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NOW]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새 뷰티 신화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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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1-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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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시대, '변화를 즐겨라'…'혁신의 열쇠', 고객에게서 찾다

  • 혁신상품 개발ㆍ고객 경험 향상ㆍ온오프라인 플랫폼 통해 고객 니즈 대응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데일리동방] “변화를 즐기자.”

'뷰티 한류'를 이끈 신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내건 올해 경영방침이다.

서 회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의 중심에 고객을 세우고, 구성원들이 세대와 성별을 넘어 서로를 향한 두터운 존중 속에서 할 수 있는 일 중 작은 것부터 새롭게 시도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의 고객과 시장을 열광케 하고,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즐기는 한 해가 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혁신상품 개발 △고객경험 향상 △브랜드 경쟁력 강화 △옴니 디지털 루프 구현 등의 중점 추진 전략을 내놨다.

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 핵심은 ‘혁신 상품’”이라며 “생활 깊숙이 스며든 소셜미디어·인공지능·블록체인 등이 이끄는 초디지털 기술 변화 속에서, 고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옴니 디지털 루프 구현은 빅데이터와 디지털 마케팅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고객의 숨은 니즈를 잡아내겠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 시대 고객 니즈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의 고객 경험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제주 서귀포시에 선보였던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아모레 성수' 등 다양한 브랜드 체험관을 열어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달 초 아모레퍼시픽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CES 2020(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 참가한 것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혁신'의 의지를 보여준 사례라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CES에서 ‘3차원(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과 ‘움직이기 쉬운 발광다이오드(LED) 패치’를 내놨다. 자사 기술연구원이 지난 2016년부터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것으로, 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은 사람마다 다른 얼굴 크기와 피부 특성을 반영해 개인별 마스크팩을 만드는 기술이다. 2017년 3D 프린터 전문 개발업체 링크솔루션과 함께 개발했다.

CES 첫 참가는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영토를 넓히는 교두보로 주효했다는 평가다. 기존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지역, 북미와 유럽 시장에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이미지도 드높였다는 시각도 나온다.

서 회장은 향후 5년간 세계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아시아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과 아세안,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지난해 우리 화장품산업의 국가별 수출실적을 보면 중국이 여전히 1위이지만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이 2017년 대비 각각 110.9%, 91.0%로 크게 증가하며 수출국가가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 카자흐스탄은 수출국 상위 20위 내로 처음 진입했다. 영국, 프랑스 등 화장품 선진국으로의 수출도 27.8%나 증가했다.

서 회장은 유럽, 북미, 인도 등 신시장으로도 진출을 본격화한다. 전 세계 36개국에 진출해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2025년까지 진출국가를 50개로 확대하고 매출비중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본사 사옥이 있는 용산 지역을 두고 “한반도를 넘어 새롭게 열리는 유라시아 시대의 시작점”이라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CES 2020에서 선보인 3D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얼굴 계측 장면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9월5일 창립해 대표적인 화장품 회사로 성장했으며 ‘K-뷰티’로 불리는 뷰티 한류 열풍에 기여해왔다.

설화수는 지난 2015년 국내 뷰티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했으며, 국내 백화점 매출액 순위 1위를 10여 년 넘게 지켜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는 세계 뷰티 시장을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사드 사태 등으로 한류 붐이 가라앉으면서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대내외적 도전에 직면해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해 1~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2% 늘어난 4조781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분기 실적 부진 영향으로 18.3% 감소한 4358억원에 그쳤다.

서 회장은 "지난 시기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고객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해 여러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서 회장은 178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파산의 길을 걸었던 글로벌 여행사 '토마스 쿡'을 예로 들면서 "고객이 변하고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과거 성공을 그대로 답습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희망은 먹구름이 몰려올 때’라는 어떤 시의 한 구절처럼 기업의 환경도 혼돈 속에 분명 기회가 있고 성장이 있다”며 “미래의 변화가 오늘을 결정한다"고 단언했다.

서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눈을 잘 굴려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고 한다. 눈을 처음부터 단단하게 뭉치면 굴릴수록 더 커지고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이른 바 '눈 굴리기 경영론'이다. 모든 일은 시작부터 단단하게 내실을 다지면 절대 실패할 일이 없다는 게 서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서 회장은 미래 성장의 동력은 새로운 뷰티 기술에 있다고 보고 있다. '안티에이징'이라는 트렌드 속도에 빠르게 대처하려면 신기술 개발에도 계속 주력해야 한다. 

어린 시절 만화영화 '아톰'을 보며 과학자를 꿈꿨던 그는 1997년 수백번 실험을 통해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유도체 `레티놀 아시드`를 화장품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렇게 탄생한 `아이오페 레티놀 2500`은 아모레퍼시픽의 신화를 일군 명작으로 손꼽힌다.

제2의 레티놀 탄생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K-뷰티 한류를 넘어 진짜 실력을 보여 줄 서경배의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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