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경영은 힘들어…주요 계열사 두고 잇단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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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강지수 기자
입력 2020-07-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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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맏이의 눈물로 보는 승계의 법칙]

  • "기업 장수하려면 공동경영 필요"

[사진=픽사베이]


최근 재계에선 장자와 차남 모두가 경영에 참여하는 '형제경영'이 늘고 있다. 장자승계 원칙을 깬 후계자 결정 과정의 한 방식이다. 향후 계열사 분리를 염두에 둔 행태이기도 하다.

문제는 형제경영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룹을 상징하는 핵심 계열사를 보유하기 위한 후계자간 분쟁 가능성이 있어서다. 숱하게 일어난 이른바 '왕자의 난'은 형제경영 어려움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형제경영이 실패로 끝난 선례가 많은 것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주식회사에 잘 맞지 않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수 주주가 참여하는 견제와 감시가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형제경영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기업이 장수하려면 형제가 공동경영하는 체제로 경영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가업승계는 한국 경제 지속가능성을 가르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학계는 LG와 GS를 좋은 사례로 꼽는다. 안정적인 공동경영을 통해 그룹을 성장·발전시키고 있어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교사회에서 서양식 자본주의 사회로 변화하면서 기업문화도 바뀌고 있다"면서 세대교체 가속화에 따라 공동경영 문화도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서 교수는 "이제는 한 명이 그룹 경영을 전담하는 방식이 아니라 후계자들이 공동으로 이끌어가는 형태로 문화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다만 실패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분쟁 발생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 공동경영을 추진한다면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분쟁 가능성을 예측하고 엄격한 대비책을 세우는 '이혼조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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