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야심작' 롯데온 부끄러운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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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강지수 기자
입력 2020-08-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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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스 미비에 실사용자 만족도 저조

  • '신동빈 남자' 황각규 자진사퇴 앞당겨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 [사진=롯데쇼핑 제공]

[데일리동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야심작인 '롯데온(ON)'이 출범 5개월째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롯데온 부진이 황각규 전 롯데그룹 부회장 용퇴를 앞당겼다는 의견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지난 4월 내놓은 7개 계열사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지난 2분기 국내 온라인 시장이 17% 성장한 반면 롯데쇼핑 온라인 성장률은 1.2%에 그쳤다

이용자 편의도가 크게 떨어져서다. 실제 이날 오후 롯데온 애플리케이션에서 '갤럭시노트20'을 검색하자 최상단에 나온 건 케이스 업체 제품이었다. 갤럭시 노트20 제품은 스크롤을 내려야 볼 수 있었다.

지난 6월 롯데면세점 재고를 단독 판매할 땐 앱이 먹통이 돼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면세품을 시중가보다 최대 60% 할인하는 만큼 많이 사람이 한꺼번에 몰릴 게 뻔했지만 제대로 대비하지 않아서다.

이용자들은 혜택 축소와 멤버십 초기화 문제 등도 지적한다. 앱 리뷰를 보면 "기존 롯데닷컴 혜택인 무료배송이 사라지고 멤버십 혜택도 사라져 잘 들어오지 않게 된다",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뒤로가기를 누르면 자꾸 첫 페이지로 돌아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다보니 실사용자 평가점수도 형편이 없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롯데온 앱 평가점수는 5점 만점에 2.3점에 그친다. 아이폰 앱스토어도 1.8점에 불과하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스템 불안정성 등 일회성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이 뚜렷하지 않다"고 롯데온 문제점을 지적했다.
 

왼쪽부터 황각규 전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아주경제 DB]

롯데온은 성장세가 둔화한 롯데쇼핑은 물론 롯데그룹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사업이다. 신동빈 회장 숙원 사업으로도 꼽혔다.

출시에 앞서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인 홍보도 펼쳤다. 롯데 본사가 있는 롯데월드타워에서 대규모 전략 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롯데쇼핑 측은 "온라인몰 후발주자지만 전국 1만5000여곳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 활용과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 등으로 기존 업체와 차별화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각규 당시 부회장도 올해 3월 27일 열린 롯데지주 주주총회에서 롯데온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미국에 '아마존'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롯데온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롯데온은 구원투수가 아닌 '미운 오리 새끼'에 가까운 모습이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물품을 전달하는 '바로배송'을 비롯해 '새벽배송', '한시간배송'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반응은 차갑다. 사용자 사이에선 "차라리 예전 앱이 낫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런 롯데온 부진이 롯데그룹 2인자로 '신동빈의 남자'로 불렸던 황 전 부회장 자진 사퇴를 앞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지난 2분기 주력 사업인 유통·화학부문 영업이익이 각각 98.5%, 90.5% 급감했다. 여기에 롯데온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책임을 지고 용퇴했다는 것이다.

황 전 부회장도 지난 25일 대외 관계자들에게 쓴 편지에서 "디지털 혁신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요구 등으로 그룹이 중요한 시점에 있다"면서 "후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책임론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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