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600명 해고한 현대카드…"노조 반발에 코로나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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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지 기자
입력 2020-03-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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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카드, 2년새 600여명 감원 칼바람

  • 평균 근속연수 6년…업계 '절반' 수준

  • 사측 "코로나로 대면 교섭 어렵다" 거부

  • 현대 고유의 폐쇄적 조직문화에 힘 못받아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부회장[사진=현대카드]

[데일리동방] 현대차그룹 산하 금융계열사가 최근 2년간 대규모 인원감축을 진행 중인 가운데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이 공동 노조를 구성해 사측과 교섭을 시도하고 나서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사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어 노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31일 현대차 사무금융노조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산하 금융계열사가 노조를 안착시키기 위해 사측과 공동 교섭을 추진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회사가 2대 2 교섭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잦은 구조조정으로 고용불안정과 폐쇄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각사 노조가 공동으로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이다. 한 예로 현대차그룹 산하 금융계열사 중 현대카드 직원은 2년 새 600여명이 감소하는 등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현대카드의 근로자 수는 2444명이었지만 2018년 12월 기준 근로자 수는 총 1943명으로 1년 새 약 500여명이 줄었다. 2019년에는 조직이 더 슬림화 돼 현대카드 근로자 수는 총 1844명으로 100여명이 더 감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의한 반강제적 퇴직이 몇 년 사이 빈번하게 요구됐다. 조직문화도 폐쇄적인 상하 수직관계여서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커진 상태"라며 "정태영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대응하기 위해 3사가 공동노조를 구성해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 그룹 산하 금융계열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해 기준 6.67년으로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같은 기간 평균 근속연수가 16년3개월인 것과 비교해 짧다. 경쟁사 삼성카드의 평균 근속연수가 13년9개월로 현대카드보다 두 배 이상 길다.

문제는 현대차 그룹 산하 금융계열사 노조가 아직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산하 금융 공동 노조는 아직 공식기구로 출범하지 못한 상태로 각 사 지부에서 노조 간부 집행을 위한 교육을 집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앞서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등 각사 노조는 지난 2월 14일 각각 출범식을 가졌고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9월 27일 노조를 설립한 상태다.

더 나아가 현대차 산하 노조가 고연봉을 받는 정규직 귀족노조라는 점도 여론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인 업황이 나빠진 점 역시 노조 활동에 명분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새로 출범한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사무노조 한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노조 회의를 위해서 개인 연차 휴가를 소진하고 있다"며 "피켓팅 시위를 강행하려해도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 분위기가 확산돼 부당함을 호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해 연봉 39억8900만원을 받아 카드업계 '연봉킹'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카드에서 17억7700만원, 현대커머셜에서 12억9500만원, 현대캐피탈에서 9억1700만원 등 총 39억8900만원을 받았다. 정 부회장은 2018년에도 연봉 총액 34억100만원으로 카드업계는 물론 금융권 '연봉킹'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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