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엄마 품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음악,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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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04-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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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 만에 새 앨범 '마더' 들고 돌아온 조수미

[23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조수미. 사진=PRM 제공]

2019년 따뜻한 어느 봄날 조수미는 어머니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4년 만에 내놓은 새 앨범 ‘마더(Mother)’는 그의 어머니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선물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을 전할 때 우리는 글을 적는다. 딸 조수미도 팬을 잡았다. 앨범 안에 적은 한 문장에 어머니의 사랑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모두 담겨있다.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삶의 지혜와 사랑의 의미를 헤아립니다....” 조수미 드림

조수미는 2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세상의 어머니들을 위한 음반을 만들고 싶은 꿈을 갖고 있었다. 이번에 용기를 냈다. 어머니의 품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음악들이다”고 설명했다. 조수미는 앨범에 실린 13곡을 직접 선곡했다.

조수미는 “어머니와 함께 불렀던 노래가 앨범에 수록돼 있다. 어머니와의 특별한 추억이 담겨 있는 곡들이다”고 말했다.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OST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바람이 머무는 날(Kazabue)’, 아일랜드 민요를 해금과 오케스트라 연주로 담백하게 편곡한 ‘워터 이즈 와이드(The Water is Wide)’, 조수미의 어머니가 좋아한 드보르작의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 등이 수록 돼 있다. 앨범을 들어보니 조수미의 청아한 노래가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어머니가 생각났다.

세상 모든 아들, 딸들이 마찬가질 일 것이다. 어머니를 사랑하고 때론 원망한다. 조수미의 어머니는 본인이 이루지 못한 성악가의 꿈을 딸이 이뤄주기를 바랐다. 조수미는 “ ‘내가 못한 노래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루에 2~3번 씩 들었다. 피아노 연습을 8시간씩 해야 했기에 어렸을 때는 원망도 많이 했다. 나의 유년 시절을 빼앗긴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원망을 감싸 안은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 조수미는 “내가 8살 때 어머니가 설거지를 하시면서 또 혼잣말로 ‘성악가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 하시더라. 갑자기 엄마라는 생각이 안 들고 한 명의 여성으로 느껴졌다. 뒷모습이 너무도 초라해보였다. 결혼생활은 행복해도 꿈을 이루지 못해 힘들어 하시더라. ‘저 여자를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성악가를 꿈꾸게 된 특별했던 저녁이다”고 회상했다.

이후 조수미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접고 음악에 더욱 집중했다. 조수미는 “1983년 이탈리아의 작은 샛방에서 혼자 생활을 했다. 가장 그립고 보고 싶었던 분이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원했던 것을 꼭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내가 왜 여기 와 있는지 그 때 이해가 됐다”며 “뒤돌아보면 어머니가 저의 재능을 잘 보신 거다. 감사하다”고 고개 숙였다.

2006년 3월 조수미의 아버지 조언호 씨가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 파리 독창회를 앞두고 있던 조수미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고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조수미는 “저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노래했다. 마침 앙코르에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가 들어갔고 ‘포 마이 파더(For my father)’라는 영상물로 남았다. 그 공연은 마치 운명처럼 아버지를 위한 콘서트가 됐다. 훗날 어머니가 지나가는 말로 그러시더라. ‘아빠를 음악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됐듯이, 나를 기억할 무언가도 준비해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24일 특별한 선물을 들고 어머니를 만날 예정이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계셔 나를 알아보지 못하신다. 대화는 나누지 못하시지만, 음반을 들으시면 내 손을 잡고 다독여주실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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