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정의선 “인간 이동 더 자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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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입력 2020-10-1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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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 경영으로 성과...조직 혁신·해외 진출 박차

  • 수소전기차·UAM 개발 지휘...미래차 선도 기업 노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데일리동방]“인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할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사람들의 이동 한계를 재정의하고 이를 통해 더욱 가치 있는 시간을 선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끊임없이 혁신할 것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정의선 당시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14일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은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경영방식으로 그룹의 혁신을 이끌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1970년 10월18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휘문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과장으로 입사한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대자동차 구매실장으로 복귀했다.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과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을 맡으며 실무 능력을 키웠고, 기아차 대표이사와 현대차 부회장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쌓았다.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선임된 후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

◆조직 혁신으로 성과 이뤄내

지난 2018년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을 맡은 뒤 현대차는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2019년 기준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8조9338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1833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5406억원 증가했다. 2018년도 당기순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2조9000억원가량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약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 회장의 성과는 크게 ▲디자인 ▲조직 혁신 ▲해외 거점 확보 ▲미래차와 모빌리티로 나눠볼 수 있다.

디자인 부문에서는 지난 2005년 기아차 사장 취임 후 추진한 ‘디자인경영’이 꼽힌다. 정 회장은 2006년에 당시 폴크스바겐 총괄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기아차는 2008년부터 흑자를 냈다. 2009년 정 회장이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이러한 성과 덕분이었다.

현대차 조직을 더 다양하고 젊게 바꾼 것도 정 회장 공로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전무와 이사급에 각각 1명뿐이던 여성 임원이 올해 6월 기준 13명으로 늘었다. 외국인 사장도 1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임원진 연령대도 낮아졌다. 40대 임원이 60여명에 달한다. 최연소 임원은 자율주행 사업 CSO를 겸하는 장웅준 상무는 79년생이다.

정 회장은 조직 내부 혁신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지난 13일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기공을 확정하는 등 꾸준히 해외 거점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2022년 완공 예정인 HMGICS는 모빌리티와 자동차 생애 전체를 연구하고 테스트하는 시설이다. 정 회장은 혁신센터를 단순한 연구시설이 아닌 싱가포르 도심의 랜드마크이자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교두보로 삼을 방침이다. 지난 2019년 11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기도 했다.

◆수소차전기차 등 모발리티 전략 주도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와 새로운 이동수단의 개발은 정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성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을 정하고 그룹 임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그룹의 미래상을 세웠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5년 이내에 세계 시장에서 연간 167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2021년부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서 첫 양산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 회장은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부문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미래차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차와 수소산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선두 기업이 되기 위해 기반 시설 확장 등에 힘쓰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한 계열사 등과 ‘수소차용 수소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올해 5월에도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과 수소전기 화물차 보급 시범사업을 위한 MOU를 맺었다. 새로운 수소 승용차 모델과 수소 전기 트럭 양산체제를 갖춰 오는 2030년까지 2만5000대 이상 수소 전기 트럭을 유럽 시장에 공급한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목표다.

정 회장은 2019년 1월부터 프랑스의 세계적 가스기업 ‘에어리퀴드’의 브느와 뽀띠에 회장과 함께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영화에서만 봐온 ‘하늘을 나는 자동차’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정 회장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단순한 자동차기업을 넘어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에서 하늘을 나는 개인 비행체, 이른바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기반 시설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올해 6월 이르면 2025년 부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한국형 도심항공 모빌리티(K-UAM) 로드맵’을 제시하며 사업 추진이 가시화됐다.

◆'IT기업보다 더 IT기업다운' 청사진 가속화

“미래 현대차그룹은 자동차가 50%, 개인용 비행자동차가 30%, 로봇이 20%인 회사가 될 것이다.”

현대차그룹을 이끌게 된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밝힌 현대차그룹의 청사진 실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꾸준한 체질 개선과 사업구조 개편으로 기반을 다져온 만큼 개선된 수소전기차 개발과 도심항공 모빌리티(UAM)를 위한 기반 시설 확충에 역량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유수의 대기업과 스타트업기업이 각축을 벌이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특히 'IT기업보다 더 IT기업다운 현대차그룹'을 목표로 하는 정 회장 기조로 미루어볼 때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분야의 강화는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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