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진의 끝없는 상상력이 놀라운 개인전 '끝없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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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04-0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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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1일까지 롯데뮤지엄

[White Tiger - White Metal 사진=롯데뮤지엄 제공]

“제임스 진은 다양한 생각의 언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이며, 장차 예술계의 중심에 설 작가다.”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무라카미 다카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임스 진의 작품을 직접 보니 그 말이 이해가 갔다. 그의 작품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흥미로웠다. 상상력은 끝이 없었다.

지난 4일 개막한 제임스 진의 대규모 전시 ‘끝없는 여정’이 오는 9월 1일까지 롯데뮤지엄에서 열린다.

2009년 뉴욕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도쿄,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성공적으로 전시를 개최한 제임스 진은 한국에서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개인전을 열게 됐다. 초기의 코믹북 커버를 비롯해 스케치북 드로잉, 조각, 영상 및 아시아 시각 문화의 근간이 된 다섯 가지 색채(오방색)와 재료를 주제로 한 9점의 신작 등 500여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20여년간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다. 그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겼다.

1979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태어난 그는 만 3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저지주로 떠났다. 전시장 한쪽에 적힌 글이 그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난 어디를 가든 이방인이었다. 미국에서 성장했지만 그곳을 진정한 고향이라고 느낀 적이 없었다. 중국어를 모르기에 아시아 역시 나에게 편안함을 안겨주는 고향이 아니었다. 이 고립감은 내 예술의 기반이 되었다.”

대학생 시절 더 많은 아시아 친구들을 사귀고 여행을 하면서 제임스 진은 아시아 예술과 문화에 대해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됐다.

한국에서의 개인전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10m 길이의 초대형 회화들의 주제는 아시아 시각 문화의 모태가 되는 다섯 가지 색깔이다. 전시는 검은색-물, 붉은색-불, 파란색-나무, 흰색-금속, 노란색-흙의 조합이 순환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작가는 이 작품들을 통해 완벽한 행복이 존재하는 이상향의 세계가 아닌, 인간의 내재된 욕망과 다양한 감정들이 뜨겁게 대립하는 삶 속 깊은 곳에 잠재한 현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제임스 진은 "높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하늘을 끊임없이 여행하는 소년이 떠올라 '디센던츠-블루 우드(Descendents-Blue Wood)'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디센던츠-블루 우드'를 그리는 제임스 진. 사진=롯데뮤지엄 제공]


'스탬피드-블루 우드(Stampede-Blue Wood)는 청화백자에서 영감을 얻었다. 파란색으로 그린 기수, 말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하얀색의 차분함이 대조적이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도 돋보였다.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제임스 진은 “‘패시지-블루우드(Passage-Blue Wood)'는 난민 문제를 생각하며 그렸다. 나무보트는 인간성을 상징한다. ’타이거-화이트 메탈(Tiger-White Metal)'은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지역에서 이주자와 그 자녀들을 분리하는 뉴스에 충격을 받아 그렸다”고 설명했다.

조각과 영상 작품들도 눈에 띈다. 제임스 진은 “거울에 머리를 대고 있는 ‘디센던트(Descendent)’는 자신의 몸은 하강하지만 거울에 비친 자아는 올라가려고 하는 것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디센던트(Descendent) 사진=전성민 기자]


신작들과 함께 과거 제임스 진이 참여했던 다양한 작품 활동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는 할리우드 대작인 ‘마더!’, ‘블레이드 러너 2049’ 그리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의 메인 포스터를 연이어 작업하고, 패션 브랜드 프라다와 협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오는 7월 개봉하는 박서준, 안성기 주연의 한국 영화 ‘사자’의 포스터 작업도 제임스 진이 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수시로 들러 오귀스트 로댕, 에드가 드가, 프란시스코 코야 등 거장들의 작품들을 수년간 연구한 제임스 진의 드로잉(Drawing)들도 정말 특별했다.

곳곳에서 그의 20년 예술세계를 볼 수 있었다. 제임스 진의 다음 여정이 몹시 궁금해졌다.

[ 제임스 진 전시 전경. 사진=롯데뮤지엄 제공]

[Shape Of Water, 2017 사본. 사진=롯데뮤지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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