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 강남 사고 싶어도 못 사" VS "강남만 개발 호재…서울 아닌 게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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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6-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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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가 연내 착공하면 이 일대로 수요가 확 쏠리죠. 그럼 뭐해요. 홍실아파트는 일대일 재건축이라서 일반분양 물량이 없고, 삼익은 기껏해야 157가구예요. 강남 아파트는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박탈감이 상당해요. 우리는 매주 집회 열어도 요구를 들어줄까 말까인데. 강남은 그냥 있어도 대형 호재가 쏟아지네요. 서울 안 사는 게 죄죠 뭐.”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들어설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의 연말 착공 소식으로 삼성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에 설립될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착공이 연말로 예정된 가운데,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설치 사업이 전날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영동대로 삼성역~봉은사역 630m 구간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C), 도시철도(위례신사), 지하철(2·9호선) 및 버스·택시 등의 환승을 위해 추진된다. 서울시는 올해 12월 착공하고 2023년까지 개통을 목표로 한다.

◆개발 호재 줄줄이··· “강남 아파트, 사고 싶어도 못 사”
서울시는 삼성동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199만㎡에 이르는 지역을 국제업무,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MICE) 산업 중심지로 개발하고자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했다.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사업은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비롯해 현대차 GBC 건립 등을 아우른다.

삼성동 홍실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교통이 밀집되니 부동산에 호재”라며 “가격에 선반영됐으나 착공에 들어가면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조합원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 10년 보유 5년 거주 요건이 돼야 팔 수 있는데 이를 충족하는 조합원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고삐를 죄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 물량이 시장에 풀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상아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는 아직 분양승인을 못 받았다. 분양가 개편안이 적용되는 24일 이전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 개편안의 적용을 받게 된다.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청담삼익롯데캐슬은 올해 하반기 분양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관리처분무효소송, 사업시행무효소송 등이 얽혀 있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쯤에나 분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기 신도시 “강남 못 사는 게 죄”
강남 대형 개발사업들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일산, 검단 등 2기 신도시 주민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상당하다. 검단신도시 주민은 “2기 신도시는 서울로 나가는 교통편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은데, 사통팔달 다 트인 강남만 발전시키니 자괴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물량 폭탄을 맞은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여전히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일산 주민들은 5월 12일 첫 집회를 가진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일산서구 주엽동에 위치한 김현미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다섯 번째 집회를 갖고 “3기 신도시 전면 철회”, “교통망 개선” 등을 요구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 대규모 개발 호재 등이 맞물려 강남 분양아파트들의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외부로 나갔던 수요가 강남으로 재유입되고 있는데, 잇단 재건축 규제로 인해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 “교통과 기반시설 부족으로 2기 신도시들은 신음하고 있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면서 삼성동에 대형 개발 호재를 추진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삼성동보다 2기 신도시의 교통망과 기반시설확충안을 고민해야 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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