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공매도' 개인 비중 아직 1%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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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입력 2019-10-0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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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데일리동방] 공매도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 수준으로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에 따른 '유령주식' 사태 등을 계기로 개인투자자에 대한 공매도 접근성 확대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여전히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낮은 수준에 그쳐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식 시장(코스피+코스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27조4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개인 거래대금은 2800억원(1.03%)에 그쳤다. 이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62.03%를 차지했고, 기관 투자자는 36.94%였다.

개인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지난해 1분기 0.33%에서 2분기 0.78%, 3분기 1.19%, 4분기 1.20%, 올해 1분기 1.32%로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2분기에는 0.95%로 뒷걸음쳤고 3분기에도 1%를 살짝 넘어섰다.

공매도 거래에서 개인 투자자의 현저히 낮은 비중은 공매도가 여전히 개인 투자자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임을 의미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빌려와 파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되고 빌려온 주식 없이 일단 매도부터 먼저 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돼 있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4월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사태로 존재할 수 없는 주식이 거래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매도 폐지 여론이 높아지자 바로 다음달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10월 금융위는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방안으로 한국증권금융의 대주 종목 선정기준이 완화됐다. 한국증권금융은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개인 투자자의 동의를 거쳐 주식을 차입한 뒤 증권사를 통해 다른 개인 투자자에게 공매도용으로 빌려준다. 올해 4월부터는 한국증권금융은 기관투자자로부터 주식을 차입해 이를 개인 공매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도나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이용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는 예탁결제원의 주식 대차시스템을 통해 언제든 다른 기관의 주식을 빌릴 수 있다. 이에 공매도 거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는 개인들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것도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는 요인이다.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0년 이후 적발된 무차입 공매도 사건 101건 중 94건은 외국계 투자회사에 의해 저질러졌다. 특히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은 공매도 규제 위반으로 작년 11월 75억4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금융위는 공매도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주식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개별 주식의 적정 가격 형성에 도움을 주는 등의 순기능을 주장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매도 폐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 상황, 자본시장의 국제적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면 폐지보다는 제재 강화 등 제도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징역·벌금 등의 형벌 부과와 부당이득의 1.5배까지 환수할 수 있는 과징금 부과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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