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자금 앞세운 3자연합에 대한항공 조기 정상화로 맞선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입력 2020-07-24 15:3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주주연합, 신수인수권 120만주 공개매수 선언

  • 조원태, 대한항공 기내식 등 매각후 재매입 방안 고심

  • 주담대, 대한한공 경영 정상화 자신감 반영 결과

[사진=한진그룹 제공]

[데일리동방] 3자 주주연합(KCGI,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 신주인수권 대규모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주식담보대출로 3자 연합에 맞설 자금을 확보함과 동시에 대한항공 유동성 확보를 통한 경영정상화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금력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조 회장의 이러한 전략이 불리한 상황을 극복해 낼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이 지난 16일 한진칼 지분 70만주를 담보로 200억원 규모 대출을 받았다고 23일 공시했다. 이날 3자 연합의 한진칼 신주인수권 120만주 공개매수 선언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자금조달을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3000억원을 발행했다. 이 BW는 분리형으로 신주인수권(W)만 따로 거래가 가능하다.

BW 발행 당시 3자 연합은 공모에 참여해 0.75%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신주발행으로 약 2%포인트 넘게 하락하는 지분율을 일부 방어한 것이다. 신주인수권 120만주를 모두 확보하면 기존 지분율(45.39%)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조원태 회장 측은 신주발행 시 신주인수권을 한 주도 인수하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한진칼 지분율은 기존 41.14%에서 38.76%로 하락한다. 3자 연합이 확보하려는 물량(120만주)을 제외한 나머지 전량(약 200만주, 주주연합 0.75% 차감 물량)을 차지하면 41.9%로 오른다. 지분율 경쟁만 놓고 보면 조원태 회장 측이 불리한 입장이다.
 

[한진칼 주요주주 현황(단위:주, %)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신주발행 이후 예상 지분율 시나리오(단위: 주, %)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하지만 3자 연합이 지분율에 앞선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조 회장 측이 지분율 열세를 경영성과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쟁점은 대한항공 경영정상화에 있다. 대한항공은 알짜자산인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를 물적분할 후 한앤컴퍼니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해당 사업부 지분 일부를 가져가는 방식과 한앤컴퍼니가 인수 후 우선인수권을 대한항공에 부여하는 방식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대한항공 경영이 정상화되면 해당 사업부를 되사들인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조원태 회장 입장에선 ‘경영의 묘’를 발휘할 수 있다. 자산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 현금흐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격이다. 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면 3자 연합이 조원태 회장 측을 압박할 수 있는 힘은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 조기 경영정상화를 이뤄내면 기타 주주를 자신들 편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 신주인수권 관련 우호세력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이 주목된다. 유진투자증권은 한진칼 BW 발행 당시 주관사로 참여해 공을 세웠고 이후 ㈜한진 사모 전환사채(CB) 200억원도 인수했다. 대한항공 신주인수권을 직접 확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원태 회장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 자체가 추가 지분과 우호세력 확보,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주장도 나오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조원태 회장 측은 자금력이 앞서는 3자 연합과 지분싸움에서 이기기 힘들지만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그룹 경영회복으로 기타 주주를 설득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3자 연합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도 얻을 수 있는 실일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 시나리오가 3자 연합에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대한항공 경영정상화에 이어 한진칼은 물론 그룹 전반 기업가치가 제고된다면 조원태 회장은 물론 3자 연합도 실익이 크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