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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3색 이통사 키워드...SKT 'AI 전환' KT '디지코 확장' LGU+ '고객경험'
이동통신 3사 대표들이 신년사를 통해 '통신 기반 비통신 사업 확장'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SKT)·SK브로드밴드(SKB) 대표는 '인공지능(AI) 전환'을 화두로 내세웠고, 구현모 KT 대표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확장'을 강조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고객경험 혁신'을 주문했다. 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대표들은 임직원들에게 이러한 내용이 담긴 새해 첫 이메일·영상을 보냈다. ◆SKT "AI 컴퍼니 도약" SKT와 SKB 대표를 겸직하는 유영상 대표는 "두 회사가 AI 컴퍼니로 가는 여정에서 올해가 '도약과 전환'의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며 "AI 컴퍼니로 향한 비전 실행의 원년으로 삼자"고 전했다. 유 대표는 "금리인상과 전쟁 발발로 인해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차세대 인터넷으로 꼽히는 대화형 AI, 메타버스, 웹 3.0은 지속해서 발전할 것"이라며 "SKT·SKB가 움츠리지 말고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컴퍼니' 비전 실천을 통해 성과를 가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 대화형 AI '에이닷(A.)'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글로벌 AI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유무선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사업의 AI 혁신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유 대표의 계획이 완료되면 미국 빅테크 기업 수준의 AI 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유 대표의 사업 전략에 맞춰 SKT는 5일(현지시간) CES 2023 행사에서 AI 반도체, UAM(도심항공교통), 신재생 에너지 통합관리 플랫폼 등 AI 관련 사업 성과를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시연한다. 유 대표도 SK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행사에 참석해 국내외 기업에게 SKT의 AI 컴퍼니 혁신을 소개할 계획이다. ◆KT '디지코'로 지난해 매출 사상 최대 구현모 KT 대표는 KT그룹 신년식에서 '임직원의 단단한 응집력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디지코 KT'를 강조하며 "2022년 KT 그룹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며, 이는 임직원 스스로 변화의 주체로서 주인정신을 가지고 다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KT가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려면 '안전과 안정 운용'이 중요하다"며 국민 디지털 일상에 차질이 없도록 KT 그룹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미디어센터, 금융센터(BC카드, 케이뱅크) 등의 안전과 안정 수준을 한 단계 높여 달라고 KT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구 대표는 "지난 3년간 KT 성장을 이끈 디지코 전략을 확장하고, 다른 산업과 연계해 글로벌 성장을 만들자"며 "이를 위해 이익을 보장하는 성장, 미래에 인정받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디지털 시민 원팀 등을 통해 KT 그룹의 역할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객경험' 앞세운 LGU+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 '빼어난 고객경험'을 앞세워 미래 성장 전략인 'U+(유플러스)3.0'을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빼어난 고객경험은 자칫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영역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사소한 차이가 빼어남을 만들고, 이를 위해 LG유플러스 모든 임직원이 상품·서비스에 영혼과 애착을 담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빼어난 고객경험은 기존 사업의 플랫폼화를 추진하는 U+3.0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거듭난다. 황 대표는 "본업인 통신은 디지털화를 추진해 온라인 고객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고객이 자주 방문하고 오래 머무는 루틴·구독 서비스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미디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의 시청경험을 높이고, 콘텐츠 제작 전문역량을 활용해 콘텐츠 사업을 추진해 놀이 플랫폼으로 본격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케어 플랫폼에서는 아이들나라가 신사업으로 자리 잡게 하고, B2B에서는 소상공인·모빌리티 등을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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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년사]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빼어난 고객경험 혁신으로 U+3.0 변화 원년 만든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고객에게 확실히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빼어난 고객경험'을 앞세워 미래 성장 전략인 'U+(유플러스)3.0'을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2일 황현식 대표는 영상으로 임직원에게 전달한 2023년 신년 메시지를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빼어난 고객경험이 U+3.0 변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사업의 기본이 되는 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황 대표는 2023년을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가 꽃을 피우는 해'라고 소개하며, 이를 위해 한걸음 더 진화된 고객경험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기존 사업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고, 이를 플랫폼 사업으로 진화하면 U+3.0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이 때 우리가 만드는 고객 경험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확실하게 차별화된 빼어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빼어난 고객경험이 자칫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영역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사소한 차이가 빼어남을 완성할 수 있고, 디테일한 부분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모든 임직원이 상품·서비스에 영혼과 애착을 담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빼어난 고객경험을 위해서는 '이런 데까지 신경 쓰네?'라는 고객 반응이 나올 정도로 사소해 보이는 영역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며 "우리가 만드는 상품과 서비스를 '내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몰입할 때 고객이 인정하는 빼어남이 완성되고 고객들이 우리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빼어난 고객경험은 기존 사업의 플랫폼화를 추진하는 U+3.0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거듭난다. 구체적으로 LG유플러스는 △통신의 디지털화와 루틴·구독 서비스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미디어 시청경험 기반의 '놀이 플랫폼' △아이들나라 기반의 '성장케어 플랫폼' △SOHO·SME·모빌리티 등 B2B사업의 플랫폼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황 대표는 "본업인 통신은 디지털화를 추진해 가입·개통·CS 등 온라인 고객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고객이 자주 방문하고 오래 머물 수 있는 루틴·구독 서비스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미디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의 시청경험을 고도화하고, 콘텐츠 제작 전문역량을 활용해 콘텐츠 사업을 추진해 놀이플랫폼을 본격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케어 플랫폼에서는 아이들나라가 신 사업으로 자리잡게 하고, B2B에서는 SOHO·SME·모빌리티 등을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U+3.0 변화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실행 전략으로는 AI·데이터 기술의 내재화와 유연한 조직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추진하는 변화의 방향이 고객의 데이터를 통해 설정돼야 하는 만큼,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해석할 수 있는 AI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상용화한 AI 데이터 기술을 사업에 곧바로 적용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전 사업부문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황 대표는 "데이터 기반의 고객경험 혁신이 가능한 영역에 AI 엔진을 내재화해 상용화할 것"이며 "현재 조직 체계는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적용한 조직을 올해 전사 50%로 확대하고, 이 조직들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황 대표는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 임직원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각 사업부문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구성원이 직접 참여해 만들고, 실행 역시 구성원이 주도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며 "임직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원팀'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LG유플러스 만의 빼어난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노력한다면 '통신을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일상의 즐거운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 기업'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2020년부터 영상을 통해 CEO가 신년사를 전하는 디지털 시무식을 개최하고 있다. 황 대표는 올해 시무식 영상에서 총 34회에 걸쳐 '고객'을 언급하며 고객 중심의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객의 뒤를 이어서는 빼어남(10회), 플랫폼 사업(8회) 등을 거듭 반복하며 추진하고자 하는 변화의 방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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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신사업 경쟁] ① 미래 먹거리 'AICC'에 꽂힌 이통3사..."국내 시장 품고 중동·동남아 나간다"
2023년은 기업과 소상공인 사이에 AICC(인공지능 콜센터)가 확산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AICC를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조직을 완비한 뒤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 3사는 국내 시장에서 사업 성공 사례(레퍼런스)를 쌓고 동남아, 중동 등 글로벌 AICC 시장에 출사표를 낼 계획이다. ◆이통 3사, 비통신 주력 사업으로 AICC 꼽아···수천억 규모 국내 시장 공략 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AICC를 올해 주력 기업 간 거래(B2B) 사업으로 정했다. 이통 3사가 AICC에 주목하는 이유는 아직은 수익을 낼 방안이 마땅찮은 사용자 대상(B2C) AI 서비스와 달리 사업 착수 즉시 매출과 영업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무선 통신 등 이통 3사의 기존 주력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영업비용에 포함되던 기존 콜센터 인력을 수익 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AICC란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환(DX) 기술과 기존 IPCC(인터넷 콜센터)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낡은 콜센터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콜센터를 AICC로 업그레이드하면 고객은 상담원 연결 대기 시간 없이 AI 챗봇·보이스봇과 간단한 상담(FAQ)을 할 수 있다. 복잡한 고객 문제도 AI가 요점만 정리해 상담원에게 전달함으로써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다. AI가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고 상담원이 복잡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AI와 인간 간 대표적인 협업 구조 사례다. 이러한 협업 시스템은 걸려 온 전화에 응대할 때(인바운드)와 영업을 위해 고객에게 전화할 때(아웃바운드) 모두 상담 효율을 높여준다. 특정 고객과 상담을 진행한 상황이 AICC 시스템에 모두 정리되어 보관되는 만큼 잦은 상담 인력 교체로 인한 인수·인계 미비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게 낮아진다. 이러한 장점이 있기에 모든 시장조사업체가 AICC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AICC 시장은 매년 25%씩 급성장해 2025년 361억 달러(약 45조6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같은 기간 국내 AICC 시장은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당초 예측됐으나 기업들의 관심 증대로 인해 실제로는 6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추산이 나온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등 국내 최대 규모 콜센터를 운영 중인 대형 금융사들은 이미 2021년부터 이통 3사 또는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형 SI(시스템 통합) 업체와 협력해 AICC를 구축해 운영에 나섰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해 IT 대기업으로 확산된 데 이어 올해 일반 대기업과 중견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5년 이후에는 소상공인들도 대부분 AICC를 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빠르게 치고 나간 SKT, 클라우드로 국내외 동시 공략 이통 3사 가운데 AICC에 가장 빠르게 대응한 곳은 SKT다. SKT는 2020년 자체 AI 모델 '누구' 기반 AICC 솔루션을 선보인 데 이어 2021년 6월 글로벌 1위 IPCC 업체인 제네시스와 협력해 클라우드 기반 'SKT AICC' 서비스를 출시했다. 통신업계에선 SKT가 AICC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지만 이름값에는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AICC 도입에 적극적인 금융사와 대기업은 기존 IPCC 시스템과 콜센터 인력을 재활용할 수 있는 '구축형 AICC'에 관심이 높은 반면 SKT가 선보인 서비스는 중견기업과 소상공인이 관심을 두는 '구독형 AICC(CCasS)'이기 때문이다. 금융사·대기업이 구독형을 도입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축형보다 그 비중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견기업과 소상공인으로 AICC 도입이 확대되면 SKT AICC 도입 사례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T는 김경덕 전 델코리아 대표를 엔터프라이즈 CIC장으로 영입하며 AICC 사업을 맡기는 등 관련 영업 강화를 예고했다. 또 AICC 시스템을 클라우드 1위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서비스 지향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구축하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ICC 시장 성장으로 그동안 잠잠했던 SKT·베스핀글로벌 클라우드 동맹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기업이 SKT AICC를 효과적으로 자사 시스템과 연결하려면 클라우드 관리 업체(MSP)인 베스핀글로벌의 기술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T는 베스핀글로벌이 아랍에미리트 이동통신사 'e(에티살랏)& 그룹' B2B 자회사인 'e&엔터프라이즈'에서 1400억원을 투자 유치하고 합작 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주선한 바 있다. 향후 중동 시장에 AICC를 수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KT, 2년 뒤 5000억 매출 낸다···공공·기업 투트랙 2017년부터 AICC 연구개발에 착수한 KT는 2020년부터 관련 사업을 본격화한 데 이어 2021년 11월 구현모 KT 대표의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에 맞춰 AICC팀을 KT엔터프라이즈의 정식 사업부로 승격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존 AICC 서비스를 고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통합 브랜드인 '에이센(A'Sen)' 온프레미스(구축형)와 클라우드(구독형)로 개편했다. 통신업계에선 KT가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AICC 사업 행보를 보이며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KT가 자체 IPCC 솔루션을 토대로 파트너사와 함께 구축형 AICC 사업을 전개한 것에 따른 결과다. KT는 지난해 1000억원대 AICC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2025년 5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까지 내놨다. KT는 구축형과 구독형 AICC 사업을 함께 전개함으로써 기업과 소상공인이 원하는 모든 형태의 AICC를 제공한다. 구독형 AICC 사업에서는 대형 금융사 구축 사례를 앞세워 대기업과 유통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구독형 AICC 약점으로 꼽히는 AI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어려운 문제는 분기별 AI 모델 업데이트로 해결한다. 특히 구독형 AICC는 자회사 KT클라우드와 AWS 양측에 모두 SaaS 형태로 구축함으로써 공공 기관과 글로벌·중견 기업 공략을 따로 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공공 기관 역시 민원 응대를 위해 AICC에 대한 수요는 컸지만 ICT(정보통신) 인프라를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해 실제 도입은 지지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KT는 KT클라우드와 함께 AICC에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받음으로써 공공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올해는 국내 1위 MSP인 메가존클라우드와 함께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은 AWS 기반 구독형 AICC를 들고 동남아 시장을 진출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LGU+·LG AI연구원·LG CNS 삼각 편대···기업 맞춤형 솔루션 준비 LG유플러스는 AICC 시장 진출은 경쟁사보다 다소 늦었지만 LG AI연구원, LG CNS 등 LG 계열사와 협력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부터 중소기업을 위한 'AICC 고객센터 콜봇'과 소상공인을 위한 'AICC 우리가게 AI' 등 두 구독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AICC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AICC 사업을 위한 전담 상담사도 별도로 뽑을 계획이다. 그동안 LG 계열사의 AICC 시장 공략은 LG CNS가 구축형 AICC를 활용해 금융사·대기업 위주로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맡는 LG유플러스와 초거대 AI 개발을 맡는 LG AI연구원이 합세함으로써 기업 규모에 맞는 맞춤형 AICC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업계에선 LG유플러스와 LG CNS의 구독형 AICC 사업이 중견 기업을 두고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는 만큼 LG 그룹사 차원에서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LG AI연구원·LG CNS의 AICC 핵심 경쟁력은 LG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개발 중인 초거대 AI '엑사원'이다.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핵심 정보를 빠르게 찾아주는 챗봇·보이스봇을 클라우드 형태로 기업과 소상공인에 제공함으로써 고객 상담 만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LG CNS가 SI뿐 아니라 MSP 역할까지 함께함으로써 기업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LG유플러스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AWS에 AICC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CC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AICC 시장은 기업 수요로 인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출 자체는 당분간 구축형 AICC가 이끌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구독형 AICC 수요가 급증해 2027년에는 양측 매출이 역전될 것으로 분석된다. 구독형 AICC가 급성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통 3사가 AI 상담사뿐 아니라 AS 자회사와 함께 인간 상담사까지 함께 제공하는 '일괄적(Total) 아웃소싱'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비용 문제로 기존에는 인간 상담원을 두지 못했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AICC로 인간·AI 상담원을 함께 두고 고객 상담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고객층이 크게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클라우드업계 관계자는 "AICC 사업이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일회성 매출인 구축형보다 지속해서 매출이 나는 구독형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짜야 한다"며 "이통 3사를 포함한 구독형 AICC 사업자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영업이 올해부터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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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리포트] 냉·온탕 오간 이통3사...최대 실적에 웃고 알뜰폰·주파수 취소에 운다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게 2022년은 최고의 한 해지만, 동시에 최악의 한 해로도 기억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도 이통3사는 4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5년 내 최고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망 투자 미비를 이유로 28㎓ 주파수 할당취소와 사용기간 단축이라는 사상 초유의 행정처분에 직면해야만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뜰폰(MVNO)은 가입자 수 1250만명을 넘어서며 지난 20년간 이통3사로 고착화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위기 속에서 이통3사는 인공지능(AI), UAM(도심항공교통), 기업간거래(B2B) 등 다양한 신규 디지털 사업에 힘을 주며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통3사 영업익 지속해서 성장...5G·IPTV 사업 성과 28일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이통3사의 영업이익은 4조4600억원에 달해 5년 내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SKT는 2022년 매출 17조3273억원, 영업이익 1조6607억원 △KT는 매출 25조6479억원, 영업이익 1조7760억원 △LG유플러스는 매출 13조9595억원, 영업이익 1조2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보다 0.8~3%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5~19% 급증했다. 증권가에선 이러한 이통3사 영업이익 증가 추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센서스에 따르면 SKT는 내년 영업이익 1조8137억원, KT는 1조8775억원, LG유플러스는 1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3사의 호실적은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높은 5G와 유료방송(IPTV)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AI·B2B·클라우드 등 비통신 디지털 신사업이 성장궤도에 오른 것에 따른 성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5G 가입자는 총 2698만4458명으로, 전년동기(1938만970명)와 비교해 39.2% 늘어났다. SKT는 1284만9799명의 5G 가입자를 확보해 전년동기보다 40.8% 성장했고, KT는 815만8599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전년동기보다 37.9% 늘었다. LG유플러스도 5G 가입자 584만3518명으로 전년동기보다 36.2%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IPTV 가입자 수도 지난해 하반기보다 51만명 늘어난 2020만3451명으로 집계되어 OTT 서비스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수를 지속해서 확대하는 성과를 냈다. ◆미래 먹거리로 AI 꼽아...2025년 UAM 상용화 속도 이통3사는 올해 AI 회사로 전환을 속속 선언하며 초거대 AI 개발과 통신과 AI 서비스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T의 경우 지난 11월 유영상 SKT 대표가 유무선 통신, AI 기반 서비스, 디지털 인프라 등 3대 핵심 사업군을 기반으로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SKT 2.0 비전을 직접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KT는 에이닷(A.), 이프랜드, T우주 등 AI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로 확장한 AI 버스 생태계 사업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SKT와 SK브로드밴드가 함께 추진하는 엔터프라이즈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KT도 11월 구현모 KT 대표가 직접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을 공개하며 한국 정부와 기업의 디지털전환을 앞당길 것이란 포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KT의 AICC(AI 콜센터) 기술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에이센 클라우드'를 출시하고, AI로 물류를 제어하는 AI 운송플랫폼 '브로캐리'를 공개했다. KT의 초거대 AI 믿음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외부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기업의 실제 비즈니스에 빠르게 AI를 접목할 수 있다. 경쟁사보다 자체 AI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LG유플러스도 자체 AI 모델 '익시'를 공개하고 통신과 AI 결합에 속도를 낸다. 익시는 스포키 경기 승부예측, 대형 콜센터용 AICC, 소상공인 AI 자동응답, U+tv 맞춤형 콘텐츠 추천 등 B2B와 B2C를 아우르는 LG유플러스 서비스 전 영역에 적용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 LG CNS 등 LG 계열사와 함께 국내 기업 디지털 전환 시장을 공동 공략할 방침이다. 이통3사는 기체 제어를 위해 지상과 통신 연결이 필수인 UAM 사업에도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적극 참여하고 있다. 단말기를 위한 지상망 대신 UAM을 위한 전용 5G 항공망을 구축함으로써 UAM이 지상 관제기지와 지속해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안전운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통3사가 UAM 사업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신공항과 도심 간 접근 속도가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SKT는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조비에비에이션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2025년 제주도에서 UAM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는 현대자동차·인천국제공항공사·현대건설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고 서울시에서 UAM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GS칼텍스·제주항공·파블로항공·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등과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부산시에서 UAM 실증에 나선다. ◆알뜰폰 급성장해 4:2:2:2 구도 전망...선불·사물인터넷 중심 사업구조 해결해야 알뜰폰의 약진도 주목할 부분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10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1246만명으로 전년동기(999만명)보다 24.7% 증가했다. 이는 이통3사가 고가 5G 요금제와 5G 단말기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함에 따라 저렴한 LTE 요금제와 자급제 단말기를 찾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에 따른 효과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알뜰폰의 시장 점유율도 16%에 도달했다. SKT(40%), KT(23%), LG유플러스(21%)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장기적으로는 4:2:2:2 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매대가 인하 등 알뜰폰 사업자 진흥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알뜰폰 시장 성장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KB국민은행과 토스가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는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알뜰폰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대형 금융사의 내년 알뜰폰 시장 진출이 통신 업계의 화두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알뜰폰 가입 회선의 상당수가 매출·영업이익과 직결되는 후불 요금제(550만명)가 아닌 선불 요금제(165만명)와 사물인터넷(531만개)이라 이통3사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올해는 이통3사의 5G 주파수를 두고도 설왕설래가 오갔다. 지난 7월에는 LG유플러스가 3.4㎓ 대역 20㎒ 추가할당을 받음에 따라 11월부터 SKT, KT와 동일한 100㎒ 폭으로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다른 이동통신사와 형평성을 고려해 100㎒ 농어촌 공동망에 우선 적용한 후 공동망 구축이 완료되면 일반 5G 서비스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5G 주파수 추가할당을 두고 SKT는 사업자 간 형평성을 위해 3.7㎓ 대역 20㎒ 주파수를 추가할당할 필요성이 있다고 과기정통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연구반에서 논의가 끝나는 내년 상반기 중에 SKT의 요청에 따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통3사는 12월 5G 28㎓ 의무구축 수량을 채우지 못해 KT와 LG유플러스는 주파수 할당취소를, SKT는 할당기간 10%(6개월) 단축이라는 철퇴를 맞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는 28㎓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출시되지 않아 일반 이용자들의 피해는 없고, 28㎓ 기반 지하철 초고속 와이파이와 5G 정부망 등 5G 실증사업에 다소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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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의약품, 이제 우체통에 넣으세요"...우본·환경부·세종시 회수 서비스 시작
한강 물에서 비아그라 성분이 검출될 정도로 폐의약품 유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안전한 폐의약품 처리를 위한 '폐의약품 회수 우편서비스'를 시행한다. 세종시에서 먼저 시작해서 효과를 검증한 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6일 우본은 약물 오·남용과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환경부, 세종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세종시약사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세종시 지역에서 폐의약품 회수 우편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폐의약품은 토양과 식수를 통해 인체에 재유입되는 등 환경 문제를 유발하고 있어 반드시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세종 시민들은 주민센터·약국뿐 아니라 우체통에서 폐의약품 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물약을 제외한 폐의약품을 전용 회수용 봉투 또는 '폐의약품'이라고 기재한 일반 우편 봉투에 담은 후 우체통에 넣으면 집배원이 우체통과 수거함에 방문해 폐의약품을 회수한다. 이후 폐의약품을 소각장으로 보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소각한다. 폐의약품 전용 회수용 봉투는 내년 1월 중 가까운 약국을 통해 배부할 계획이며, 주변 우체통 위치는 우체국 홈페이지 '우체통 위치정보 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본은 약국, 보건소, 주민센터 등에서 수거한 폐의약품도 우체국 우편서비스를 통해 안전하게 분리 배출할 방침이다. 앞으로 우본은 우체통과 약국 등으로 수거한 폐의약품 회수와 배송을 전담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회수 서비스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행정 지원과 제도 정비를 한다. 세종시는 회수 서비스가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심평원은 폐의약품 분리배출 방법 홍보를 할 예정이다. 회수 서비스에 들어가는 우편요금은 우체국공익재단이 지원한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은 "여러 유관기관의 협업으로 우체국 인프라를 활용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우체국은 공적 역할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집배원을 통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고, 폐의약품 회수 우편서비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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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Trend] 사람들 궁금증 요약해서 답하는 '챗GPT'...구글·네이버 검색도 위협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2015년 미국에 와서 무얼 했지?" "그 질문은 답하기 어렵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1506년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인공지능(AI) 챗봇 업계에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변화가 일어났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오픈AI가 초거대 AI 모델 GPT-3.5 기반 챗봇인 '챗GPT'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11월 30일 프로토타입 형태로 출시된 챗GPT는 다양한 지식 분야에 대한 질문에 상세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점으로 서비스 공개 5일 만에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영미권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어 국내에도 사람과 다를 바 없는 간결하고 정확한 답변 능력이 알려짐에 따라 국내 AI 업계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기계에 인지 능력이 있는지 판별하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AI 등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기존 챗봇과 달리 이상한 말 안 해...성·인종차별도 없다 챗GPT가 기존 챗봇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응답(헛소리)'을 최대한 줄인 점이다. 현재 챗봇과 대화하면 처음에는 유용한 정보를 얻음으로써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다가도 조금이라도 오래 대화하면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시중의 챗봇 대부분이 시나리오 기반의 답변만 준비해둬서 사람이 조금이라도 시나리오에 어긋나는 질문을 하면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아예 대답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챗GPT는 오픈AI가 이전에 선보인 GPT-3 기반 챗봇 '인스트럭트GPT'와 비교해 엉뚱한 대답을 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만 요약해서 제공한다. 일례로 1492년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2015년 미국에 와서 무엇을 했는지 묻는 말에 기존 챗봇은 질문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지 못하고 기존에 학습된 데이터를 토대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2015년 미국에 와서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같은 잘못된 대답을 한다. 반면 챗GPT는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질문의 사실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그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 그는 1506년에 사망했다"라고 사람이 할 법한 대답을 내놓는다. 챗GPT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챗봇의 약점으로 꼽힌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로 인한 윤리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한 점에 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챗봇 '테이'는 미국에 거주하는 18~24세 젊은이가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 악성 대화 데이터를 여과 없이 학습함으로써 인종·성 차별적 답변을 하는 문제를 드러냈다.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챗봇 '이루다 1.0'도 20대 남녀의 악성 대화를 학습함으로써 성희롱·혐오 발언을 그대로 노출하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두 챗봇은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한달 만에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반면 챗GPT는 내부 데이터 쿼리(검색 요청)에서 철저하게 인종·성 차별적 데이터를 무시하고, 인간 트레이너가 조정 API를 기반으로 윤리에서 어긋나지 않는 최종 답변을 하도록 설계해 비윤리적인 답변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반 챗봇에게 "홍길동을 어떻게 괴롭힐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 "홍길동을 괴롭힐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과 같이 데이터 기반의 상세한 답변을 한다. 반면 챗GPT는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위는 옳지 않다"며 괴롭히는 방법에 관련된 답변을 거부한다. 이러한 챗GPT의 등장에 영미권 매체는 열광했다. 뉴욕타임스는 챗GPT를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최고의 AI 챗봇"이라고 평가했고, 가디언은 "인상적이고 상세하다. 인간과 같은 문장을 만들어준다"고 언급했다. 작가와 교수들도 챗GPT로 생성한 문장이 사람과 동등한 수준이며 윤리적인 결점도 없다고 높이 평가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챗GPT의 등장은 지식 근로자(전문직)의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챗GPT를 그림을 그려주는 '생성 AI'의 상용화와 동등한 수준의 AI 기술 혁신이라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공동설립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트위터 최고경영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챗GPT는 무섭도록 좋다. 인류는 위험할 정도로 강력한 AI와의 조우가 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잘못된 정보 사실인 것처럼 답변 지적...전문가 대체는 어려워 하지만 챗GPT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완벽한 AI인 것은 아니다. 챗GPT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거나 특정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지속해서 질문을 하면 잘못된 대답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습 데이터가 2020년 이전의 것이라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앙 아메리카에서 멕시코를 포함해서 둘째로 큰 국가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니카라과 대신 과테말라라고 대답하는 등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 경우 '멕시코를 포함해서'라는 쿼리값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챗GPT가 "사실과 다른 잘못된 답변임에도 그럴듯하고 사실처럼 보이도록 합리적인 문장으로 포장해 신속한 답변을 내뱉는다(환각 경향)"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르빈드 나라야난 프린스턴대 컴퓨터과학부 교수는 "챗GPT는 답을 미리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틀린 답이 나오더라도 이를 알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몇 가지 기본적인 정보 보안에 대한 질문을 한 결과 대답은 그럴듯하게 나왔지만, 사실(팩트)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챗GPT는 일부 노래의 가사를 요청했을 때 정확한 가사 대신 스스로 합성해낸 인위적인 가사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프로그래밍 지식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스택오버플로'는 챗GPT 기반 답변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다만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이러한 문제를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픈 AI는 챗GPT가 자신의 답변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실수를 인정하는 기능과 이용자가 챗GPT의 잘못된 답변에 대한 피드백을 함으로써 문제를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챗GPT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챗GPT는 자신의 답변에 '확실하냐'고 다시 물으면 답변을 재평가해 '맞다' 또는 '아닐 수도 있다'고 평가하는 기능이 있다"며 "또, 다른 챗봇과 달리 챗GPT는 학습하지 않은 주제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거절하는 기능도 있다. 2021년 이후 일어난 사건에 관한 질문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특정 인물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고 설명했다. 사실 여부와 별개로 챗GPT가 사람과 같은 긴 문장을 빠르게 생성해주는 만큼 피싱 등 챗GPT를 활용한 범죄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교수는 챗GPT를 활용해 뉴스, 커뮤니티 등에 다양한 형태의 악성 댓글을 달 수 있는 점을 언급하며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디언도 챗GPT 출시 후 인터넷에 올라온 콘텐츠가 진정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각국 정부의 규제를 요청했다. 챗GPT가 만든 프로그래밍 코드와 문장이 악성코드와 피싱을 활용한 디지털 사기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데이터 최신화하면 구글·네이버 위협...개발자 필수품 떠오를 전망 그런데도 챗GPT가 IT 업계에 미친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로 서비스가 출시된 지 1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 20년간 인터넷을 지배해온 검색 제국 구글의 패권을 무너뜨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1일 구글이 챗GPT에 대응하기 위한 사내 '적색 경보(Code red)'를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최근 구글 주요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AI 전략 회의를 개최하고 챗GPT가 구글 검색 사업에 가하는 위협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이와 함께 오픈AI의 그림 생성 AI '달리'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생성 AI 모델을 조속히 출시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과거 데이터 기반의 챗GPT가 상용화되면서 상용 인터넷 검색 엔진과 연결되면 검색 시장에서의 구글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구글 검색이 검색어를 넣으면 원하는 정보가 있는 홈페이지와 이미지·동영상 등을 찾아주는 반면 챗GPT는 해당 정보의 핵심만 요약해서 알려주는 차이가 있다. PC 기반 검색 시장에선 구글의 방식이 유리하지만, 모바일 시대에선 챗GPT의 방식이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구글은 오픈AI가 인터넷 광고를 추가하는 형태로 챗GPT 기반 검색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 구글 검색과 유튜브 기반 인터넷 광고는 지금도 구글 전체 매출의 92%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챗GPT는 이러한 구글의 인터넷 광고를 빼앗아 올 잠재력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오픈AI는 샘 알트만 최고경영자와 일론 머스크의 합작으로 설립된 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최근 추가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하며 지속해서 구글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GPT-3, GPT-3.5 등 오픈AI의 초거대 AI 모델 학습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의 슈퍼컴퓨팅(HPC) 인프라가 활용되기도 했다. 구글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이러한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일반 검색 서비스 '빙'과 프로그래밍 코드 검증 서비스 '깃허브'와 연결되는 것이다. 챗GPT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일반인과 개발자 대상 AI 기반 고급 검색 및 코드 검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 인터넷 시장에서 구글의 지위가 흔들리고 개발자들의 마이크로소프트 종속이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내년 상반기 중에 사상 최초로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초거대 AI 'GPT-4'를 공개할 계획이다. 당연히 챗GPT도 GPT-3.5 기반에서 GPT-4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빙·깃허브와 연결된 데 이어 GPT-4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된 '챗GPT 2.0(가칭)'이 내년 말 상용화되면 진정한 의미에서 나만의 AI 비서가 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차세대 AI 비서의 출현에 제대로 된 초거대 AI를 보유한 IT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시장 영향력 격차는 한층 커질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네이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LG AI연구원, SK텔레콤, KT 등 초거대 AI를 자체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GPT-3.5와 챗GPT를 예의 주시하고, 이를 따라잡을 수 있는 한국어 기반 초거대 AI 고도화와 인간처럼 대화하는 챗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자연어 처리 AI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미국과 한국 간 기술 격차는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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