔레콤은 2분기 334만8000명, KT는 223만7000명, LG유플러스는 178만명을 보유했다. 하지만 국정감사 전후로 실망감이 번지면서 높은 가입자 순증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내놓은 4만원대 저가 요금제는 한달 사용 데이터가 5GB(기가바이트)에 불과해 실효성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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