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경쟁체제, '코레일 자회사' 설립 쪽으로 가닥

입력 : 2013-05-23 18:21
검토위 '독일식 부분적 개방' 의견… 민간 사업자 참여는 사실상 무산<br/>코레일·연기금 투자로 지분 마련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민간 사업자에게 철도 운영을 맡겨 철도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던 정부의 계획이 사실상 좌절됐다. 대신 코레일을 지주회사로 한 자회사를 설립해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경쟁을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는 코레일이 지주회사가 되고 각 노선마다 코레일 출자사가 운영을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확정되면 오는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수도권 고속철도(KTX)는 코레일이 아닌 코레일 출자회사가 운영을 맡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영 측면에서 출자회사가 코레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어느 정도 효율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 방안이 철도 민영화를 위한 꼼수 아니냐는 주장도 있어 향후 정부의 철도 발전방안이 어떻게 수립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는 민간 검토위원회(이하 검토위)에서 정부의 철도산업 발전 구상에 대해 공공성과 효율성을 갖춘 독일식 모델이 가장 적합한 것이라는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달 26일 구성된 검토위는 한 달간 7차례 회의를 통해 정부가 제시한 철도산업 발전 모델을 검토했다. 검토위는 철도 독점 운영으로 코레일과 철도산업 전반의 부실이 심화될 것이라며 경쟁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단 철도를 민간에 완전 개방하는 영국이나 점진적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스웨덴 방식보다는 부분적 시장 개방을 허용하는 독일식 모델이 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코레일은 운송사업을 영위하고 분리 운영이 효율적인 사업은 자회사 형태로 전환해 지주회사 역할도 맡는 체제로 단계적으로 개편하는 정부의 방안이 적절하다고 검토위는 동의했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 특성과 사업구조가 상이한 여객과 물류사업의 분리가 우선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철도시장 구조 개편방안의 경우 간선·지선·광역철도 등 분야별로 경쟁구조를 차등화해 운영하는 정부 구상에 대해 대체로 공감했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자는 신규 노선과 기존 적자노선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정부는 그동안 철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도구조 개혁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 운영을 민간에 맡기는 방식을 추진했지만 민영화 및 대기업 특혜 등의 논란으로 지연됐다.

김경욱 국토부 철도국장은 "이번 방안은 민간의 참여를 배제하는 동시에 코레일로부터 경영과 회계를 독립시킨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설립될 자회사는 코레일과 함께 연기금 형태의 재무적 투자자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꾸릴 예정이다. 정부 재원은 포함되지 않으며 민간 자본도 투입하지 않기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국토부는 그동안 코레일 부실경영에 대해 지적을 거듭해왔던 터여서 코레일 지분을 투입한 자회사 설립이 과연 효율적인 철도 운영을 도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사실상 현재 코레일의 참여 없이는 별도로 철도 운영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지분 참여가 불가피하다"며 "코레일 지분은 3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경영·회계면에서 최대한 독립성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일부에서는 민간 참여를 배제시켜 여론을 진정시키면서 코레일과 별개의 회사에 운영을 맡겨 향후 민간자본을 투입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공정한 철도 경쟁체제도 아니고 자회사를 설립해서 어떻게 경쟁을 시키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민영화를 위한 포석을 깔아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위원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검토하고 공개토론회 등을 거쳐 다음달 중 철도 발전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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