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현학파vs서강학파] 이제민·홍장표·강신욱..문재인 정부와 학현학파는 '찰떡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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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빈 기자
입력 2019-02-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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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월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은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학현학파’(學峴學派)가 급부상하면서 학현학파 출신 인사들이 경제 주요 요직에 임명되고 있다.

성장을 중시하는 ‘서강학파’의 퇴장과 학현학파의 부상을 공식적으로 세상에 알린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급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에 이제민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를 임명한 것이다. 이제민 신임 부의장은 균형성장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현학파 인사다. 전임 부의장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은 학현학파와는 대척점에 있는 서강학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청와대에서 한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이제민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를 내정했습니다”라며 “이제민 교수는 한국경제 성장 과정, 외환위기 등 한국경제사 연구에 많은 기여를 하였으며 경제사학회 회장과 한국경제발전학회 회장을 역임한 원로 경제학자입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역임한 경험과 균형감 있는 식견을 바탕으로 ‘사람중심 경제 패러다임’을 안착시키고, ‘혁신적 포용국가’를 구체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임명, 학현학파 부상 공식화

국민경제자문회의법에 따르면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한 전략 및 주요 정책 방향의 수립 ▲국민복지의 증진과 균형발전을 위한 제도의 개선과 정책의 수립 ▲ 국민경제의 대내외 주요 현안 과제에 대한 정책 대응 방향의 수립 ▲그 밖에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대통령이 자문회의의 회의에 부치는 사항에 대해 대통령의 자문에 응한다. 즉 우리나라 경제·복지 정책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조언을 하는 헌법기구인 것.

이제민 부의장은 국민경제자문회의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섰고, 성장률도 선진국 중에서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안팎으로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습니다”라며 “세계경제의 성장이 둔화하고 미ㆍ중 무역 갈등이 진행되는 가운데, 투자와 고용이 부진하고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분배는 별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엄중한 상황에 대처하면서 기본방향은 흔들리지 않는 쪽으로 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라며 앞으로 성장보다 분배를 더 중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앞으로 다음의 사항에 역점을 두어 정책 자문을 하겠습니다. 첫째, 경제 전반에 대해서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정부 쪽에 가감 없이 전달하고, 필요하다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둘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적극 뒷받침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언하겠습니다. 셋째,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되, 우리 경제의 큰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중장기 과제도 준비하여 제시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주관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현학파 인사다.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는 지난해 6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더욱 구체화하고 중장기적 밑그림을 탄탄하게 그리라”며 특명을 내림에 따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설립됐다.

청와대는 “앞으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는 가계소득 증대, 지출비용 경감, 안전망 확충 및 복지 정책을 3대 축으로 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라며 “소득주도성장 관련 정책을 더욱 세밀하게 가다듬고 구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한편, 전문가 집단의 토론, 국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소득주도성장에 필요한 주요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독립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홍장표 위원장은 지난해 9월 6일 있은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현판식과 첫 전체회의에서 “과거 한국경제를 이끌던 수출 대기업의 낙수효과에 의존한 경제성장 패러다임이 한계에 봉착하였으며, 기업과 가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가 우리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은 소득분배를 개선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여 성장잠재력을 회복하는 것으로 우리경제가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학현학파의 급부상에 좋은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주목받는 학현학파 인사다. 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일하며 소득불평등과 빈곤에 대해 연구했고 지난해 8월 통계청장에 임명됐다.

그런데 강신욱 청장은 통계청이 ‘지난해 2분기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됐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통계를 발표한 후 황수경 전 청장이 경질되고 임명돼 독립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강신욱 청장은 통계청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에서 “통계청은 국가통계의 생명인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하겠습니다”라며 “또한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한 새로운 통계를 한발 앞서 발굴하고 생산해 신속하게 제공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정우 경북대학교 명예교수도 학현학파 인사다. 이정우 이사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대통령 정책특보 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 외에 노 전 대통령 시절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강철규 환경정의 고문,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도 학현학파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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