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권력 김앤장] “부동의 1위”·“사법적폐”…김앤장을 보는 두 시선

  • 막강한 인맥파워·조직력으로 승승장구…한국에선 경쟁자 없어

  • ‘전관예우’ 수익의 원천…부적절한 유착 의혹에 최고 자리 흔들

[아주경제 DB]


법률사무소 김앤장은 국내 로펌업계 부동의 1위다. 이런 김앤장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크게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사법적폐’라는 오명을 듣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넘사벽’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국내외 기업과 법조인, 언론 역시 김앤장을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으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법조계는 김앤장이 수십년간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막강한 인맥파워와 조직력을 꼽는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경쟁사지만 참 얄밉게 일 잘하는 조직”이라며 “정부, 청와대, 검찰 출신이 팀플레이를 하는 방식을 보면 김앤장의 조직력은 조폭처럼 무서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조직규모만 봐도 김앤장은 로펌업계 2~3위로 거론되는 태평양이나 광장보다 2~3배 이상 크다”면서 “업계에서 순위경쟁을 위해 라이벌 구도를 만든 것일 뿐, 실제로는 매출·변호사수 등에서 게임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로펌 관계자 역시 “한국사회에서 김앤장의 대관능력을 따라올 경쟁자는 없다”면서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게 바로 김앤장의 파워”라고 말했다.

국내외 기업들도 믿을 만한 파트너로 김앤장을 주저없이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기업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찾는 로펌이 김앤장”이라면서 “김앤장은 다른 로펌에 비해 착수금이 두 배 이상 비싸지만, 김앤장을 쓰고도 안 되는 일이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게 헤드오피스(본사)에 설명이 될 정도로 이미지가 고착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도 있다. 많은 수익의 원천이 ‘전관예우’ 등을 통해 얻은 결과라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실제 미국 법률전문지 아메리칸 로이어(The American Lawyer)가 발표한 ‘2018 세계 100대 로펌’에 따르면 지난해 김앤장의 지분파트너 변호사 1인당 순이익은 133만1000달러(약 15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55위, 국내 1위 수치다. 

특히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전관예우 문제는 인사청문회 때마다 단골로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은 후보자 시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다.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박 전 소장이 검사장 퇴직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받은 고액 수임료가 전관예우에 해당하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앤장에 4개월 근무하면서 최소 2억4500만원에서 보상액까지 포함하면 3억원 넘게 받았다”며 “27년간 검찰에 근무한 후보자가 김앤장에 들어가면서 약정서 내용도 모르고 도장을 찍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소장은 “(약정서에) 도장을 찍은 일은 있는데 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죄송스럽다”고 해명하며 “김앤장 경력이 솔직히 조금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으로 특화된 강소로펌들이 김앤장을 상대로 승소하는 사례가 많다. 때문에 법조계에선 김앤장이 철옹성 같은 업계 1위 자리를 언제까지 유지할지도 관심거리다.

한누리는 증권소송에 전문성을 갖춘 법무법인이다. 한누리는 독일 도이치은행의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봤다며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낸 소송, 일반 피해자들이 로열뱅크 오브 캐나다(RBC)를 상대로 낸 ELS 관련 집단소송에서 김앤장을 상대로 승소했다.

또 법무법인 강호는 입찰담합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대기업들이 김앤장을 통해 진행한 소송에서 2심 패소한 재판을 대법원에서 뒤집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근 사법농단 수사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원 간 부적절한 유착의혹이 제기됐다. 김앤장의 성공신화 뒤에는 전관예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은 과거부터 끊이지 않았다 우리 법조계의 슬픈 현실이다"며 "철옹성 같은 1등 로펌이 언제까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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