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선수 모두 뛰려는 법무부 ... 피의자 국선변호인 도입 논란

장승주 최의종 기자입력 : 2019-04-11 16:13
논스톱국선, 피해자국선, 국선전담 등 종류 다양 국선변호인 ‘독립성’ 두고도 논란
A씨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체포로 피의자가 된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운영하는 피의자국선변호인 제도를 이용한다.

기존에는 빨라야 영장실질심사나 재판 단계부터 국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부터 국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달 29일 법무부가 법률구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체포된 피의자가 국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법무부가 피의자 기소와 변호를 모두 담당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법무부는 피의자가 체포 단계부터 국선변호를 받을 수 있어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인권 침해 소지도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변협을 비롯한 변호사단체는 “심판이 선수 선발에 관여하게 되면 그 경기는 이미 출발부터 공정성을 의심받게 된다"며 "수사와 재판의 생명은 공정성 확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법률사무소 세원 김영미 변호사는 “개정안을 보면 단기 징역 3년 이상인 법정형 피의자가 대상인데, 대한법률구조공단은 피해자를 도와주면서 피의자도 도와주려고 한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선변호인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국선변호인 제도는 △기소 전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부터 담당하는 ‘논스톱국선변호인’ △성폭력범죄 피해자나 아동학대 범죄 피해자를 위해 법률적 지원을 하는 ‘피해자국선변호사’ △국선사건만을 하는 ‘국선전담변호사’가 있다.

‘논스톱국선변호인’은 말 그대로 ‘논스톱’이다. 기소 전 영장실질심사 단계부터 이후 수사와 1심 공판이 끝날 때까지 담당한다.

‘피해자국선변호사’는 성폭력범죄 또는 아동학대 범죄에서 피해자 측이 법률적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검사가 선정한 변호사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피해자국선변호사의 업무를 성폭력범죄와 아동학대범죄 두 가지만을 규정해놓고 있다. 선정된 변호사는 검사의 법률 조력을 한다.

국선사건만을 하는 변호사가 ‘국선전담변호사’다. 국선전담변호사는 법원과 계약돼 매달 정해진 보수를 받고 국선사건만을 전담해 처리하는 변호사다. 국선변호인은 국선전담변호사일 수도 있고 사선변호사로 활동하다 법원으로부터 국선변호인으로 지정돼 활동하는 일반국선변호사일 수도 있다.

다양한 국선변호인 제도만큼 불투명한 국선변호인의 선정과정, 국선전담변호사의 과중한 업무량,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한 국선변호인에 대한 소홀한 처우 등 각 제도마다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국선변호인의 독립성 미흡에 대한 지적이 많다. 최근에는 법원이 국선변호인의 선정·관리 감독의 주체가 되는 것이 변론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미 변호사는 “현재도 국선변호인을 법원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재판부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다”며 “국선전담은 판사의 평가가 재임용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피의자 국선변호인에 대해서도 “변호사 개인에 대한 평가가 변호사로서 잘한 것인지 수사기관에 잘 협조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아 그런 것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서부지법 소속 김기정 국선전담변호사도 “법무부가 탈검찰화를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수사와 기소를 하는 검찰 조직인데 (피의자국선변호인이) 법무부와 법률구조공단에 소속되면 법원에서보다 압박이 더 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력한 피해자 보호를 자처하는 법무부에서 피의자를 변호하는 국선변호인을 전담한다고 하면 수사 과정도 공개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피의자국선변호인은 보이지 않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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