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만 믿어온 게임, 中에 ‘흔들’…장르·플랫폼 다변화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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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20-05-1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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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쏠림 여전한 MMORPG…리니지 빼면 중국 게임에 순위 내줘

  • 콘솔 성장률 40% 이상…장르·플랫폼 다변화 기회로 삼아야

리니지2M.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데일리동방] 국내 게임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효과로 1분기에 호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실적을 좌우 하는 게임이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에 국한되고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MMORPG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면서 국산 게임 플랫폼 다변화는 한동안 더딜 전망이다. 국내 게임시장에서 중국 게임이 상위권 굳히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 성장하고 있는 또 다른 게임 플랫폼인 신규 콘솔 출시에 따른 활로 개척이 요원해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1분기 매출 7311억원에 영업이익 2414억원, 당기순이익 1954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이는 전분기 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37%, 71%, 261% 상승한 수치다. 매출은 1분기 중 역대 최고 실적이다.

최고실적 공신 모바일판 리니지

실적 견인은 모바일 게임이 주도했다. 매출 가운데 5531억6000만원이 리니지 모바일판에서 나왔다. 리니지M이 2120억원, 리니지2M은 3411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1944억7100만원으로 시작한 모바일 게임 매출은 4분기 리니지2M 출시로 3586억3900만원으로 뛰면서 PC 온라인게임 수익을 완전히 압도했다.

반면 PC온라인게임은 갈수록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1247억900만원이던 매출액은 이후 점차 떨어져 올 1분기 1134억8600만원을 기록했다. 리니지 매출도 지난해 2~4분기 500억원대를 유지하다 447억5300만원으로 떨어졌다. 리니지M 출시 전인 2016년 4분기만해도 1184억1400만원에 달하던 매출 절반이 모바일로 옮겨간 모습이다.

엔씨는 향후 ‘블레이드&소울2’와 ‘아이온2’ 등 자체 IP(지적재산권) 기반 모바일게임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는 블레이드&소울2가 4분기께 출시 준비를 마칠 것으로 예상한다. 리니지 IP 기반으로 개발중인 ‘프로젝트 TL’은 내년 출시될 전망이다. 장르는 MMORPG로 알려졌다. 윤재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테스트 예정이라 내년 출시가 확률적으로 높다“며 “내년에 시장에 선보일 확률 높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13일 실적 발표를 하는 넷마블도 MMORPG 실적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통계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12일 오전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에서 넷마블 ‘A3: 스틸얼라이브‘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 레볼루션‘이 7~9위를 차지했다.

시장에선 넷마블 1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 5581억원, 영업이익 495억원으로 내다본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전분기 대비 넷마블 매출액이 0.6% 오르고 영업이익은 3.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분기 ‘매직:마나스트라이크’와 ‘일곱개의 대죄’ 글로벌 출시, A3 국내 출시 등이 신작 매출 기여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2분기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와 하반기 ‘세븐나이츠’ IP 신작, ‘BTS월드2’ 등 신작이 줄줄이 출시된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같은 날 실적 발표를 앞둔 게임빌은 지난해까지 이어진 영업손실과 상반기 흥행작 부재가 부담이다. 모바일 RPG ‘별이되어라!’가 80위,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가 90위를 기록중이다. 올해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될 경우 2017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자회사 컴투스는 장기 흥행작으로 상반기 실적이 반등할 전망이다. 인기 모바일 RPG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지난해 연말 패키지 판매로 북미와 유럽 주요 국가 매출 최상위권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1분기는 역기저 효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같은달 서머너즈 워 출시 6주년 이벤트에 따른 매출 증가를 예상했다. 매년 출시 기념 이벤트와 컨텐츠 업데이트, 콜라보 등으로 분기 1000억원 내외 매출을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엑스박스 원 X. [사진=한국마이크로소프트 누리집 갈무리]

◆한 장르 안에서 중국과 경쟁…콘솔시장은 연말 재점화

문제는 모바일 MMORPG 흥행으로 실적을 내오던 국산 게임이 최근 중국 게임과 상위권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점이다.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에서 3~5위는 중국 게임 ‘라이즈 오브 킹덤즈’ ‘AKF 아레나’ ‘기적의 검’이다. 4위는 넥슨 ‘V4’다. 1~2위는 엔씨 리니지M 시리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를 제외하면 1~9위 모두 MMORPG다.

이 때문에 게임사들은 플랫폼과 장르 다변화 전략을 장기 과제로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닌텐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인기를 끌면서 완성형 게임 플랫폼인 콘솔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콘솔게임 성장률은 2017~2018년 42.2%와 41.5%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Xbox) 후속 기종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국산 게임 플랫폼 다변화는 시장 1위 엔씨의 차기작 흥행 양상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윤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플랫폼 다변화 전략에 대해 “콘솔 같은 경우 미국 쪽에서 퓨저(FUSER)라는 외부 개발 게임을 올해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며 “프로젝트TL이라든지 AAA급 게임은 콘솔과 PC 플랫폼용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정 플랫폼을 우선순위에 둔다기 보다는 시장에 내보내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퓨저는 엔씨가 2월 PC와 콘솔 플랫폼 신작으로 발표한 게임이다. 유통은 엔씨가 하고 제작은 미국 음악 리듬게임 개발사 하모닉스가 한다. 가상의 음악 축제에서 다양한 음악을 뒤섞어 공연하는 이 게임은 올 가을 유럽과 북미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국내 게임 산업이 플랫폼 다변화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출시 후 업데이트’로 굳어진 산업 환경이 완성형 게임 플랫폼인 콘솔로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콘솔 역시 킬러 타이틀이 제품 판매로 이어지는만큼 문제는 작품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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