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대신 ​기업어음 선택한 롯데쇼핑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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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20-07-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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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A0, 부정적’에도 조달금리 부담…수요예측도 피해

  • 희망금리밴드 산정 감안, CP 조달 절차 등 효율적

[사진=롯데쇼핑 제공]

[데일리동방] 롯데쇼핑이 공모채가 아닌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을 결정했다. 개별민평금리 수준 사실상 A+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희망금리밴드 산정을 감안하면 CP 조달이 절차 간소화 등에서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14일 2000억원 규모 3년물 CP 발행을 위한 청약을 실시한다. 금리는 연 2.161%로 책정됐으며 조달한 자금 중 1500억원은 오는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CP(금리 2.455%) 상환에 쓰인다.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주관업무는 대신증권이 담당한다.

롯데쇼핑이 공모사채가 아닌 CP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예측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롯데쇼핑 신용등급은 AA0지만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지난 3일 기준 AA0 등급 3년물 평균 금리는 1.5%, AA- 1.57%다. 등급 하락을 감안해도 롯데쇼핑 입장에선 공모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금리 측면 유리하다.

그러나 지난 4월 24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가까스로 미매각을 면하는 등 체면을 지키는 수준에 그쳤다. 당시 상황과 비교해 최근 채권시장이 더 녹록지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모시장 문을 두드리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CP는 수요예측을 진행하지 않아 롯데쇼핑 입장에선 시장 반응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통산 주간사들은 채권발행을 총액인수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미매각이 발생해도 발행사 입장에선 당장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다. 다만 이 경우 희망금리밴드 최상단에서 금리가 결정되면서 이자부담이 높아진다.

롯데쇼핑은 국내 유통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온라인으로 무장한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2019년부터 변경된 리스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부채비율은 2018년(111.3%)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된 185.4%를 기록했다. 여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호텔롯데 등 주력 계열사도 실적과 재무안정성이 저하되면서 롯데쇼핑에 대한 지원여력도 축소된 상태다.

롯데쇼핑은 이익창출력 둔화에 대비해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온라인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만큼 재무적 부담이 따른다.

롯데쇼핑 개별민평금리는 1.8% 수준으로 AA0는 물론 AA-등급 평균 대비로도 높다. A+ 민평금리가 1.8%라는 점에서 시장은 사실상 롯데쇼핑을 A+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희망금리밴드 산정시 개별민평금리에 위 아래로 일정 수준에 버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CP 발행이 절차 간소화 등 이점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최근 우량채 수요예측 결과를 보면 우량채도 희망금리밴드 하단에서 결정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롯데쇼핑 개별민평금리를 감안하면 CP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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