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만 배 뛴 이상한 코인...오아시스거래소 시세 조작 의혹

신보훈 기자입력 : 2020-06-03 18:34
“상장가가 100원인데 한 달도 안 돼서 100만원이 됐습니다. 만 배가 뛴 건데, 아무리 가상화폐 변동성이 크더라도 정상적인 거래에서 이런 경우는 발생할 수가 없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의의 시세 조작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오아시스거래소에 상장된 엑스바 코인의 가격이 비정상적이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상장 당시에는 100원이었는데, 짧은 시간에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해 1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가격 흐름은 드라마틱했다. 지난 4월 23일 거래소 상장 당시 상장가는 100원이었지만, 5월 5일 기준 100만원을 돌파했다. 상장가를 기준으로 가격이 만 배 뛰는데는 2주일이 채 안 걸렸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보면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미끼를 던지는 셈이다.
 
엑스바는 유통량 소각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다시 한 번 가격이 치솟았다. 거래소에서 유통 중인 150만 코인 중 140만 코인을 유통하겠다는 공지가 지난달 19일 게시된 뒤 가격은 한 때 900만원까지 올라갔다. 한 달 만에 9만 배가 올라간 셈이다. 거래량은 물론 시세 조작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가격 흐름에 대해 문제제기한 제보자는 “봇을 돌려서 거래량을 늘리는 자전거래부터 가격 조작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냐. 증권 거래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자전거래는 주식시장에서는 금지하는 거래 행위다. 그동안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거래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이를 이용한다는 의혹이 있었다.

일반적인 거래로는 이 같은 가격 흐름이 나올 수 없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글로벌에서 유통되는 코인 이더리움이 30만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코인이 100만원 넘게 거래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다.
 

E 코인 거래소 상장 공지. 상장가는 100원으로 책정됐다.

 

E 코인 가격 추이. 100원에 상장한 이 코인은 2주 만에 100만원을 돌파했다. 유통량 소각 공지 이후에는 최대 900만원까지 뛰었다.



한 가상화폐 관계자는 “급격하게 거래량과 가격이 오를 때는 자전거래나 한 거래소에만 코인을 거래할 수 있도록 가둬두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는 가두리 펌핑을 의심한다”며 “글로벌한 코인도 아니고, 일반적인 상식에서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고 말했다.

다른 가상화폐 관계자도 “영세한 거래소는 가두리를 많이 한다. 최초로 코인을 등록할 때 물량을 누군가 들고 있는데, 시작은 100원 정도로 합리적으로 책정해서 거래를 체결하고, 호가창이 텅 빈 상태에서 600만원 입력하면 그렇게 되는 거다.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며 “가두리이기 때문에 다른 생태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100원의 코인을 600만원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거래소는 자전거래 등에 관련해서는 관여하지 않았고, 가격 흐름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오아시스거래소의 한 임원은 “엑스바 코인은 내부 상장 기준에 맞춰 평가했고, 기준에 부합했다. (만 배가 뛴 가격 흐름에 대해서는) 의견이 있지 않다”며 “거래소는 (가격 형성에) 개입하지 않고, 수요공급 정책도 있지 않다. 자전거래 의혹 등은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엑스바 관계자는 "우리는 오아시스 거래소 상장에 관여한 바 없다. 오아시스 관계자와도 접촉한 바 없고, 사무실에 가 본 적도 없다"고 입장을 전해왔다.

주식시장에서의 시세 조종 행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의해 규제되고 있다. 가상화폐는 자본시장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처벌도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가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화한 중국처럼 정책 방향을 잡고 추진하는 책임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 태그

코로나19 재난구호 후원하기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