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건, '미투' 논란에 "자격 반납"…與, 곳곳서 '잡음'

김도형 기자입력 : 2020-01-28 17:57
총선 79일 앞두고 터진 영입인사의 성적 학대 논란 현역 의원-청와대 인사, 경선 과열 조짐…후유증 예상
4·15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순항하는 듯했던 더불어민주당에 악재가 겹쳤다. 인재영입 2호였던 '이남자' 원종건씨의 전 여자친구 성적 학대 논란이 벌어진 데다, 지역구 곳곳에서 당내 경쟁자들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 공천을 앞두고 터진 이같은 악재에 당내에선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원종건씨는 28일 해당 의혹과 관련,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전 여자친구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원씨의 성적 학대와 가스라이팅(정서적 학대) 등을 폭로하는 글을 올리자 이에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원씨는 해당 의혹과 관련,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며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했다. 이어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다. 주장의 진실여부와는 별개로 함께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 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씨가 "자격을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인재영입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이를 '사적 문제'로 치부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

인재영입 작업에 깊숙히 개입하고 있는 김성환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공적인 신분을 내려놨으므로, 사적인 영역에서 과거 여자친구에게 사과하거나 그런 영역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이 영역까지 저희가 검증을 할 수 있는지…. 염두에 두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은 이해찬 대표 또한 이에 대한 책임 있는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원게시판엔 "이해찬 당 대표님, 책임이란 단어를 아세요?", "원종건 건 책임지고 이해찬 대표 사퇴하라", "보여주기식 인재영입 그만하시죠" 등의 글이 게시되고 있다.

경선 후유증도 예고되고 있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에게 이날부터 통보를 시작했고, 현역 의원과 청와대 출신 등 경선 경쟁자의 갈등이 점점 표출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신경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한강변 영등포엔 아직 변종철새가 날아든다. 유서 깊은 강에 '쓰레기집하장, 철새 도래지'는 안 된다. 적폐 쓸어내는 청소부, 철새 잡는 포수가 되겠다"고 적었다. 경쟁자인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의 탈당 전력을 공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 남양주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한정 의원은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왔다면서 돌연 등장한 분과 공천을 다퉈야 한다"며 "낙하산이건 '공수부대'건 대통령 뜻과 무관하다는 것을 안다. 30년 민주당 생활에서 처음 얼굴을 보는 후배와 상대하게 됐다"고 적었다.

청와대 출신 인사와 공천을 겨뤄야 하는 수도권의 한 전직 지역위원장은 "그 사람들은 당에 기여한 게 없다. 청와대에서 잠깐 근무했다고 해서 그게 당에 기여를 하는 것이냐"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통보가 시작된 하위 20% 의원들의 반발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이 또한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논란이 있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던 정봉주 전 의원도 민주당의 골칫거리다. 민주당 지도부는 두 사람에 대해 '불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는 이날도 김 전 대변인의 적격 여부를 결론짓지 않고 '계속심사'하기로 했다.

진성준 간사는 브리핑에서 "김의겸 전 대변인의 논란과 관련해 현장 실사도 나가고, 김 전 대변인을 직접 만나 설명을 듣고, 주변 조사도 진행을 했지만, 추가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 오늘 다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투기 논란에 대해 더 조사하고, 다음 검증위 회의에서 적격성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변인에 대한 적격 심사가 미뤄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출마 의사를 밝힌 정 전 의원의 경우,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출마 절차를 밟는 것은 정당한 민주적 권리이자 헌법적 권리이기도 하다"며 "혹여 통보할 의사가 있더라도 개인의 출마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아울러 "당 지도부로부터 불출마를 통보받은 일이 전혀 없다"며 "근거 없는 악성 루머를 밝혀내겠다. 전 오늘 후보등록을 마쳤다"고 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변인·정 전 의원에게) 요청(불출마)이 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미투 논란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입인재 자격을 자진 반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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