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커스] 정동영은 어디에 있었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은영 기자
입력 2018-12-16 18:1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장은영 정치사회부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 농성이 열흘 만에 끝났다. 여야 5당 대표가 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합의를 한 덕분이다. 이번 주말을 넘기면 고령의 손 대표는 물론 이 대표 역시 건강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비록 선거제 개혁에 최종적으로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모호한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은 분명하다. 손 대표는 단식 중단을 선언하면서도 “저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단식 농성에 함께 하지 않았다. 선거제 개혁은 야 3당이 힘을 모아야 하는 일인 만큼 이 대표가 함께하자고 권유했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대신 그는 “역할을 나눠서 시민 사회에 뛰어다니겠다”고 했다. 그래서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홍대 앞·광화문·여의도·강남역 등에서 연설을 하며 강행군을 펼쳤다. 선거제 개혁이 결국에는 국민을 설득해야 하기에 자신의 장점인 대중적 인지도를 적극 활용, 단식 농성이 아닌 거리 연설을 선택한 것이다. 

거리로 나간 정 대표의 ‘빈 자리’는 평화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이 메꿨다. 장병완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들과 지역위원장이 24시간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단식에 참여한 한 지역위원장은 콩팥 손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선거제 개편을 관철시키기 위한 각 당들의 이번 행보는 ‘잘잘못’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입장에선 야 3당의 단일대오 형성을 위해 정 대표의 단식 동참을 원했을 것이다.

평화당 일부에서도 이와 관련해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정 대표는 거리로 나갔다. 결과적으로는 단식 중인 손 대표를 돕겠다며 자발적인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인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정치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정 대표는 취임일성으로 “소속 의원 17명이 하나의 팀으로 똘똘 뭉치면 답답한 현실을 뚫고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정 대표의 취임 5개월이 지난 지금 여전히 평화당의 지지율은 2% 안팎이다. 정치 개혁도 시급하지만, 평화당 역시 살아나야 한다. 그 가운데 선거제 개편 도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거대 양당 속에 갇힌 상황에서 너무나 분명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정 대표의 이번 ‘선택’이 평화당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