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혼맥]⑤ 딸 대신 사위·사돈은 아들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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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20-09-1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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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돈집안 적극 지원…사위에겐 계열사 대표도

  • 내외 문화로 여성 역할 제한적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LG 제공]
 

[데일리동방] 장자 중심 문화가 강한 LG의 또 다른 특징은 사위도 아들에 준하는 대접을 한다는 점이다. 세월이 흘러도 사위 덕을 주고받는 결속력은 여전하다. 딸과 며느리는 내세우지 않지만, 남편 쪽을 끌어당겨 섭섭하지 않게 한다. 구씨 집안 남자가 사위로 들어간 회사도 마찬가지다.

식품회사 ‘보락’이 유명세를 얻은 건 LG가 사위 덕분이다. 구광모 회장의 부인인 정효정씨는 정기현 보락 대표이사 장녀다. 2018년 고(故) 구본무 LG 회장 타계 이후 구광모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장인어른 회사’에 관심이 쏠렸다. 구본무 회장 타계 직후 보락 주식은 ‘구광모 테마주’로 불리며 상한가를 경신했다.

두 집안 우호 관계는 보락의 주요 매출처 변화로 읽을 수 있다. 보락은 2010년 공시부터 주요 매출처에 LG생활건강을 추가했다. 이전까지 보락의 주요 매출비중은 3.4%에 불과했던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분기 15.74%로 1위 매출처가 됐다. 올해 상반기 LG생활건강 비중은 8.78%로 줄었지만, 에스트라(11.03%)에 이은 2위(8.78%) 매출처로 여전히 비율이 높다.

 

[그래픽=이범종 기자]

 

[자료=전자공시]
 

LG 집안에 사위로 들어온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 구자경 명예회장은 슬하에 4남 2녀를 뒀다. 장남 구본무 회장, 장녀 구훤미씨,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3남 구본준 LG 고문, 차녀 구미정씨와 4남 구본식 LT그룹 회장이다.

이들 남매의 사돈이나 사위는 아들에 준하는 대접을 받아왔다. 유명한 사례가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이다. 구미정씨 남편인 최병민 회장은 회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LG일가 덕을 봤다.

구미정씨의 둘째 오빠이자 구광모 회장 친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회사를 통해 깨끗한나라를 적극 지원해왔다.

제지·생활용품회사인 깨끗한나라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자 희성전자는 2009년 깨끗한나라 지분 57.75%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희성그룹 관리로 되살아난 회사는 2017년 릴리안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 발표로 또 고비를 맞았다. 불매운동과 유동성 문제가 이어지자 희성전자는 풋옵션 물량을 전부 매입했다. 희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깨끗한나라 주식 28.29%를 보유하고 있다.

 

고 구자경 LG명예회장 둘째 사위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 [사진=깨끗한나라 제공]
 

최병민 회장도 상부상조에 힘을 보탰다. LG 주식 0.75%를 갖고 있던 그는 2016년 12월 구광모 회장에게 0.2% 지분을 증여해 승계 준비에 힘을 보탰다.

장녀 구훤미씨 남편 김화중씨(작고)도 사돈이나 사위는 아들에 준하게 대접하는 가풍대로 계열사였던 희성금속 사장을 지냈다.

구본무 회장 장녀 구연경씨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는 자체 사업을 하고 있어 현재까지는 LG가의 도움을 받은 부문은 없다. 오히려 LG그룹과의 관계를 끊으려는 모습이다. 윤관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한 금융사 이스트애로우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LG그룹 계열에 편입됐다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사업적 지분적 관련이 없다는 소명을 거쳐 공정위가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반면 며느리는 일부를 제외하고 그룹 내 역할이나 지분이 없다. 딸들은 모두 ㈜LG 지분이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고 구본무 회장 아내 김영식씨(4.2%), 구본준 고문 아내 김은미씨(0.05%)만 지분을 가졌다.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부인 차경숙씨와 4남 구본식 LT그룹 회장 아내 조경아씨 지분은 공시에 없다.

LG가는 내외가 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가 회장 부인들은 다른 대기업 부인들과 달리 미술관장을 맡거나 회사에 쉽게 나타나지도 않는다. 4세 구광모 회장 부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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