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니콜라 대박 나비효과]②한화종화 지분 인수, 넓어진 승계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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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20-07-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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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그룹, 한화종화 삼성 잔여지분 매수시 지배력 변경

  • 관계회사서 종속회사로...연결기준 가치 온전히 반영

  • H솔루션 가치 상승ㆍ지배구조 개편 위한 시간적 여유도 확보

[사진=한화그룹]

[데일리동방] 니콜라 투자로 ‘대박’을 친 한화그룹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를 위한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종합화학 상장’이라는 단일 선택지에서 삼성그룹이 보유한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데도 여유가 생긴 탓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한화종합화학 지위가 기존 그룹 관계회사에서 종속회사로 변경된다는 점이다. 지배구조 개편 정점에 있는 H솔루션 기업가치도 극대화되는 것은 물론 향후 ㈜한화와의 합병비율 산정에서도 ‘꼼수’가 아닌 ‘정공법’을 택할 수 있다. 시간적으로도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화그룹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하지만 한화에너지(지분율 39.16%)와 한화케미칼(36.05%) 외에도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각각 20.05%,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채택회계기준(IFRS)에서는 지분율 50% 초과 여부가 종속회사와 관계회사로 나뉜다. 다만 과반 이상을 보유하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종속회사로 분류할 수 있다.

한화그룹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율은 76%다. 한화그룹 산하에 존재하고 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이 삼성그룹보다 월등히 많음에도 한화종합화학은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돼있다. 한화에너지나 한화케미칼이 실질적 지배력 기준인 지분율 50%를 소유하지 않았고 한화종합화학이 비상장사라는 점이다. 또 삼성그룹이 24%의 지분을 아직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그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물산과 삼성SDI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종속회사와 관계회사 분류는 지분을 보유한 기업가치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관계회사는 지분법 손익에 따라 순이익만 반영하는 반면 종속회사는 총자산과 매출, 영업이익 등도 반영한다.

한화종합화학이 관계회사로 분류돼 그 가치가 한화에너지와 한화케미칼에 온전히 반영이 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 중인 H솔루션에도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사진=한화그룹]

시장에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의 니콜라 투자로 H솔루션 가치가 높아진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한화종합화학이 종속회사로 분류돼야만 가치가 고스란이 반영된다. 종속회사 열쇠는 삼성그룹 엑시트(exit)에 달렸다. 삼성그룹이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니콜라 대박’도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를 생각하면 달갑지 않은 셈이다.

H솔루션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김동관, 김동원, 김동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한화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관련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H솔루션과 한화 합병 혹은 H솔루션에서 발생하는 배당 등을 통해 3세 경영자들이 직접 한화 지분을 늘려가는 것이다. 양사 합병은 한화그룹에서도 꺼리고 있다. 과거 국내 주요 기업들이 승계를 위한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논란이 된 만큼 시장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 지분을 늘려가는 정공법을 택하자니 복잡한 절차가 기다리고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니콜라 성과를 기반으로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전부 사들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업황 부진으로 한화종합화학 실적도 위축돼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부담이 덜하다. 한화종합화학을 종속회사로 편입하면 상장 시기에 쫓길 이유도 없다. 온전히 사업 추진과 안정화에만 몰두하면 된다. 한화에너지는 물론 H솔루션에 그 가치가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선택지도 넓어진다.

H솔루션 가치가 높아진다면 3세 경영자들이 한화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합병을 선택해도 여론의 비난 여지는 많지 않다. 정공법을 고려하는 한화그룹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화학업종 악화로 한화종합화학이 상장 시기를 놓쳤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도 “역으로 낮은 가격에 삼성그룹이 보유한 지분을 되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발전과 수소 사업이 이제 시작 단계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화그룹이 적극 직접 인수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니콜라 투자 성과를 떠나 그룹 사업구성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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