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영상톡]"춘향전 이은 남원 대표 문화콘텐츠"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개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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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성 기자
입력 2018-06-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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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 개관 100일...김병종 작가 기증작품특별전 열려

춘향전의 고장에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하 미술관)이 들어선 건 올해 3월이다. 개관 후 100일이 흘렀고 8000명가량이 다녀가면서 미술관은 춘향전에 이은 남원의 두 번째 대표 문화 콘텐츠가 됐다.

지난 5일 찾은 미술관은 전라북도 남원시 함파우길에 있다. 춘향테마파크 뒤편에 있어서 테마파크를 돌고 난 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서울에서 가려면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남원역에 내려서 택시로 10분 정도 가야 한다. 서울에서 미술관까지 총 2시간가량 걸린다. 고속버스를 타고 가면 3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함파우 고개 쪽에서 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춘향테마파크 관광단지를 지나 '함파우 고개'를 넘으니 미술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함파우'는 물결이 고요히 머무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 우리말이다. 김병종 작가는 어릴 적에 읍내에 나왔다가 어머니 손을 잡고 이 고개를 넘어 송동 옛집으로 가곤 했다.

고개를 넘어서 내려다보이는 미술관 모습은 사실 본 모습이 아니다.
미술관은 고개를 등지고 앞쪽에 함파우 마을을 보며 바닥에 낮게 지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실제로는 2층 건물이지만 고개 쪽에서 보면 1층짜리 조그마한 건물처럼 보인다.

함파우 마을 뒤쪽으로는 지리산 주요 산맥들이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노고단을 비롯해 만복대, 견두봉도 보인다. 자연 친화적이고 힐링을 테마로한 미술관이다.

[주차장 쪽에서 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주차장을 건물 아래쪽에 마련한 것도 건물 앞쪽에서 올라오면서 바닥에 붙어서 낮게 깔린 미술관을 제대로 조망하기 위해서다.

주차장에서 내려서 호젓한 길을 따라 올라가니 미술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새들이 지저귀는 가운데 인공적으로 만든 '자갈 호수'의 물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마치 깊은 계곡에 온 기분이 든다.

미술관 전경을 보니 신전과 같은 거룩한 느낌에 마음이 안정되어, 미술품 감상의 최적 마음 상태가 된다.

[어린이들이 자갈 호수를 지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입구로 향하고 있다.]


미술관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 있다.

1층에는 갤러리1과 북카페가 있고, 2층에는 갤러리2와 갤러리3이 있다.
특히 갤러리2는 마치 긴 통로처럼 쭉 뻗어 나와 있어서 외부에서 보면 지리산 자락을 살펴보는 커다란 망원경처럼 보인다.

미술관은 올해 3월 2일 개관했다. 이달 9일이 개관 100일이 된 날이었다.

내부 인테리어까지 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국비가 80%, 시비가 20% 들어갔다.

[방원경 모양의 갤러리2와 자갈 호수가 보이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출입구]


▶처음부터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으로 기획된 미술관

공립미술관에 작가 이름이나 호(號)가 들어간 경우는 종종 있다.
양주시립장옥진미술관이 그러하고 이천시립월전미술관과 제주도립김창렬미술관이 그 예이다. 가까이에 무안군립오승우미술관이나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 등도 미술품을 기증받으며 기증자의 이름을 붙여 이루어진 경우이다. 

미술관은 소장품이 굉장히 중요하다. 작품을 구입할 예산이 없거나 일반 관람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의 작품을 소장하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1급 미술관의 경우 소장품 심사가 까다롭기 때문에 수년에 걸쳐 고가의 미술품을 소장하지 않으면 허가가 나오지 않는다. 남원의 경우 김병종 작가의 기증 소장품이 있었기 때문에 시립미술관 허가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특별한 인연이 있는 작가들은 작품을 기증하고 시는 미술관 운영에 필요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다.

남원시는 김병종 작가가 있었기 때문에, 무상으로 작품을 기증받아 미술관을 열고 자연스럽게 미술관에 이름이 들어간 것이다.

김병종 작가는 본인의 작품 400점을 무상으로 기증하면서 시와 협약에 의해 시립미술관이 추진된 것이다.

유치석 학예사는 "미술관이 작품을 기증받으면 위원회를 구성해서 가액을 평가하고 거기에 대한 10%라든지 20% 정도를 기증 사례비로 준다. 김병종 작가의 경우 전혀 그런 거 없이 무상이다" 며 "400점 작품 기증 협약을 했는데, 보통 작품 수를 정해놓고 협약을 하면 대부분 판화나 드로잉 작품이 그 안에 많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김병종 작가는 대부분 원화다. 그래서 기증 퀄리티가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김병종 작가의 '생명의 노래' 작품]


▶김병종 작가 기증작품특별전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올해 3월 2일 개관하고 '기증작품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김병종 작가는 화가인 동시에 대한민국 문학상을 받은 문학가이다. 특히 2014년에는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받았다. 그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연소 교수와 최연소 학장을 역임한 그는 30여 년간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고 올 8월에 정년퇴임식을 앞두고 있다.

미술작품들은 갤러리1과 갤러리2에 전시됐고 갤러리3에는 책 '화첩기행'과 관련된 글과 그림들이 전시됐다.
북카페에는 김병종 작가가 지금까지 간행했던 책과 그의 아내였던 정미경 작가의 책 등 3,000권이 넘는 책이 진열돼 있다.
총 13권의 저서를 낸 중앙일보 신춘문예 출신의 정 작가는 이화 백주년 기념문학상(1982), 제26회 오늘의 작가상(2002), 제30회 이상문학상(2006), 대한민국 기독교문학상, 행주문학상(2016년 12월)을 받으며 팬층이 두터웠지만 안타깝게 2017년 1월 급환으로 별세했다. 영남 출신인 그녀는 잠시 남원에 머물면서 쓴 작품으로 1987년 신춘문예에 당선하기도 했다.

김병종 작가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다녔을 당시에 정미경 작가는 이화여대 영문과에 다니면서 한 잡지에 실린 서로의 글이 인연이 되어 결혼에까지 이르게 됐다. 

[김병종 작가 '바보예수' 작품]


갤러리1에서는 회상(回想)이라는 주제로 김병종 작가의 40년 정도 되는 회화세계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모아 놨다.

회고전 같은 느낌으로 1980년대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전시하고 있다.

초기작은 1980년대 초반에 그리기 시작한 '어린성자 시리즈'이다.
어린이들을 무척 좋아했던 그는 신의 얼굴과 신의 마음이 어린이에게 담겨있다고 생각해서 '어린성자 시리즈'를 발표했다.

'아기불' 작품에서는 부처님이 어린 동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있고, '생명의 노래'에서는 어린아이의 손에서 생명 나무가 피어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 작품들은 한지를 사용한 '부조 판화'형식으로 제작됐다. 부조 판화는 한자를 두텁게 쌓아 올려서 만들거나, 주물을 이용해서 만든다.
주물 위에 한지 한 장을 올려놓고 아교가 섞인 물을 스프레이로 뿌리고 솜방망이로 두들긴다. 그다음에 또 한지를 올려놓고 두들기고 이렇게 10~20장 하다 보면 나중에 두툼하게 부조처럼 된다. 주물을 떼어내면 볼록하게 나오고 그 위에다가 실크스크린(공판(孔版)에 의한 판화)이나 직접 채색을 해서 완성한다.

[김병종 작가의 '흑색예수-눈물']


김병종 작가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바보예수 시리즈' 이후이다.

1980년대 대학가에는 민주화 운동이 이어졌고 김병종 작가는 당시 서울대학교에서 젊은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데모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자괴감과 무기력감을 느낀 그는 2000년 전에 태어났던 예수를 떠올렸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서 예수를 그리게 된 것인데, 그 당시에 큰 이슈를 몰고 왔다. 바로 '바보예수'라는 수식어 때문이다.

그는 예수를 한없이 희생하는 지도자, 인류를 위해서 고통당하고 목숨을 바치는 너무 바보처럼 희생만 하는 '착한 지도자'로 보고 얼굴을 바보처럼 그린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곱슬머리의 잘생긴 청년이 아니라 바보스러운 얼굴의 예수를 그렸는데, 그것을 수묵화의 감필법(몇 번의 붓질로 대상의 핵심적인 요체만을 옮겨내는 화법)으로 그려내 이슈가 됐다.

화선지나 한지에 수묵으로 예수의 얼굴을 그리고, 어떤 것은 가장 하찮은 재료 중의 하나인 골판지에 까만 먹을 칠하고 그 위에 하얀색 안료로 눈이라든지 코, 입을 단순화해서 그렸다.

유치석 학예사는 "사람이든 누구든 모든 것을 다 쏟아내고 태워버리면 검게 변하는데, 예수의 얼굴을 표현하기 위해서 흑색예수를 그리기 시작했다" 며 "바보예수 시리즈로 미술기자들이 뽑은 미술기자상을 받았고 유럽 쪽에서도 바보예수 시리즈로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했다. 김병종 하면 바보예수로 가장 잘 알려지던 시기가 1985년부터 1989년도까지였다"고 설명했다.

[김병종 작가의 '생명의 노래-송화분분']


김병종 작가는 1989년까지 '바보예수' 시리즈를 계속하다가 그해 가을에 연탄가스 중독으로 인생의 큰 전환기를 맞이했다.

고시원 작업실에서 연탄가스에 중독돼 사경을 헤매다가 2번의 큰 수술 끝에 겨우 살아났다.

이후 1990년부터 지금까지 '생명의 노래'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떠나본 사람만이 고향을 알고 죽어 본 사람만이 생을 본다"라고 말한 이어령 교수의 말처럼 김병종 작가는 작품에 생명의 소중함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생명의 노래'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한국 미술사에 길이 남을 '닥판'도 개발했다.

닥판은 한지의 재료가 되는 닥나무의 펄프와 황토를 섞어서 캔버스에 거칠게 바른 것이다.

황토가 마르면 그 위에다가 그림을 그린다. 설사 그림이 없다고 해도 닥판만으로도 훌륭한 추상화가 된다. 한국인의 미관에 맞는 추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닥판은 마띠에르(질감)가 거칠고, 어렸을 때 보던 흙담 같은 느낌을 준다.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고 마치 흑담 위에다 그림을 그린 것 같다.

'생명의 노래-송화분분' 작품에서는 송홧가루가 날리고 있는 봄날에 닭 두 마리가 허공에서 장난질을 치는 것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자연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잡아냈다.

[김병종 작가의 '생명의 노래-봄날']


'생명의 노래-봄날' 작품은 소녀가 봄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모습이다. 그는 일상의 소중함과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함을 작품 속에 담았다.

'생명의 노래-숲에서' 작품은 숲의 생명력을 담아내고 있다. 숲에서 사는 새와 동물들 등 살아있는 것을 표현했다.

동물이라든지 꽃과 나무 같은 것들을 대부분 동양화에 나오는 소재들이지만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다.

김병종 작가는 중국과 인연이 깊다.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대를 방문해 김 교수가 그린 '서울대 정문'을 선물로 받으면서 그는 중국에 크게 알려지게 됐다.
그는 2015년 중국 최고의 현대미술관인 진르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1000호짜리 대작을 선보이면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작가가 됐다.

그때 선보였던 길이 11m짜리 '생명의 노래-숲은 잠들지 않는다'(190x1140cm) 작품은 김병종미술관에 걸려 있다.

[김병종 작가의 1000호짜리 대작 '생명의 노래-숲은 잠들지 않는다']


150~200호 정도의 닥판 6개를 이어붙인 1000호짜리 이 작품은 해가 지고 나면 사람들은 잠들지만, 생물체들이 살아서 움직이고 나무가 숨을 쉬고 있는 등 한밤중에도 왕성하게 살아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숲을 표현했다.
밤에 활동하고 있는 야생동물이라든지 나비들, 나무들은 춤을 추듯이 돌고 휘어져 그려 있다. 그는 나무가 살아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큰 붓으로 일필휘지(一筆揮之)로 그려냈다.

재미있는 것은 닥판이 다 마르기 전에 큰 붓에 먹을 찍어서 그렸기 때문에 붓의 털이 한 올 한 올 지나가는 자국과 속도감, 방향감이 적확하게 읽힌다.

유치석 학예사는 "이 작품은 현대 한국화에 있어서 아마도 나중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 만큼 대작이면서도 한국적인 미를 현대적으로 잘 표현했다" 며 "외국에서 개인전이 있을 때마다 이 작품을 가져가서 전시하고 인터뷰도 이 작품 앞에서 했다. 그만큼 본인의 회화 세계를 잘 대변하는 작품이라고 자신도 판단한 것이다. 이 작품도 역시 남원시에 무상으로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종 작가의 '화홍산수']


김병종 작가의 최근 작품 중에서 '화홍산수'시리즈가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아크릴로 전통 산수를 그린 바탕 위에 전통 안료로 채색한 붉은색 꽃이 그려져 있다.

빨간색 색감이 주는 생명력이 이 작품의 키포인트이고 우울증이라든지 심리적인 치료를 받는 사람들한테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대형병원에서도 이 작품을 로비에 많이 걸어 놓고 있다.

이 작품은 동양화와 서양화의 독특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협업)이다.
바탕에는 서양화의 대표적인 캔버스에 아크릴이나 서양 재료로 전통 산수를 그리고 그 중앙에는 화선지나 한지를 잘라서 붙인 다음에 꽃을 수묵으로 처리했다.
수묵의 번짐으로 꽃이 마치 그림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김병종 작가의 '튀니지 여행']


김병종 작가는 1953년 남원 송동면에서 태어난다. 그 당시 넓은 세상을 보고 싶은 마음에 세계지리부도를 많이 보며 각국의 나라 이름하고 수도 이름을 노래로 지어 부를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꿈을 이뤄서 남미와 북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지 않은 화려한 색감을 중심으로 그림으로 풀어낸다. 그것이 '길 위에서' 시리즈이다.
글로 따지면 기행문과 같은 것을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튀니지 여행'작품에서는 캔버스에 두꺼운 아크릴을 바르고 열대어들을 채색해서 표현했다. 오른쪽에는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풍경들을 한지에 부조로 붙여서 연출했다. 동양 기법과 서양 기법의 독특한 만남이다.

여기에 쓰인 한지 부조는 한지를 두껍게 발라서 붙인 다음에 색칠한 기법이다. 뒤에서 두드리거나 주물을 떠서 위에서 겹겹이 쌓은 것과는 다르게 붙인 것이다. 종이죽으로 탈을 만드는 원리와 같다.

[김병종 작가의 '숲에서, 12세의 자화상']


갤러리2의 주제는 회항(回航)이다. 김병종 작가와 남원과의 관계를 부각하는 전시이다

김병종 작가가 자란 곳은 소나무가 많은 지역이다. 그는 유년기 시절에 소나무 숲에서 뛰어놀고, 책 보고, 낮잠 자고 하면서 숲에서 봤던 소나무, 꽃, 하늘 등 자연의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서 작품에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들은 '숲에서, 12세의 자화상' 작품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작품에서 한 소년이 숲에서 새와 놀고 있고 '어릴 적 나는 서늘하고 검은 숲속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온갖 날것들과 연약한 생명체들을 바라보면서 애련한 마음을 지니고 그 명을 가늠해 보곤 하였다. 숲으로 가고 싶다 그 생명 가족들에게로'라는 글이 쓰여 있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어렸을 적 송동의 숲을 그리워하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갤러리1에 전시된 '숲은 잠들지 않는다', '숲에서' 시리즈들은 어떻게 보면 전부 남원 송동의 모습들이다. 남원을 가장 많이 그리는 작가가 김병종이다.

그는 12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감수성 예민하던 시기에 숲에서 분노와 슬픔을 위로받았다.

그가 남원의 숲에 대한 작품들을 가지고 남원으로 회항한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고, 있어야 할 곳에 온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생명의 노래-숲에서' 작품은 소나무를 단순화하고 재해석해서 본인의 정사각형의 소나무밭을 일군 것이다. 소나무 가지와 껍질, 잎 표현이 굉장히 구불구불하면서 자연스럽다.

[김병종 작가의 '생명의노래-천지']


'화홍산수' 시리즈는 '생명의 노래' 시리즈의 가장 최근작이다.

'황화산수' 작품에서는 바탕은 전통 수묵화로 처리하고 중앙에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새싹을 녹색으로 표현했다.
'화홍산수'에서는 빨간색 꽃을 표현했고, '생명의노래-천지'에서는 물을 파란색으로 나타냈다.

[김병종 작가의 화첩기행 연재 원고지]


갤러리3에서는 김병종 작가의 문학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화가이기도 하면서 유명한 문학인이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고 서울대 미대 재학 시절에도 각종 미술상과 문학상을 휩쓸면서 문학적인 재능도 발휘했다.

5권으로 발간된 '화첩기행'이 그의 문학 세계를 가장 잘 대변해 주고 있다.

화첩기행은 기행문 형식인데 잊혀가는 예인들의 흔적을 쫓아서 그들의 고향이나 생활했던 흔적을 답사하고 그들에 대한 글을 쓰고 관련된 그림을 그려서 신문에 연재했다. 연재한 것을 모아 발행한 책이 '화첩기행'이다.

신문에 연재 당시 화첩기행으로 61편, 신화첩기행으로 50편, 라틴화첩기행으로 25편이 나왔다.

화첩기행 1화는 '강도근과 남원'으로 동편재의 대가를 다뤘다. 신화첩기행할때도 1화는 남원에 대한 글을 쓰면서 춘향이와 광한루에 대한 그림도 같이 연재했다.

이처럼 김병종 작가의 남원에 대한 사랑이 '화첩기행'에도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올해 8월에 서울대학교에서 교수 퇴임식을 한다. 보통 작가들이 요절하지 않은 이상 70~80세에 꽃을 피운다고 한다. 8월에 퇴직하고 나면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벌써 기대된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개관전이 끝나면 지역작가들을 위한 기획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갤러리1은 김병종 작가의 작품이 상설 전시되고 갤러리2와 갤러리3에서 기획전을 한다. 남원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초빙해 '현대 도자기'전이 열릴 예정이다. 

[광한루원 안에 있는 광한루]


▶1박 2일 남원 여행 코스

김병종미술관을 포함한 남원여행은 전국 어디에서나 오전 일찍 집에서 출발하면 하루 만에 둘러볼 수 있다.
조금 여유가 있다면 한옥 호텔인 남원 예촌에서 1박을 하고 여유 있게 남원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남원 예촌 주변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관광코스들이 모여있다.

소설 춘향전의 무대인 광한루원을 비롯해 조갑녀 살풀이 명무관, 춘향테마파크, 남원항공우주천문대,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등이 모여 있어 산책하면서 둘러 볼 수 있다.

[광한루원 안에 있는 완월정]


예촌 앞에 있는 광한루원은 1414년(태종 14년) 황희 정승이 남원 유배 시절에 광통루(廣通樓)라는 누각을 세운 것이 시초이다. 1444년(세종 26년) 하동 부원군 정인지가 광한루로 이름을 고쳤다. 광한루원 안에는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오작교와 호수 위에 지어진 완월정도 있다.

조갑녀 살풀이 명무관은 예촌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다. 1923년 남원에서 태어난 조갑녀씨는 조선시대 장악원 종 9품 참봉직을 지낸 이정선의 마지막 제자였다. 우리의 한을 토대로 승무와 살풀이춤을 세상에 선보인 후 2015년 4월에 작고했다. 명무관에는 승무 의상, 유품, 살풀이 의상, 영상자료 등이 전시됐다.

[조갑녀 살풀이 명무관의 유품]


춘향테마파크에는 향토박물관, 심수관도예관, 시민도예대학 등 문화 시설이 있고 가장 볼 만한 것은 춘향전을 테마로 해서 당시를 재현한 것들이다. 춘향이가 살던 집, 춘향이와 이몽룡이 만난 모형들, 사랑을 테마로한 열쇠고리 등이 있다.

춘향테마파크를 지나 언덕을 올라가면 남원항공우주천문대가 있다. 남원항공우주천문대는 천문과학과 항공우주 두 분야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립과학관이다. 7m 원형돔과 600mm 반사망원경, 150mm 굴절망원경 등을 둘러 볼 수 있고, 10m 돔 스크린에서 VR체험도 할 수 있다.

남원항공우주천문대를 둘러 본 후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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