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쇄신] "2금융권 DSR 도입, 서민금융 파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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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19-05-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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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미소금융 남경현 경기남부지사장 인터뷰

  • 국민銀 '자랑스런 국은인상' 2회 수상 '전설'

  • 은행원 열악한 근무환경 우려 "점심시간 보장해야"

KB미소금융재단 남경현 경기남부지사장.[사진=신병근 기자]


[데일리동방]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제2금융권에도 적용될 예정이어서, 담보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대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2금융권 DSR 도입은 '갚을 수 있는 만큼 대출받는 문화'를 정착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일괄적인 규제 강화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14일 아주경제 데일리동방과 만난 남경현(61) KB미소금융재단 경기남부지사장 역시 "2금융권의 DSR 도입은 서민금융에 큰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별적 규제로 서민금융 숨통 터줘야

금융당국은 다음달부터 기존 시중은행에 적용하던 DSR을 2금융권으로 확대한다. 지금까지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주택담보에 한해서만 원리금 상환 비율을 적용했다. 그러나 2금융권 모든 대출로 확대될 경우 서민들은 자금 운용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금융권 40년 경력의 남경현 지사장도 2금융권의 DSR 도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서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옥죌 것"이라며 "당국의 대출규제로 서민들의 자금융통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각종 규제가 많으면 최대 피해자는 서민"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저신용자, 저소득자 등이 서민층으로 분류된다. 남경현 지사장은 국민은행에서 35년간 뱅커로 지냈다. 그리고 미소금융에서 3년가량 서민금융을 맡으며 '금융 사각지대'의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봤다.  

그간 취약계층은 시중은행은커녕 저축은행조차 대출이 안돼 대부업으로 몰리고, 이조차 법정금리 인하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부업체의 심사 강화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고 있다.

남경현 지사장은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2금융권에 DSR을 도입하면 서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보단 선별적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LL 규제'가 아닌 서민들의 숨통을 터 줄 정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DSR은 모든 대출 원리금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대출 규제의 기준을 더욱 까다롭게 적용하겠다는게 당국 방침이다. 그러나 소득의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는 예금에 대해서도 DSR 산출 요소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경현 지사장은 "서민들은 '약관 대출'을 주로 하는 데 말 그대로 본인이 은행에 예금하고, 필요할 때 쓰자는 것"이라며 "각종 계약금, 월세, 병원비 등 급전이 필요할 때 스스로 맡겨 놓은 돈을 찾겠다는 건데 DSR로 대출을 막는다면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기가 안 좋을 때 서민들은 당장 생활비가 급해 예금, 보험, 적금부터 해지해야 할 형편"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세심하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B미소금융재단 남경현 경기남부지사장.[사진=신병근 기자]


◆"창구 직원들, 밥은 먹고 다니나요?"

남경현 지사장은 국민은행 출신 뱅커들 사이에서 '전설'로 통한다. 평생 한 번도 받기 어려운 '자랑스런 국은인상'을 2차례 받았다. 현역 시절 고객과의 신뢰를 목숨처럼 여기며 '영업왕'으로 뽑힌 경력 외에 25년간 보육원 봉사활동을 지속해온 것이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남경현 지사장은 특히 점심 한끼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창구 직원들을 보며 안타까워 했다. 20년 전 유럽에 출장을 갔을 때 점심 시간 '개점 휴업' 상태의 은행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영업 환경과는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높은 연봉과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은행의 겉모습만 보고 '점심시간 1시간을 용납할 수 없다'는게 국민들 정서라고 금융권 노조는 설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모바일 금융이 생활화됐지만 은행원들에게 점심시간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양질의 서비스를 위해 은행 창구직원들의 점심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경현 지사장의 아내도 은행원 출신이다. 점심을 거르는 일이 다반사였던 아내를 보며 개선 필요성을 느꼈다.

아울러 남경현 지사장은 "점심시간 동안 은행을 많이 찾는 노약자, 취약계층 등의 민원을 위해선 거점점포를 선정하거나 은행별 별도 창구를 운영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경현 KB미소금융재단 경기남부지사장은?
=1959년 10월 9일 출생
=1982년 KB국민은행 입행
=2009~2011년 국민은행 대전 계룡로지점장
=2012~2015년 국민은행 여신부장
=2016년~현재 KB미소금융재단 경기남부지사장, 서민금융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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