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단번에 바뀐 지분율…웅진 승계경쟁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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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입력 2020-07-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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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맏이의 눈물로 보는 승계의 법칙]② 웅진그룹

  • 윤새봄 16.41%로 형 윤형덕 12.97% 앞서…교육 새플랫폼 인정

  • 장남은 여전히 핵심 캐시카우 장악 굳건…선의경쟁 구도 본격화

웅진그룹 2세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왼쪽)·윤새봄 놀이의 발견 대표. [데일리동방 DB]


[데일리동방] 웅진그룹 후계 구도가 차남으로 기울고 있다. 두달 전부터 차남 윤새봄 전무(42)가 ㈜웅진 지분을 16.41%까지 늘려 장남 윤형덕 전무(44)의 보유 지분을 앞지르면서다. 웅진그룹 창업주인 윤석금 회장 자녀는 2명. 그간 후계자가 누가 될지 명확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지만 단번에 동생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 윤석금 회장(76)의 차남 윤새봄 전무가 보통주 170만여주를 사들이면서 웅진그룹 최대주주로 올랐다. 이로써 지분 16.41%를 보유한 차남이 장남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형인 윤형덕 전무 지분율은 12.97%다.

◆입사시기·지분율 비슷···'선의경쟁' 펼친 두 형제
 
창업주 2세인 두 사람은 웅진그룹 입사 전이던 2003년 웅진출판 종속기업 웅진해피올 지분 일부를 사들이며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 웅진 지분을 취득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에도 두 형제가 보유한 지분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웅진그룹 후계구도는 줄곧 명확하지 않은 상태였다.
 
두 형제에게 동일한 기회를 주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끔 한 아버지 윤 회장 의중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형제는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뒤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뛰어들었다.

장남 윤형덕 전무는 미국 워싱턴대를 졸업하고 2008년 웅진코웨이에 대리로 입사했다. 영업팀과 신상품팀 등에서 근무했다. 미시간대를 졸업한 윤새봄 전무는 2009년 웅진씽크빅에 과장으로 입사해 교문기획팀과 전략기획팀을 거쳤다.
 
2009년 웅진해피올을 합병하면서 윤형덕 전무는 웅진 지분 2.1%, 윤새봄 전무는 1.7%를 각각 보유하게 됐다. 이후 장남 지분이 줄곧 차남보다 높았다. 재계에선 윤 회장이 장남을 후계자로 지목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주력사업 중 하나였던 '코웨이' 매각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당시 웅진그룹은 신사업으로 진출했던 태양광·정수기 렌털사업 등에서 고배를 마셨다. 기업회생절차까지 이어지는 위기도 겪었다. 회사는 자금 마련을 위해 2013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팔아야했다. 이 과정은 당시 웅진코웨이에 있던 장남 윤형덕 전무가 지휘했다.
 
코웨이는 웅진그룹 성장을 이끌어 온 핵심 사업이다. 무엇보다 윤 회장의 애정이 각별했던 분야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에는 매각 때보다 웃돈을 주고 '웅진코웨이'를 되샀다. 매각 5년 7개월 만이다. 이번엔 차남이 주도했다. 애정이 컸던 사업인 만큼 윤 회장의 신뢰가 둘째 아들에게 쏠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래픽=조현미 기자 hmcho@ajunews.com]
 

◆코웨이 인수 실패에도 '차남승계' 뚜렷해져
 
아버지를 웃게 했던 코웨이 인수는 사실상 '백일몽'으로 끝났다. 인수로 생긴 재무위기가 그룹 전체로 번질 우려가 커지면서다. 결국 지난해 12월 넷마블에 코웨이를 넘겨야 했다.
 
당시 윤새봄 전무는 웅진씽크빅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경영수업에 뛰어든 뒤 기획 등 굵직한 안살림을 담당했지만 주력 분야는 교육인 셈이다. 실제 2018년 웅진씽크빅 사내벤처로 시작한 '놀이의 발견'을 기획·총괄하면서 교육 신사업 마련에 힘을 쏟고 있었다.
 
디지털 교육 플랫폼인 놀이의 발견은 출범 1년 만에 누적 회원수 46만명, 누적 거래액 80억원을 달성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지난 5월 6일 놀이의 발견이 물적분할 방식으로 웅진씽크빅에서 분사하면서 윤새봄 전무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웅진코웨이 인수·재매각에 따른 책임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었다. 아버지의 신뢰를 확인한 순간이기도 하다. 여기에 같은 달 21일 형인 윤형덕 전무가 보유한 ㈜웅진 지분을 넘어서며 후계자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런데도 두 형제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란 분석이다. 윤새봄 전무가 놀이의 발견에 집중하는 동안 장남 윤형덕 전무는 2016년부터 '웅진투투럽' 대표이사로 교육이 아닌 새로운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화장품 '더말로지카'와 건강기능식품 '블루검'이 웅진투투럽 대표 상품이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이 '캐시카우' 분야인 만큼 웅진투투럽은 매년 일정한 매출을 내며 그룹에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4억원으로, 윤형덕 전무가 처음 대표를 맡았던 2016년보다 95.34%나 증가했다.

웅진그룹은 세간의 여러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웅진 관계자는 "지난 5월 윤새봄 전무가 보통주를 사들인 것은 주가부양 차원으로 경영권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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