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산적한 포스코, 주주가치 제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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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19-06-1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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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G 투자규모 확대, 평판리스크 관리 부각

[포스코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그룹]

[데일리동방] 포스코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확대 등 주주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는 신통치 않다. 업황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투자(ROIC)와 비용(WACC) 문제도 효율적으로 바꿔야 한다. 더 나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Social·Governance ; ESG) 투자 확대에 따른 대응도 해야 한다. 이는 다시 기업의 조달비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순 실적만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뜻이다. ESG 투자로 평판리스크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각종 의혹에 대해 빠른 해결도 필요하다.

17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반도체·철강업종 반등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는 높은 수준의 재고, 중국 반독점 규제 적용 압박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철강 부문은 지난 1월 브라질 베일 광산댐 붕괴사고로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반면, 철강가격 인상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반도체업계는 그간 ‘슈퍼사이클’ 호재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인 철강업계는 또 다시 시황 악화에 맞닥뜨렸다.

국내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는 최대 피해자다. 지난 2011년 매출액은 69조원, 5조4677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2015~2016년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원대를 회복했다.

실적을 감안하면 2011년 주가 수준을 회복해야 하지만 2011년 말 38만원에서 2018년 말 24만3000원으로 하락했다. 올해 시황을 고려하면 주가 회복은 묘연해 보인다.

◇실적 외 주가에 미친 다른 요인은?

실적이 회복되더라도 신용등급을 고려하면 포스코 주가가 지난 2011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지난 2014~2015년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시켰다. 현재 ‘긍정적’ 전망이 달리면서 AAA급으로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지만 등급하락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를 간과하기 어렵다.

[포스코 EVA스프레드(ROIC-WACC) 단위%. 사진=에프앤가이드]

포스코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 자본과 부채로 조달한 자금에 대한 평균비용)는 지난 2009년 9.16%에서 2013년 5%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7.42%로 재차 상승했다.

등락은 차치하더라도 2018년 WACC가 2009년 대비 낮아져 부담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투자자본수익률(ROIC)도 10.27%에서 8.34%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EVA스프레드(ROIC-WACC)는 1.11%에서 0.92%로 내렸다.

2012년에서 2016년까지 EVA스프레드는 마이너스(-)를 기록해 기업가치를 갉아먹었다. 포스코가 각종 비리 의혹을 몸살을 앓았던 시기다. 정권에 따라 잦은 교체가 이뤄지는 CEO 문제도 불거졌다.

포스코 신용등급이 AAA급으로 복귀한다면 WACC 부담을 덜 수 있다. 문제는 ROIC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우선 실적이 부진하면 ROIC는 축소된다. 시황 악화 전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포스코가 투자 확대를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어 부담은 더욱 커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포스코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모멘텀이 있어야 주가 상승이 가능한 시기”라며 “현재로써 믿을 수 있는 건 ‘주가가 충분히 싼 수준’으로 내려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가가 언제 상승할지 알기 어렵고 사실 바닥을 논하는 것도 무의미해 적극 매수를 권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까다로워지는 ESG 투자, “돈 받기 어려워진다”

지난 수년간 ESG 통합의 재무적 이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 단순 등급 여부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ESG를 기반으로 한 투자규모도 확대되면서 그 영향력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ESG펀드(공모펀드, ETF) 자산규모는 5100억달러로 지난 3년간 연평균 15% 증가(펀드수 292개→507개)했다. 연기금 위탁펀드를 포함하면 공모시장 규모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서도 2017년 이후 ESG공모펀드와 ETF 출시가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는 연기금 위탁금액과 투자자 관심 증대로 펀드 출시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후 글로벌 ESG지수와 관련 펀드의 하락 방어력이 돋보였다. 위험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SG투자 시장은 서구권에서 아시아권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아시아지역 투자 주체 증가로 ESG펀드 시장도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물론 ESG 평가 한계점은 있다. 관련 정보의 비표준화, 기업정보 제공 주기의 장기화와 지속성, MSCI 등 다양한 평가기관들의 ESG 지표 일관성 결여 등이 문제다. 또 환경에 유해한 활동을 하면서 친환경 이미지로 포장하는 기업도 있다.

그러나 ESG투자 확대에 대해 이견은 없다. 기업이 주식 혹은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그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진다는 뜻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월 포항제철소에서 근로자 4명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사회부문(S) 등급이 조정되면서 ESG 통합등급은 A+에서 A로 하락했다.

ESG 등급은 평판 여부가 작용하기 때문에 실적과 재무구조에 연동되는 신용등급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향 조정은 빠르지만 상향 조정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업계에서는 보다 정교한 ESG 평가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직간접적으로 WACC에 영향을 미치면서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ESG투자는 단순 실적뿐만 아니라 소위 말하는 ‘착한 기업’의 지속성을 보는 것”이라며 “평판리스크 관리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코는 기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적극적이며 빠르게 해명해야만 가치 제고를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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