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로앤피] 정관계 거미줄 인맥 포진…김앤장 '맨파워'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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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8-12-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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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검찰 조사결과 양승태 사법부가 일제 강제징용 재판과 관련된 자료를 피고인 측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에 수시로 전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않습니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요?

A. 네, 직접 취재해보니 김앤장의 ‘맨파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작은 정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는데요, 각 부처, 기관, 법원, 검찰 출신 전관들이 김앤장 부서마다 촘촘히 박혀 그물망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Q. 박근혜 전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이었던 윤병세 전 장관도 발탁 전까지 김앤장 고문으로 일해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밖에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역시 김앤장 출신이 다수였는데요, 이들의 영향력 설명해주시죠.

A. 네, 김앤장이 일하는 구조를 보면 ‘법치’가 ‘인치’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사건이 들어오면 법이 아니라 전관출신이 나서서 해결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 오너나 화이트칼라범죄 등의 재판이 있다 그러면 대검찰청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출신 등 전관이 다수 포진한 기업 형사 팀에 업무가 할당됩니다. 또 처분만으로 1심 효력을 갖는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전관 역시 김앤장에 많습니다. 이밖에도 국세청, 방송통신위원회, 식약처, 금융감독원 등 공무원 시절 ‘꽤 날렸다’ 하는 인사들은 전부 김앤장 요직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Q. 김앤장 맨파워가 어느 정돈지 보여주는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도 김앤장 변호사들은 피해갔었죠.

A. 네 그렇습니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헐값인수’ ‘먹튀’ 논란이 있었는데요, 김앤장은 이 과정에서 론스타를 자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임종인 전 국회의원, 지금은 법무법인 해마루 고문변호사이신데요. 이 분이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전 김앤장 고문과 사건을 맡았던 김앤장 변호사들을 증인으로 불렀는데 안나왔습니다. 이를 위해 법무부 장관까지 김앤장 변호사들을 증인에서 빼달라는 로비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Q. 김앤장은 론스타 말고도 가습기살균제나 폭스바겐 배기가스 유출량 조작 사태 때 피고인 측을 변호해 논란이 됐습니다. 문제는 법조인이라는 사람들이 원칙이나 소신 없이 사건을 맡은 행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A. 네 자세하게 말씀드릴수는 없지만 원로 및 동료변호사 대부분은 ‘돈이 되면 모든 하는’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또 김앤장 러브콜에 모든 전관들이 응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김앤장 조직논리에 맞는 인사들만 함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한 변호사는 “재벌 갑질 논란은 변호했지만 미쓰비시가 찾아왔을 때는 받지 않았다면서 나름의 원칙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대법관은 “쌍용차에서 러브콜을 보냈는데, 사람이 죽은 사업장은 변호할 수 없다고 판단돼 계약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Q. 최근 성매매에 연루돼 옷을 벗은 판사들도 김앤장으로 갔다구요?

A. 김앤장의 볼썽사나운 전관 모시기는 올해도 이어졌습니다. 실제 올 초에도 성매매에 연루된 판사 등 법조계 인사, 강제징용 관련 사건에서 의견서를 썼을 것이라 추정되는 박찬익 전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 등이 김앤장으로 갔습니다. 한 변호사는 “김앤장과 싸우기가 너무 힘들다. 이 조직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연구를 하고 비판을 할수록 고소장이 늘어나 경제적, 정신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김앤장의 전관예우 부작용이 나라를 흔들 때까지 국회, 언론, 사정기관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셈입니다.

출연 : 송종호 아주경제 정치사회부 기자/ 한지연 아주경제 정치사회부 기자

[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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