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자퇴서 제출…“괴물이 되는 길” 학부모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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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18-11-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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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모들 “문제유출 시험성적 유지하려는 것”

서울 강남구 도곡동 숙명여고 전경 [사진=연합뉴스]


시험문제·정답 유출 혐의로 구속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씨(53)의 쌍둥이 딸이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고 쌍둥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이에 반발하며 학교가 자퇴가 아닌 퇴학 처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8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씨의 숙명여고 쌍둥이 딸은 지난주 초 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숙명여고 측은 교육청에 자퇴서 처리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교육청은 수사 결과에 따라 숙명여고 쌍둥이를 징계할 수도 있으니 신중히 처리하라는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고 쌍둥이가 자퇴를 선택한 것은 아버지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미리 받았다는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퇴학 처리가 돼 전학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자퇴 처리되면 기존 성적인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숙명여고 쌍둥이가 자퇴할 경우 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된 지난 2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이 그대로 남아 대학 입시 등에 쓸 수 있다. 반면 부정행위에 따라 퇴학 처분이 내려지면 해당 시험 성적은 0점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숙명여고 학부모로 구성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이날 성명에서 이런 점을 지적하며 “자퇴는 괴물이 되는 길이다. 쌍둥이와 숙명여고는 지금이라도 죄를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쌍둥이 부모는 자매가 스트레스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다고 자퇴 이유를 밝혔지만 성적이 원상 복구돼 좋은 학교에 지원할 수 없고 학교생활기록부에 ‘답안지 유출범죄’ 기록이 남을까 우려한 게 아니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경찰은 숙명여고 쌍둥이 아버지인 A씨를 지난 6일 구속해 문제 유출 여부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의심 정황을 18건 이상 확인해 조사 중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오는 15일 전에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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