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소장bsj7000@hanmail.net
- 경희대China MBA 객원교수
-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 2010년 한화상해투자자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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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스페셜 칼럼] 한국증시, 카나리아가 운다 [전병서 교수] 코로나와 정부의 헛발질이 만든 자산 대폭등의 시대 코로나가 경기최악, 투자최악을 만들었다. 경기악화로 투자자금수요는 최악이지만 정부는 코로나 잡는 대신 천문학적 돈을 풀어 돈값이 똥값 되었다. 돈의 값인 금리는 제로에서 이젠 마이너스로 가고 있다. 이론상 자산가격은 미래현금흐름을 금리로 할인한 것인데 분모가 0도 아니고 마이너스로 가고 있으니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이 끝없이 오르고 있다. 2000년 만에 전 세계가 동시에 금리가 제로로 들어가는 초유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물은 낮은 데로 흐르지만 돈은 높은 데로 흐른다. 성장률이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수익률이 낮은 데서 높은 데로 간다. 마이너스 금리인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은행예금에서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려가고 있다. 실물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고 깊은 불황에서 헤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돈은 금융시장 안에서 회전하는 머니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 연간 50만대 전기자동차를 겨우 파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내연자동차를 파는 세계 10대 자동차기업의 시총을 합한 것보다 더 커졌다. 월 6000대 전기차를 파는 중국의 전기차회사 니오의 시총은 중국 모든 자동차회사들의 시총보다 더 크다. 그런데도 갈길 잃은 자금은 계속 금융시장으로 몰리고 금융시장의 판돈 돌리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가 만든 방역 양극화, 정보 양극화, 소득 양극화가 경기사이클의 변화와 투자패턴의 치명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름 그대로 투자가 아닌 투기게임이다. 투자와 투기는 글자 한자 차이고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다. 못 먹으면 바보 되는 게임에서 초보자들이 대거 뛰어들고 있다. 한국증시에서 동학개미가 723만명이 새로 계좌를 텄고 그 규모는 2019년의 세 배가 넘는다고 한다. 개미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제로금리가 경제와 사회 그리고 세상을 뒤집어 놓고 있고 노년층과 청년층의 재테크 지도를 바꾸어 놓았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는 세계적 현상이다. 한국에는 동학개미, 미국에는 로빈훗, 중국에는 부추들이 등장했다. 중국은 지금 한달에 150만개씩 신규계좌가 늘고 1억7000만명이 주식투자를 한다. 증시는 경기회복이 무섭다 가격이 오르면 주식매수 장광설이 넘쳐나고 장밋빛 꿈을 얘기하지만 추락하면 흉흉한 뉴스와 지옥까지 떨어질 것 같은 공포가 난무한다. 지금 증시는 아이러니지만 경기회복이 두렵다. V, U, L자도 아닌 “K자” 경기회복에 계단 아래로 가는 업종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계단 위로 가는 업종은 닥치고 사 들어가는 코로나 장세는 결국 코로나가 멈출 때 꺼진다. 백신이 제 역할 하고, 경기가 살아나고, 금리가 제 기능하는 순간 하늘 끝까지 올라간 '잭'이 콩나무에서 추락할 일만 남는다. 증시에는 10년에 한 번씩, “아는 게 병이고 경험이 독”이 되는 때가 있다. 대세상승 버블장세에서는 수많은 내로라 하는 펀드 매니저와 전략가가 죽어 나간다. 초저금리 초과 유동성이 만드는 대세상승기에 그간의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세 전망을 하다가 수익률이 왕이자 칼인 시장에서 어명을 어기다 칼 맞아 퇴출된다. 뭐든 뒷북치면 죽는다. 특히 주식시장이 심하다. “떨어지는 칼날은 받지 마라”는 증시 속언이 있다. 상투를 먼저 부르다가 팔면 바보되기도 하지만 끝까지 먹겠다고 상투까지 따라가다 보면 결국 망한다. 모든 이가 코로나 조기종식, 경기회복을 원하지만 이런 버블장에서는 코로나 종식이 금융시장에 독이다. 버블의 끝은 금융에 머물던 돈이 실물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둑 터진 댐의 현상과 함께 나타난다. 올라가면 개미떼처럼 몰려들지만 속락하면 개미새끼 한 마리 없는 것이 금융시장이다. 올라갈 때 그렇게 많던 전문가와 전략가는 속락하면 아무도 없다. 금융에는 “나쁜 소식을 가지고 오는 사신은 죽여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돈 잃고 속 안 쓰린 사람 없다. 그래서 폭등하는 시장에 부정적인 의견이나 반대의견 내면 여론몰이 댓글 폭탄으로 죽인다. 금융회사도 매일 떼돈 버는 상황에서 찬물 붓는 전략가는 역적일 뿐이다. 그래서 강세장에는 모든 금융회사에는 용비어천가만 부르는 낙관론자만 살아 남는다. 상승장에는 수많은 족집게 전문가가 등장하지만 하락장에는 단 한 명의 전문가가 없다. 비관론자는 강세장에서 모두 죽어 나갔기 때문이다. 주가가 폭락하면 숨죽이고 엎드린 상승예측 전문가만 살아 남아 다시 10년 뒤를 기약한다. 그래서 증시에는 상승예측 전문가만 있고 하락예측 전문가는 없다. 증시를 경고하는 카나리아 새가 있다 미친듯이 올라가는 황소장에 카나리아 새가 있다. 파리 날리던 증권사 객장에 장바구니 아줌마가 등장하면 7부능선이다. 그리고 노 리스크로 돈 먹는다는 소문에 공모주 청약에 천문학적 돈이 몰리면 8부능선이다. 금융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택시기사, 미화원 같은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까지 주식 물어 보면 9부능선이다. 이번 코로나 버블 상승장세는 결국 결자해지다. 코로나 백신의 본격 공급시기가 아이러니지만 버블장을 세우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실물경기 상승 시그널이 나오면 경고이고, 경기 좋다고 금융당국이 금리인상 검토하면 10년에 한 번 오는 버블의 장은 사그라든다. 코로나 백신은 빨라야 상반기 접종이고, 실물경기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상승하는 단계”는 빠르면 하반기이고 경기회복 빠른 나라도 통화긴축은 찬바람 불 때 나올 것 같다. 밀물에 그물 쳐서 잡은 고기를 썰물에 다 털리는 것은 결국 나의 탐욕 때문이다. 욕심이 발목 잡는 덫이다. 돈은 불과 같아서 잘 관리하면 편리하고 유용하지만 잘못 관리하면 집을 태우고 사람도 태운다. 밥할 때 불은 켤 때가 있고 꺼야 할 때가 있다. 너무 오래 과열되면, 밥을 태우고 부엌을 태우고 집도 태우는 수가 있다. 소의 해의 투자, 소처럼 신중하게 걷지만 눈은 호랑이처럼 날쌔야 돈 먹는다. 투자는 정보력, 실력, 안목과 용기의 종합예술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운이다. 10년에 한 번 오는 황소장에 대운이 들어 밀물이 올 때 그물 치면 큰 고기 잡는다. 그러나 밀물은 요란스럽게 오지만 썰물은 순식간에 소리 없이 빠지기 때문에 사고가 잘 난다. 10년 만에 한 번 오는 대세상승 버블장 즐기되 너무 길게 탐하지는 않는 것이 답이다. 2021-01-15 04: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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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스페셜 칼럼] 2021년 바이든시대 대(對)중국 투자 3대 리스크..한국의 전략은? [전병서 교수] 美, 대중국 공격 마초군단에서 아마조네스군단으로 지난 2년간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은 성공했을까? 답은 '글쎄요'다. 장사꾼 트럼프, 속전속결로 중국을 몰아붙였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심판의 게임종료 휘슬이 울렸고 경기에 진 트럼프 대통령은 하산할 일만 남았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목 조르기에 숨이 넘어갈 뻔했다가 한숨 돌렸다. 그래서 지금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등장에 미국과 관계 개선의 기대가 있다. 그러나 중국은 개를 피해 산으로 갔다가 늑대를 만난 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바이든은 중국의 역대 지도자 5명 중 마오쩌둥을 빼고 4명의 지도자를 모두 만나 회담을 한 미국 정계 최고의 중국통이다. 1979년 상원의원으로 덩샤오핑과 면담 이후 2001년 상원외교위원장으로 장쩌민 주석과 주룽지 총리와 회담했고, 2011년 부통령 자격으로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와 회담했다. 2013년에는 부통령 자격으로 시진핑과 회담했고 2015년에는 방미한 시진핑 주석과 회담했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 트럼프는 중국을 잘 몰랐지만 바이든은 시진핑의 실력을 역대 중국지도자들과 비교할 수 있는 내공을 지녔다. 기업이건 정치이건 간에 결국 사람이다. 용병술이 전쟁의 승패를 가른다. 바이든의 공약과 인선을 보면 미국의 미래 4년은 트럼프의 지난 4년과는 완전히 달라질 판이고 대중국 전략도 트럼프와는 다른 차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스탭을 보면 '펜스 부통령을 필두로 70대의 백인 마초(Macho-man)군단'들이 중국 공격의 주도세력이었다. 그러나 지금 바이든의 외교와 경제, 백악관 스탭을 보면 여성부통령부터 시작해 '50대 여성 중심의 아마조네스(Amazones) 군단'들이 대거 등장했다. 트럼프의 마초군단 전략과 바이든의 아마조네스 군단 전략은 기본부터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트럼프시대 대중국 스탭은 반중 감정으로 똘똘 뭉친 고집불통들 중심이었지만, 이번 바이든의 인선은 철저하게 중국실무를 담당했던 유경험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바이든 시대에 중국은 희망과는 달리 트럼프시대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021년 중국경제의 3가지 리스크 중국은 코로나19의 발병국이지만 강한 사회통제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를 조기에 안정화시킨 덕분에 2020년에 전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이 퍼뜨린 코로나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신음하고 있고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의 수출은 하반기 들어 두 자릿수 고공행진 중이고 11월에는 21.1%의 고성장을 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방역물품 수요가 급증하는데, 중국은 빠른 코로나 안정화로 코로나 방역 관련 물품의 수출이 급증했고, 경기침체로 가성비 좋은 저가상품의 수요가 폭발하다 보니 중국이 최대수혜자가 된 때문이다. 2021년에도 중국경제는 8~9%의 고성장으로 전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2021년 1분기 GDP는 2020년 1분기의 코로나 발생 기저효과 때문에 15~20%대의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는 전형적인 '상고하저'의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잘나가는 중국경제 2021년에 리스크는 무엇일까? 첫째는 위안화 절상, 둘째는 금융완화 중단에 따른 신용 리스크, 셋째는 미국과의 전쟁 재점화다. 시기별로 보면 상반기 위안화 절상, 중반기 신용 리스크, 하반기 대미 리스크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를 통한 경기부양은 필연적으로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를 부른다. 중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수경기 부양에는 위안화 강세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태세다. 중국의 위안화 환율은 전 저점인 6.2 수준까지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내수기업은 휘파람을 불지만 수출기업은 위기다. 중국의 중소수출기업과 거래하는 한국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은 미국 못지않게 통화를 풀었다. GDP의 200%가 넘는 유동성이 제대로 돌기 시작하면 인플레 압력이 커진다. 경기가 5~6%대로 정상수준으로 돌아오면, 중국정부가 맨 먼저 할 일은 금융완화정책의 중단이다. 코로나 와중에 부채를 늘린 중소기업의 신용위기가 올 수 있다. 미국의 코로나 확산과 집권초기의 진영정비기간을 감안하면, 미국의 중국과의 전쟁은 하반기에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무역, 기술, 금융, 외교, 국방 등 전방위로 미국의 파상공격이 예상되고 이는 대중국 투자심리의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리스크를 한국의 기회로 삼으려면? 지금 중국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낮아진 상황이다. 2021년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14차 5개년계획에는 수출목표가 없다. 그리고 코로나 영향으로 미국의 내수시장 위축이 있기는 하지만 2020년 중국의 내수유통시장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래서 중국은 2020년에에 수출의존 중심의 성장모델을 버리고 '쌍순환(双循环) 경제'라는 이름의 기술혁신 주도 내수성장 모델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미·중의 전쟁에서 그간 한국은 고래싸움에 등 터진 새우의 형국이었다. 그런데 2021년부터 새로운 국면이 나타날 전망이다. 중국의 기술 국산화와 내수중심 성장은 단기적으로 한국이 수혜자다. 미국의 첨단기술 봉쇄로 중국은 미국 이외의 기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한국이 좋은 협력대상이다. 그리고 내수시장 확대는 지리적·문화적으로 한국기업에 유리한 점이 많다. 지금 중국은 온라인 플랫폼 소비가 총유통의 30%대에 달하는 '플랫폼 소비의 나라'로 변신 중이다. 2019년에 중국은 전 세계 명품의 35%를 구매했고 세계 9대 명차의 27%를 사들였다. 중국은 지금 '브랜드의 나라'다. 그래서 한국의 대중전략도 빨리 바꾸어야 한다. 우리가 먹던 것, 입던 것을 중국에 팔던 시대는 끝났다. 중국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플랫폼 경제와 브랜드 경제에 올라타지 못하면 더 이상 한국에서 중국특수는 없다. 최신, 최대, 최고, 최초의 '최(最)'씨 형제만 중국에서 대접 받는다. 바이든 시대의 중국에는 큰 변화가 기다리고 있고 우리 한국의 대중전략도 빨리 바꾸어야 한다. 인건비에 목숨을 걸었던 전통제조업은 빨리 탈(脫)중국화하고 최신, 최대, 최고, 최초의 '최씨' 형제로 무장한 소비재는 빨리 중국으로 들어가 시장을 잡아야 한다. 이젠 중국에 컨베이어 돌려서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팔던 시대는 끝났다. 중국에서 지금 비즈니스는 플랫폼에 올라타 브랜드를 팔아야 하는 시대다. 2020-12-10 18: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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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스페셜 칼럼] '바이드노믹스'에 숨겨진 2가지 함정 [전병서 교수] 바이드노믹스, 수렁에 빠진 미국경제를 건질까? 기세등등하게 등장했던 기업인 출신 트럼프 대통령은 쓸쓸한 퇴장만이 남았다. 정치꾼들에 신물이 난 미국인들이 혹시나 해서 장사꾼으로 갈아탔지만 뒤끝이 안 좋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역시 '약은 약사에게 병은 의사'를 찾아 가는 것이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존경받는 자유 민주주의국가의 리더 미국은 간데없고 미국을 전 세계 크고 작은 나라와 사사건건 맞붙어 싸우는 싸움닭으로 만들었다. 코로나를 감기쯤으로 오판해 100년 만에 최악의 경제를 만들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시스템을 가진 나라에서 세계 최대 확진자와 최대 사망자를 만들었다. 40년 정치꾼 출신 바이든이 등장했다. 비정상으로 간 미국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의 공약을 보면 트럼프와 정반대다. 지난 트럼프 4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미국이 기다리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우선순위를 보면 내치 우선, 외교 후순위다. 첫째가 코로나 방역이고, 둘째가 경제 살리기, 셋째가 인프라 투자, 넷째가 중국 견제다. 외교정책의 기조변화는 동맹을 통한 중국 견제다. 미국경제를 일으켜 세울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보면서 희망과 기대도 있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이 있다. 바이든의 정책에 두 가지의 함정이 보이기 때문이다. 바로 동맹의 함정, 녹색경제의 함정이다. 미국, 자기를 돕는 자만 돕는다 미국의 외교정책 기조인 '동맹을 통한 중국 견제' 전략을 보면서 드는 걱정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지만 미국은 자기를 돕는 자만 돕는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동맹의 강화'는 확실한 편가르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무소불위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의 외교는 웃으면서 쇠 주먹으로 내리치는 것이다. 동맹의 다른 이름은 이해관계에 따른 계산, 합종연횡이다. 합종연횡은 세가 약할 때 쓰거나 패권자가 자기 손에 피 묻히기 싫을 때 쓰는 전략이다. 미국의 동맹 전략은 후자다. 미국이 중국을 잡기 위해 던진 그물이 네 개나 된다. 첫째가 클린 네트워크(Clean Network), 둘째가 쿼드블록(Quad Bloc), 셋째가 경제번영 네트워크(EPN), 넷째가 중거리미사일망(INF)이다. 미국은 이 4개의 그물을 칠 때 맞잡아줄 동맹을 구한다고 하지만 말이 요청이지 실제로는 명령이다. 미국이 치는 중국 포위망에서 한국이 빠져나갈 수 없다. 중국은 그물망 구멍내기에 올인하고, 미국은 그물망 치기에 올인한다. 패권국이 약해지고 2등이 강해져서 나타나는 ‘B급 패권국’과 ‘B급 강국’이 부딪치면 고약한 것은 약한 나라 줄 세우기다. 줄을 잘못서면, 여차하면 원숭이를 길들이기 위해 닭을 잡아 피를 보여주는 데 쓰이는 '닭'이 될 가능성이 있다. ROI와 스마일 커브가 만든 미국경제 모델의 한계 바이든 정부는 녹색경제에 올인한다. 바이든은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해 관련산업에 2조 달러를 퍼넣는다. 신재생에너지에 5조 달러를 집어넣고, 205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원대한 목표도 세웠다. 트럼프의 표밭인 전통산업에 대한 공약은 없다. 화석연료산업은 지원금을 중단하고 오염유발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경고를 한다. 천연가스 신규 시추허가는 중단한다. 세계 최대로 화석연료를 많이 쓰는 중국을 잡는 데 탄소세를 무기로 쓴다. 탄소 배출이 많은 나라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지금 미국의 반도체, 5G가 헤매는 것은 자기자본수익률(ROI) 경영과 스마일커브(Smile Curve)경영 때문이다. 미국은 단기이익 극대화에 목숨을 건 월가의 자본 논리에 함몰되어 투자비는 줄이고 이익은 극대화하는 ROI를 기업실력의 척도로 쓰는 바람에 ROI를 올리는 데 급급했다. 미국기업들은 지난 40년간 고정비를 줄이는 데 주력했고, 덕분에 ROI는 최고였다. 반도체도 거대 투자비가 들어가는 파운드리는 대만과 한국에 하청을 주었고, 통신장비도 서비스만 개발하고 설비투자가 많이 드는 장비생산은 중국과 한국에 하청을 주었다. 닦고, 조이고, 기름쳐야 하는 제조보다는 R&D와 유통의 입꼬리 양끝만 가지고 떼돈을 버는 마법의 스마일 커브 비즈모델이 미국기업을 사로잡았고, 이를 실천에 옮긴 애플을 예로 들면 기업이익도 시가총액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그러나 이는 중국을 하청기지로, 미국기업의 머슴으로 맘대로 부릴 때의 얘기였고, 미·중 간 무역전쟁이 벌어졌다. 이젠 스마일 커브의 좌측 입꼬리인 R&D 분야의 기술전쟁으로 번지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머슴이 파업하면서 대감 집 마당 쓸고, 장작 패고, 밥할 사람이 없어지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정치권에서 부랴부랴 탈중국화네 역글로벌화네 리쇼어링이네 떠들었지만, 40년 전에 집 나간 제조업은 돌아올 생각이 없다. 미·중의 기술전쟁으로 생산이 다시 중요해졌다. 첨단산업에서 생산의 내재화가 없으면 이젠 첨단산업 자체가 문제가 된다. 백신이든 5G든 기술개발을 빨리 해도 양산공장이 없으면 도루묵이다. 미국은, 집 나간 전통제조업은 무역전쟁의 시빗거리로 트집잡는 데 쓸 뿐이고 이젠 첨단산업의 기술과 생산 내재화로 마음을 굳혔다. 미국이 파는 녹색경제의 함정, 한국은? 산업혁명을 에너지 측면에서 보면, 결국 농업에서 정보혁명까지의 배경에는 에너지가 있었다. 공업혁명시대에는 석탄이, 자동차시대에는 석유가, 그리고 정보시대는 전기가 힘이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태양'이 힘이다. 태양이 하루 동안 지구에 비추는 햇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면 인류가 1년 쓸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다. 새로운 산업 패권은 에너지 패권과 같이 간다. 이젠 태양이다. 미국의 새로운 바이든 정부는 신에너지에 목숨을 걸었다. 미국이 신에너지에서 중국을 잡을 함정을 파는 것이다. 중국은 첨단산업에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신에너지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에둘러 전기차에 올인한다고 발표했다. 2035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50%까지 올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제국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은 그린 뉴딜에 젓가락을 올려놓았다. 바이든의 녹색경제를 보면서 떠오르는 걱정은 반도체든 통신이든 신에너지든 미국이 맘 먹고 덤비면 당할 자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미·중전쟁은 신에너지에서 크게 벌어질 판이다. 그리고 치열한 선두경쟁이 신에너지산업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높일 전망이다. 미·중이 목숨 걸고 덤비는 신에너지시장에 한국이 어설프게 덤비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 긴 그림과 함께 미·중의 박 터질 경쟁구도 하에서, 한국은 스탠스를 빨리 잡고 빨리 출발해야 산다. 여의도에서 정책을 놓고 말싸움으로 시간을 보내다간 차는 지나간다. 2020-11-13 02: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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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스페셜 칼럼] 한국 경제, 코로나 백신과 AI에 달렸다 [전병서 교수] 영웅과 거상(巨商)이 등장할 타이밍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고 해도 10년을 넘기지 못한다. 화무십일홍이고 권불10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이다. 정치인이 역사에 한 줄 족적을 남기는 것은 국민을 얼마나 잘살게 했는가에 달렸다. 훌륭한 정치리더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 살기가 없어야 하고 둘째, 탐욕이 없어야 하고 셋째, 공명심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원한을 갚기 위한 복수의 칼만 휘두르면 더 큰 칼을 부른다. 강을 건너면 배는 버리고 화합의 장으로 가지 않으면 육지에서 정착하기는 어렵다. 사공이 버스를 몰 수는 없기 때문이다. 탐욕에 눈이 멀게 되면 대사를 그르친다. 개인이나 속한 무리의 작은 이익에 목숨을 걸면 국가의 큰 이익을 얻지 못한다. 공명심에 눈이 멀어 4-5년의 짧은 임기 내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있게 장식하겠다고 무리수를 두거나 전임자와의 차별화에만 몰두하면 결국 호랑이 그리는 척하다 고양이를 그리다 만다. 역사의 밀물이 들어왔을 때 거기 서 있으면 영웅이 되는 것이지 내가 역사의 밀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정치인들의 착각이다. 난세에 영웅 나고 불황에 거상(巨商) 난다. 코로나19가 만든 100년 만에 온 전대미문의 대불황이다. 누가 나를 감염시킬지 내가 누구를 감염시켜 죽일지 모르는 천하대란의 시대다. 역사 대전환의 밀물이 몰려온 것이다. 영웅과 거상이 대거 등장할 타이밍이다. 기술도 규제도 시장을 못 이긴다 코로나는 인류에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거상(巨商)을 만들고 있다. 미국의 빅 테크(Big Tech) 회사들에 답이 있다. 전 세계 연간 8700만대의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전기차시장은 212만대로 2.4%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전기차시장에서 16.1% 점유율로 겨우 34만대의 자동차를 파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4096억 달러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자동차회사 GM, 폭스바겐, 도요타의 시가총액을 넘어섰고, 세계 시가총액 순위 12위다. 3485억 달러 수준인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51억 달러나 더 많다. 세상은 지금 자동차를 석유 먹는 기계가 아닌 '바퀴 달린 전자제품', '핸들 없이 운행되는 로봇'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Price Earning Ratio)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꿈 대비 주가가 얼마(Price Dream Ratio)인지를 보는 시대이고, 이런 회사에 투자가들은 돈을 몰아주고 정부는 정책지원을 무지막지하게 하고 있다. 10년 만에 온 대불황, 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영웅은 살아남지 못한다. 혼란의 시대에는 '법보다는 주먹'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시대는 '법보다는 밥'이다. 미국의 대선이 한창이다. 두고 봐야 하겠지만 결국 경제와 방역에서 결판난다. 인류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난세에 테슬라 같은 기업들을 나오게 만들고 성공시키는 킹메이커가 '진짜 정치영웅'이다. 한국은 세상을 변화시킬 빅 테크 회사가 몇이나 될까? 세상을 변화시킬 빅 테크 회사를 만들고 키우는 데서 한국의 미래가, 영웅을 꿈꾸는 한국정치인들의 미래가 달렸다. 돈이 움직이는 시장의 변화를 무섭게 봐야 한다. 돈에는 이념이 없다. 한국에서 자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규제법안, 참 답답하다. 기술도 규제도 결국 시장을 못 이긴다. 달러 프린터만으로 코로나 극복할까? 한국경제, 코로나와 AI에 달렸다. 코로나에는 강대국도 약소국도 없다. 코로나를 빨리 잡지 못하면 돈을 아무리 풀어도 소용없다. 결국 '격리와 백신 항생제'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선진국이 개발하면 사다 쓴다는 것은 허망한 기대다. 선진국 자체 수요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최단기에 코로나19를 안정화시킨 한국, 코로나방역 브랜드를 백신과 항생제로 연결하면 대박이다. 팬데믹의 역사를 보면 최소 3년 이상 지속된다. 코로나 검진키트 장사로는 오래 못 간다. 백신과 항생제에 성공하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수출 유망품목이 된다. 인류에 대한 바이러스의 침략은 이제 주기적으로 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미국과 중국의 백신과 치료약 개발을 구경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고 정부가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기업과 연구소가 목숨 걸고 백신과 항생제 개발의 장기경쟁에 뛰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달러 프린터만으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 거대한 버블이 다가오고 있다. 2001년 닷컴, 2009년 하우징 버블, 2020년 채권 버블이 누적되어 버블이 가을하늘 뭉게구름처럼 커지고 있다. 역사상 처음 겪는 마이너스 금리시대에 금융시장만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났다. 잭의 콩나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은 도구일 뿐 그러나 금융은 그 자체로는 불임산업이다. 서로 예금대출 주고받기 해서 예대잔고를 무한대로 키운들, 시장 내에서 주식 사고 팔기로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린들 실물로 돈이 투입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 없는 금융시장 안에서 자금의 공회전일 뿐이다. 지금 땅 위의 모든 것은 공급과잉이다. 코로나가 만든 격리와 칩거로 인한 수요부족이 원인이다. 코로나19가 만든 비대면경제의 꽃은 웨비나와 재택근무다. 한국정부가 그렇게 잡고 싶어하는 부동산 가격, 코로나가 장기화되어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 자동해결될 수도 있다. 폭등한 서울 아파트 대신 와이파이(WIFI) 잘 터지는 경치 좋은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부동산가격이 떨어지면 대출해준 금융기관들이 연쇄부도날 수도 있다. 한국정부와 국회는 입으로는 규제 샌드박스를 외치지만 행동은 기업의 창의성을 옭아매는 규제일변도로 달린다. 쏟아지는 법안에 기업은 할 말이 없다. 이젠 세상에 없던 기술과 서비스로 남아도는 물건의 주인을 찾아주는 AI가 답이다. 국민들이 일주일에 '5일 일해서 7일 먹는 라이프'가 아닌 '1일 일하고 7일 먹는 라이프'를 만드는 것이 멋진 정치고, 진정 저녁이 있는 삶이다. 지금 미국이 중국의 틱톡, 위챗, 앤트금융을 제재하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빅데이터와 IP의 전쟁이다. 미국은 막혀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중국은 미국에 들어가 빅데이터를 모으고 IP를 뽑아낼 위험성 때문이다.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은 이젠 도구일 뿐이다.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에서 만들어진 데이터와 IP로 만든 AI가 국가경쟁력이다. 빅데이터와 IP그리고 AI의 전쟁에서 뒤지면 모든 게 끝난다. 2020-10-19 00:3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