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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의 베트남 통(通)] 다낭 수영장 감전사로 본 베트남 '안전불감증'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에서 감전사로 추정되는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관련 보도들에 따르면 지난 10월 5일 한국인이 많이 찾는 다낭의 F호텔 수영장에서 30대 한국인 여성이 사망했다. 제보자는 사망자가 수영장 계단에서 외마디 비명과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구조대원에게 응급 처치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고 말했다. 현재 사고는 하노이 공안부 법의학 센터가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명확한 사인 조사는 발표되지 않았다. 유가족은 수영장에 배치된 조명기구에서 전류가 흘렀다며 감전사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알려지면서 여론은 비난 일색이다. 베트남의 만연한 안전불감증 문제가 그대로 도마 위에 오르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반복되는 수영장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으면 감전사가 발생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해당 수영장을 관리한 호텔도 문제지만 사망자를 소위 ‘골든타임’을 놓치고 수 시간 동안 방치한 응급 당국에도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주베트남 다낭총영사관은 “담당 영사가 파견돼 현지 경찰의 유족 대상 조사에 동행했다”며 "수사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유가족에 대한 영사 조력을 지속해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형 화재 등 안전사고 연이어 터져...‘감전사’ 치명률 특히 높아 '8380'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가 발표한 지난 2020년 베트남 산업재해사고 발생 건수다. 하루 평균 24건, 1시간에 한 번꼴로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마저도 교통사고와 일반 사고는 제외한 것이라 안전 관련 사고는 더욱 잦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베트남 내 안전사고에 대한 지적 사항은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안전사고는 건설, 교통,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 총망라돼있다. 정부와 언론은 매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며 경각심을 촉구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감전사의 경우 사망률이 상당히 높다. 감전사는 베트남 안전사고 전체의 13.76%이지만 전체 사망의 13.04%를 차지했다. 사고 사례도 결혼식장에 설치된 얽혀있는 전기선에 감전된 경우, 홍수 이후 집에 복귀해 플러그를 꽂고 집에서 청소를 시도하다 감전된 경우, 샤워 시 온수기 합선으로 인한 사망 등 다양했다. 베트남 내 안전사고 중 가장 많고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화재다. 지난달에도 남부 빈즈엉성의 한 노래방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33명이 사망했다. 원인은 전기공사 부실과 관리 미비로 인한 전기합선의 문제였다. 현지 매체들은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고, 팜민찐 총리 또한 화재 예방과 구조 작업에 여전히 많은 한계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공안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7~2021) 베트남 전국에서 화재 사고만 총 1만705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433명, 부상자는 790명이었다. 재산 피해는 7조 동(약 413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화재의 주요 원인은 전기 합선과 화재 방지 시스템 설치 부족, 안전관리자 숙련도 미비 등이 꼽혔다 현지 일간 단찌(Dan Tri)는 “특히 감전과 화재 사고는 전기 계통이 쉽게 손상되는 우천 시 자주 발생한다”며 “요즘과 같은 태풍과 장마철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올해부터 관련 법규 강화...낮은 인식과 관리 숙련도는 여전한 문제 베트남의 산업안전 관련 법규는 최근 강화되는 추세다. 올해부터 베트남은 관련 법령인 ‘노동안정위생법’을 대폭 강화했고 한국 등 주요 선진국의 관계 법령을 대폭 적용했다. 안전사고를 줄이려는 베트남 정부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베트남의 안전불감증 문제는 법령만으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안전에 대한 낮은 의식, 도시 인프라 미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현지 건설 업계관계자인 A씨는 “근로자들이 근무 시 안전모를 생활화하는데만 1년이 걸렸다”며 “안전의식이 낮아 관리자들이 힘겨운 상황에 부닥친다. 매주 안전교육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 관계자인 B씨는 "처음 베트남에 왔을 때 현지 근로자들은 죽음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며 “고층 건물에서도 밧줄이나 기타 안전장치 하나 없이 너무나도 태연히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엔 일부 개선됐지만, 상황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안전보다는 효율을 중시하는 개도국의 특성에 업무의 책임소재 미비, 일단 넘어가는 문화적 특성, 외부 작업이 어려운 덥고 습한 기후적 요인 등이 더해져 안전사고 비율이 결국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하노이 요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당 주방에서는 매일 같이 그릇이 깨지는 소리가 난다고도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노동자들이 주의력 태만으로 그릇을 옮기다가 수시로 놓친다며 이 또한 작은 안전사고의 유형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지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것은 무엇보다 본인”이라며 “베트남에서는 부지불식간에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일반화된 저가 품질의 전기공사도 안전사고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낭 한인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 또한 현지 호텔이 한국에서는 일반화된 접지콘센트만 사용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관리자가 위험을 알리는 경고판이나 펜스(울타리)를 세워뒀을지 의문이다"며 "조명 등 호텔 비품 관리도 서류상으로만 확인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블은 물론이고 관리 역량 부재로 누수가 잦은 콘센트가 잘못 사용됐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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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변수 문제없다" 베트남, 경제지표 동반 상승 뚜렷
베트남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킹달러(달러 초강세) 여파에 각국의 금리인상,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국면에도 무역흑자 증가, 산업지수 상승 등 주요 지표들이 안정세를 나타내며 경제 성장을 이뤄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3일 베트남플러스(Vietnam+) 등 현지 관영매체에 따르면 베트남은 9월까지 65억2000만 달러(약 9조3106억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베트남 정부 목표치인 5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계속해서 흑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베트남의 1~9월 무역수지는 코로나19 여파로 34억4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베트남의 올해 9월까지 누적 교역액은 전년동기대비 15.1% 증가한 55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7.3% 증가한 2820억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액은 13% 증가한 2760억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으로 수출액 86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최대 수입국은 중국으로 수입액 916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품목 중 수출액 1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품목은 휴대폰, 전자, 기계, 의류 등 6개 품목이었으며, 10억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기록한 품목은 32개 품목이다. 또 수입품목의 경우 수입액 100억 달러 이상은 4개, 10억 달러 이상의 품목은 42개를 기록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해외직접투자(FDI)가 거의 없어 베트남의 순수출로도 환산되는 농·어업분야의 수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는 점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2022년 1~9월 베트남의 농업, 임업 및 수산물 무역흑자액은 69억 달러를 나타냈다. 전체교역액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약 747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출액은 약 408억 달러, 수입액은 339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2%, 5.7% 증가했다. 수출액이 20억 달러를 넘는 7개 제품에는 세계적인 생산량을 자랑하는 커피와 쌀을 포함해 고무, 야채, 과일, 새우, 목재 등이 포함됐다. 도탕하이 산업통상부 차관은 “베트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35억 달러 이상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65억 달러를 넘는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며 “이는 일부 세계 경제위기와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영향 속에서도 좋은 신호다. 이러한 무역 흑자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무역 활동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9월 베트남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5를 나타냈다. 이는 전달의 52.7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50이 넘는 긍정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 경제전문매체 VN이코노미는 “제조업은 성장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가격과 공급이 제조업 부문을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올해 9월까지 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32%로 집계됐다. 석유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항목을 뺀 기초적인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CPI는 1.88% 수준이다. 베트남 통계청(GSO)은 수입물가에 영향을 주는 환율이 안정세를 지속하면서 석유 가격을 포함해 9월 물가는 지난달보다 오히려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경제회복세에 맞춰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8%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GSO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베트남의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8.83%다. 특히 지난 3분기 성장률이 13.67%에 달하면서 성장률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기획투자부(MPI)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3분기까지 강력한 회복세를 통해 국회가 정한 목표치(6~6.5%)보다 1.5~2% 높은 8%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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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베트남 경제력과 동화(VND)의 재평가
베트남에 오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동화(VND)의 원화 환산 계산법이다. 보통 베트남 화폐에서 영(0)을 하나 제외하고 그 숫자를 2분의1로 나누어 동화의 가치를 어림짐작한다. 이렇게 하면 베트남 최고액권인 50만동은 우리 기준으로 2만5000원 정도가 된다. 베트남 동화가 0이 많이 붙어있다 보니 나오는 공식이다. 이 간단한 계산법은 기본적인 환율의 등락은 있었지만, 거의 지난 수 년 간 유효했다. 이미 많은 교민들과 관광객들은 이 계산법에 익숙해져 왔다. 그래서 언제나 물건을 사고 택시를 이용하고 현지에서 현금을 쓰면 이 계산법에 의존해 얼마 정도의 가치를 본인이 쓰고 있는지 판단했다. 그런데 익숙해졌던 이 등식이 최근 깨져버렸다. 베트남 동화가 원화 대비 대폭 오른 탓이다. 연초부터 베트남 동화가 슬금슬금 오르더니 이제는 동화 100동을 기준으로 원화가 6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무려 20% 이상 오른 것이다. 3일 기준에 따르면 50만 베트남동은 한국돈으로 3만200원 수준이다. 예전 공식을 적용하기에는 이제 너무 큰 차이가 난다. 최근 달러 강세 여파에 원화 환율이 급등하다 보니 해외에 사는 베트남 한인사회도 이 문제에 민감하다. 요즘 누구를 만나든 관심 사항은 급여를 원화로 받는지, 동화로 받는지 또는 달러로 받는지 여부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원화로 받는 사람은 울상이고, 달러나 동화로 받으면 마치 월급이 오른 것 같다. 특히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들의 경우 원화로 받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울상이다. 한 주재원은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고 경제 규모는 베트남에 10배에 달하지만, 원화가치는 그런 것 같지 못한 것 같다며, 이럴 땐 오히려 베트남 화폐의 저력이 부럽다고 푸념했다. 베트남 동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풍부한 달러의 유동성이 꼽힌다. 물론 동화 역시 달러 강세에 연일 평가절하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동화는 경상수지 흑자, 해외송금액, 지속적인 해외직접투자(FDI) 등 달러가 들어오는 유입원이 많아 다른 아시아 통화에 평가절하 폭이 상당히 적다. 올해 초와 비교해보면 엔화는 25%, 위안화는 15%, 태국 바트화는 12% 정도가 하락했지만, 베트남 동화는 불과 4% 하락하는 데 그쳤다. 흔히들 화폐 가치를 국가의 경제력과 비교한다. 동화의 이번 등락을 보면서 베트남 경제 구조를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된다. 동화의 안정화는 그만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베트남 경제가 이제 반석 위에 올려져 튼튼한 기초체력을 자랑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때마침 올해 상반기 무역흑자증가, 생산지수 상승. 인플레이션 4% 이하 유지 등 베트남 거시경제 지표들의 좋은 성적도 연이어 발표됐다. 이러한 자신감의 방증일까. 지난 1일, 베트남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6.5% 수준에서 8% 이상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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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오르나" 베트남 동화, 역대급 강세 지속 이유는?
베트남 동화(VND)가 계속해서 달러를 제외한 원화(KRW), 엔화 등에 강세를 나타내면서 상승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초부터 베트남 동화는 미국 달러 대비 안정세를 지속한 가운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 달러 대비 가장 낮은 절하 폭을 기록하고 있다. 27일 베트남 중앙은행(SBV) 고시 기준으로 베트남 동화는 달러당 2만3740동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전날 2만3725동보다 동화 가치가 0.05% 하락한 것이자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과 비교해서는 0.2% 평가절하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하면 평가절하 폭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초와 비교해 달러 대비 일본 엔화는 25%, 유로화는 13.5%, 영국 파운드화는 20%, 원화는 15%, 태국식 바트화는 11.95% 하락했지만 베트남 동화는 불과 3.8%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베트남 동화는 아시아 주요국 화폐 중에서 가장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28일 기준 베트남 동화 대비 한국 원화는 1000동당 60.10원을 나타냈다. 이는 10년래 최고치로 베트남 동화가 원화 대비 6.00동 이상 치솟은 것이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한국 원화는 베트남 동화 대비 18% 이상 평가절하됐다. 베트남 동화는 일본 엔화나 위안화 등과 비교해서도 비슷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 동화가 이처럼 강세를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달러에 대한 풍부한 유동성 확보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베트남 무역수지가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또한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미국 기업들이 대체지로 베트남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산업부에 따르면 8월까지 베트남은 약 40억 달러(약 5조708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대미 수출액은 799억 달러까지 늘어나 베트남은 미국의 8대 교역국으로 올라섰다. 또한 올해 초 애플, 인텔 주요 미국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 확대를 발표하면서 관련 협력업체들도 베트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애플은 베트남 생산기지에서 애플워치를 시범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인텔은 베트남 남부 반도체사업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여기에 매년 국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달러 송금액도 꾸준하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송금액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역대 최대인 약 180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은행(SBV)의 외환보유액은 약 89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2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지만 베트남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외환보유액은 아직까지 충분하다는 평가다. VN다이렉트증권은 연말까지 외환보유액은 1100억~12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동화 안정세에 힘입어 베트남 공공부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43%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은 “베트남 동화는 최근 세계적인 경기 악화와 인플레이션 국면에도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베트남 경제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 체질이 건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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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2년만에 '울트라스텝'...금리 1% 대폭 인상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2년 만에 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했다. SBV는 기준금리 척도로 활용되는 재융자금리, 은행 간 금리 등 주요 기준금리를 대부분 1%포인트 올린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베트남 정부가 금리 인상을 공식 고지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베트남통신사(TTXVN), 베트남플러스 등 현지 관영 언론에 따르면 SBV는 현행 정책금리를 최저 0.35%포인트에서 최대 1.5%포인트까지 올렸다. 이에 따라 1~6개월 정기예금 금리 상한은 종전 연 4%에서 5~5.5%로 올라갔고 1개월 미만 요구불예금 금리 상한은 0.2%에서 0.5%로 상승했다. 또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인 재할인율(discount rate)은 2.5%에서 3.5%로 뛰었으며 은행 간 하루짜리 금리인 오버나이트금리(overnight interbank rate) 역시 5%에서 6%로 인상됐다. 응우옌티홍행 SBV 총재는 “중앙은행은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유연한 통화정책과 금리정책을 펼치기 위해 모든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가장 큰 과제는 인플레이션 통제”라고 말했다. 이번 베트남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동화 가치 하락 등 대외 요인을 고려한 여파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자이언트 스텝에 해당하는 0.75%포인트 인상했다. 특히 베트남은 이번에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하면서 내부적으로도 높아지고 있는 물가 상승 압력과 코로나19 이후 경기 과열 양상도 완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앤드루 제프리 아시아개발은행(ADB) 베트남사무소장은 SBV의 이번 금리 결정은 세계적인 추세를 따른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개방도가 높은 통합경제로서 금리 인상 움직임은 객관적이고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베트남 현지 시중은행 금리 인상도 예고되고 있다. 이미 일부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베트남플러스에 따르면 SBV가 통화정책을 결정한 이후 베트남수출입은행(Eximbank·엑심은행)은 1~12개월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0.5~1.1% 인상했다. 1개월짜리는 연 4.5%, 6개월은 4.7%, 9개월은 6%, 1년짜리는 최대 6.3%로 올렸다. 사이공하노이은행(SHB)은 1~6개월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4.4~4.8%로 0.8~0.9% 인상했으며, 1년짜리 이상은 0.4~0.5% 인상했다. 끼엔롱은행(KienlongBank)은 종전 0.2%였던 1개월 미만 수시입출금통장 금리를 최대치인 0.5%로 인상했으며 1~6개월 미만은 5%로 1%, 6개월 이상은 0.2% 인상했다. 비엣캐피털은행(VCB)은 1개월 미만을 0.2%에서 0.5%로, 1~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를 3.9%에서 5%로 인상했고, 6개월 이상은 0.5~0.6% 인상했다. 박아은행(Bac A Bank)은 1개월 미만을 0.5%로 인상했으며, 1~6개월 미만은 4.5~4.8%로 0.5~0.8%, 6개월 이상은 0.2~0.3% 인상했다. 베트남 주요 4대 국영은행인 비엣콤은행(Vietcombank),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비엣틴은행(VietinBank), 아그리은행(Agribank) 등은 아직 금리 인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곧 인상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VN다이렉트 증권에 따르면 베트남 평균 예금금리는 현재 수준에서 3~5% 인상되면서 연말까지 평균 6.1~6.3%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쩐꽌히엔 VN다이렉트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SBV의 이러한 움직임은 돈이 싼(저렴한 대출) 시대가 끝났고 미래 금리 수준이 확실히 더 높을 것임을 나타낸다”며 “먼저 시중은행의 자본 동원에 부담을 줄 것이다. 시장의 유동성이 하락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신용성장(대출) 제한과 증시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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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의 베트남 통(通)] 롯데 숙원사업...호찌민 투티엠은 어디?
호찌민시 중심가의 고층 빌딩이 즐비한 지역을 지나자 강 건너로 드넓은 대지가 펼쳐진다. 한 대의 고급승용차가 벌판 도로를 내달리자 이윽고 도착한 봉고차 안에서는 요즘 핫하다는 배우 손석구(강해상 역)가 등장해 납치 장면이 펼쳐진다. 영화 ‘범죄도시2’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서는 납치가 이뤄질 정도로 이 지역은 한적한 곳으로 표현됐지만, 사실 이곳은 베트남 최고의 계획도시로 손꼽히는 투티엠(Thu Thiem) 지구다. 최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롯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 현장에 방문하면서 투티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아직은 영화에서처럼 텅 빈 지역들이 대부분이지만, 롯데 등 대기업들의 투자와 각종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관련 시장에서는 투티엠에 대한 관심이 재차 집중되고 있다. 롯데가 이번에 개발을 시작한 지역은 투티엠 지역의 2A 지구다. 투티엠 2A 지구는 바로 맞은편이 호찌민 중심지역인 1군과 맞닿아 있고 캐펄랜드(Kappel Land)가 개발한 엠파이어시티와 마주해 투티엠 내에서도 단연 최고의 요지로 꼽힌다. 롯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는 전체부지 5만㎡에 연면적 약 68만㎡로 쇼핑몰 등 상업시설과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 아파트가 구성된 대형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롯데는 이번 프로젝트에 총사업비 약 9억달러(약 1조1500억원)을 투자했다. 완공 목표는 2028년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착공식에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쳐 호찌민시의 적극적인 지원에 화답하겠다”며 “롯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에서 일자리 500만개를 창출하고 특히 최첨단 기술을 통해 베트남 최고 수준의 스마트라이프를 제공하고 투티엠 지구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제13차 당대회 이후 다시 본격화···올해부터 주요 대규모 프로젝트 시작 베트남 정부가 투티엠 프로젝트를 본격화한 건 지난 2005년이다. 당시 투티엠의 최초 마스터 플랜인 2000분의 1의 조감도가 발표됐고 더 이상 시 차원이 아닌 중앙정부 차원의 총리 승인이 떨어지며 개발이 본격화됐다. 이때 많은 기업이 사업권을 따내고자 유치 경쟁을 벌였고 투티엠 지구의 지가는 대폭 상승하고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롯데가 이번에 짓는 에코스마트시티의 2A 지구의 개발권도 약 10여년 전에 따낸 것이다. 하지만 투티엠 프로젝트는 초반의 기대와는 달리 답보 상태에 빠져들며 표류하기 시작했다. 다른 베트남의 개발 프로젝트처럼 토지개발 보상문제와 각종 부정부패 문제가 얼룩졌다. 여기에 베트남의 특유의 느린 전시행정과 이권을 다투는 여러 요인들이 발생하면서 모든 계획이 중단되거나 일부는 취소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투티엠은 더 이상 황금알이 아니며 투자가치가 없다는 무용론까지도 나왔다. 투티엠 지구가 다시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20년 제13차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당대회) 이후 부터다. 제13차 당 지도부는 투티엠과 관련 부정부패 사례를 엄단하겠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인 지구계획을 설립을 주도했다. 시 정권 지도부를 교체하고 2020년 10월 새롭게 취임한 응우옌반넨 호찌민시 당서기는 취임사에서 투티엠 지구의 불투명성을 언급하며 도시는 새로운 기폭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티엠투자관리위원회의 500분의 1 세부개발 계획도에 따르면 도시는 중심에서 다심방향으로 4개축이 중심이 돼 개발·발전하게 된다. 두 개의 핵심 방향은 동쪽을 관통하는 호찌민-롱탄 고속도로며, 남쪽 축은 투티엠 1교에서 투티엠 4교로 해안과 내륙을 연결하는 방향이다. 두 개의 보조 방향은 서쪽에서 북쪽을 잇는 22번 국도와 서쪽에서 남쪽을 잇는 응우옌반린 도로다. 각 지구는 세부계획도에 따라 특성이 구분됐다. 1구역은 송비엣(Song Viet) 복합지구로 세계적 호텔체인브랜드인 더메트로폴이 건설되며, 새롭게 추진되는 사이공 오페라하우스, 호찌민국제금융센터, 박물관, 국제학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 에코스마트시티가 포함된 2구역은 쇼핑과 상업의 중심지로 롯데와 캐펄랜드의 엠파이어시티가 들어선다. 3~4구역은 마리나베이 투티엠 지역으로 베트남 최고의 호화 강변 주거단지와 대형공원, 다목적 상업지구가 예정돼있다. 5~7구역은 살라(Sala) 프로젝트로 불리는 거주 중심지역이다. 이 지역은 GS자이 등 주요 아파트들이 들어설 예정이며, 투티엠 전체면적의 전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이밖에 뉴시티 구역은 투티엠 동쪽으로 역시 주거단지 중심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투티엠과 호찌민시를 연결하는 교량은 총 6개로 5개의 다리와 1개의 터널이 건설된다. 2022년 9월 현재. 이미 2개의 교량(투티엠 1, 투티엠 2)은 완공됐으며. 투티엠 3교와 투티엠 4교, 보행자 다리 그리고 해저터널은 건설이 추진 중이다. 물길과 수로가 한데 어우러진 수변공원은 신도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명품도시를 지양하는 투티엠만의 상징이다. 각 수로를 연결하는 강변공원은 광활한 생태환경을 주제로 조경구역, 현대식 정원, 녹색 산책로, 운동장, 잔디 코트 등을 갖춘 다기능 공공공간으로 구성된다. 또 각 공원들의 최종목적지인 중앙공원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문화중심지로 베트남에서 가장 큰 규모(20.72ha)의 광장이 들어선다. 투티엠투자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이 모든 계획이 완료되면 투티엠 신도시는 2025년까지 거주인원 20만명에 이동인구 100만명이 오가는 첨단복합신도시로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물의 나라 ‘투티엠’···새로운 부와 번영의 상징으로 떠올라 한때 강으로 둘러싸여 불모지나 다름없던 투티엠 지역은 이제 베트남의 새로운 번영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흔히 투티엠은 중국 상하이시 금융지구인 푸둥 지역과 비교되며 베트남에서 부의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다. 최근 투티엠의 투자 열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지난해 12월에 있던 탄황민(Tan Hoang Minh) 그룹의 경매취소 사건이다. 이때 탄황민 그룹은 투티엠 3-12지구를 경매가의 무려 8배가 넘는 24조5000억동(약 1조4504억원)에 낙찰받았다. 환산하면 평당 4억원이 넘는 가격이다. 사건은 집값 상승 우려와 함께 당국의 압박으로 낙찰이 결국 취소됐지만, 얼마나 투티엠에 대한 관련 업계의 열기가 높은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호찌민 부동산중개플랫폼인 홈어이(HomeOi)의 노재환 대표는 “이번 경매 헤프닝은 베트남에서 투티엠의 위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며 “이미 메트로폴 등 일부 인기 거주지역에서도 평당 시세가 3000만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뚜띠엠 지역은 교통 인프라가 시내 중심지와 바로 연결되고 사이공 강으로 둘러싸여 한적한 교외 환경을 제공한다”며 “베트남 상류층은 더 이상 1군을 선호하지 않는다. 시내 중심과는 가깝지만 시내의 활발하고 복잡함에서는 벗어난 투티엠 지역을 가장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투티엠은 풍수지리적으로도 최적의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현지전문가들은 지도를 펼쳐보면 호찌민 정중앙에 있는 투티엠이 왜 가장 이상적인 위치에 있는지 설명해준다고 말한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은 풍수적으로 물은 생명의 시작으로 생각하고 물의 흐름은 충적토를 없애 부동산 소유자의 삶의 에너지와 부를 가지고 오는 것으로 믿고 있다. 현지일간 뚜오이체는 ‘물의 나라’로 불렸던 투티엠이 이제 ‘부의 나라’로 불리고 있다고 짚었다. 이제 투티엠 신도시는 향후 5년 내 본격적인 위용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원대한 구상을 담았던 투티엠은 초장기 수립과정부터 긴 시간의 우여곡절을 거친 후 궤도에 오르면서 베트남 정부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번 롯데 에코스마트시티 착공과 함께 메트로폴, 엠파이어시티 등 주요 대규모 상업프로젝트들이 이미 착공을 시작했다. 대형 부동산브랜드인 빈홈스(VinHomes), 노바랜드(Novaland), 쿠스토홈(Kusto Home), 캐피탈랜드(Capital Land), 메이플트리(Mapple Tree) 등도 동시에 대형 주거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응우옌반넨 당서기장은 최근 관련회의를 통해 “투티엠 신도시는 베트남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일부 남아있는 지적사항을 꾸준히 개선해야 하고 투자를 유입해야 한다. 이곳에는 많은 인민들의 열망뿐만 아니라 최첨단 도시에 대한 베트남의 자부심과 긍지가 담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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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의 베트남인(人)] 김정인 세인 아이앤디(SEIN I&D) 회장
김정인 세인 아이앤디(SEIN I&D) 회장은 베트남 한인사회 대표적인 원로 중 한 명이다. 그가 베트남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23년째. 김 회장의 경험 속엔 베트남 한인사회 발전의 역사와 현지 진출 기업들의 흥망성쇠가 모두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초창기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선봉장이던 대우그룹의 법인장으로 베트남에 입성했다. 이후 현지 핵심단체로 불리는 하노이한인회, 하노이상공인연합회(코참), 베트남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하노이한국국제학교 등 주요 단체의 수장을 두루 맡아왔다. 한인사회 인사 중 이처럼 주요 단체장의 보직을 모두 맡은 인물은 김 회장이 유일할 것이다. 최근에도 그는 한인회 자문위원으로서 제13대 한인회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 등 한인사회 원로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흔히들 하노이 한인사회가 끈끈하고 결속력이 좋은 이유로 교민사회 원로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바로 김정인 회장과 같은 핵심 인사들이 중심을 잡고 교민사회에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지원을 하고 있는 덕이다. 요즘 김 회장은 본인 회사인 세인 아이앤디를 통해 하노이 스마트시티 개발에 대한 열정을 내비치고 있다. 앞서 하노이시 정부는 향후 하노이시 발전을 견인할 5대 스마트 도시를 선정하고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쑤언마이(Xuan Mai) 신도시를 맡아 베트남 굴지의 대기업과 제휴해 한·베 복합문화도시로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본지는 지난 25일 김 회장을 만나 베트남의 초기 진출 경험, 각 단체장 시절의 에피소드, 하노이 스마트시티 진행 상황, 향후 개인포부 등 다양한 경험과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한다면. 베트남은 대우자동차 법인장으로 99년에 처음 왔다. 무엇보다 본인은 한때 수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대우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77년도에 대우에 입사해 2004년에 퇴직했다. 32년간 대우에서만 근무했다. 당시 상황을 보자면 대우는 자동차, 전자, 건설, 통신, 은행, 섬유 등 다방면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그룹 차원에서 보자면 베트남에 약 9억 달러를 투자했다. 90년대 당시로서는 상당한 투자금액이다. 김우중 회장이 당시 베트남에 수해가 크게 났는데, 400만 달러를 지원했고 베트남 정부가 크게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러한 대우의 과감한 진출 전략과 현지화가 많은 한국기업들의 초창기 베트남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본인은 자동차 부문 법인장으로 자동차 공장을 최초로 설립했고 하노이 시내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지금 보시는 하노이 대중버스교통망이 이에 대한 결과물이다. 또한 법인장 시절, 교민사회에 대한 지원을 위해 한인회 5~6대 한인회장을 맡았다. 동시에 같은 기간 한국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초대 이사장도 맡았다. 이후에는 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장을 역임했으며,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베트남 지회장 등을 맡았다. 대우자동차의 초창기 진출은 어떠했나. 대우는 이미 1992년 수교 이전인 86년부터 베트남에 진출했다. 당시에는 ㈜대우가 가장 먼저 진출했다. 이후 각 계열사가 들어왔고 수교 이후인 90년대 중반부터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앞서 언급했듯이 본인은 자동차 법인장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보통 동남아는 일본의 앞마당이라고 한다.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베트남엔 도요타 등 일본자동차 기업들이 이미 진출해 있었다. 대우의 당시 주력 모델은 마티즈였다. 그 당시에는 현대와 기아차가 안 들어온 상황이었고 한국 브랜드는 대우가 유일했다. 대우그룹의 파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대우자동차 공장을 빠르게 설립할 수 있었다. 이후 임직원이 합심해 일본 브랜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마티즈가 판매량 1위를 했다. 승용차 부문에서 기술력이 앞섰던 일본차들을 제치고 한국차가 1위를 한 쾌거다. 이때 약 3년간 1위를 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당시 베트남에 자동차 산업이 태동하면서 현재의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가 처음 만들어졌다. 이때 아무래도 일본기업의 진출 수가 많아 회장직은 일본에서 했다. 하지만 본인은 한국기업 수장으로서 부회장을 10년간 했다. 이러한 자동차공업에서 대우자동차의 역할은 초창기 한국 자동차의 초석을 다져왔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법인장을 하면서 한인회장과 한국학교이사장도 맡았다. 이 시기에 대해 말씀해달라. 하노이한인회장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2년간 두 번을 연임했다. 특히 당시에는 한국학교 건립 문제가 있었다. 이전까지는 교민이 불과 3~4000명 수준이었지만 불과 수년 사이에 계속해서 교민이 불어났다. 당시 가장 큰 문제점은 주재원들이 가족을 두고 단신으로 부임하는 것이었다. 대기업 또는 공무원 주재원의 경우에는 그래도 국제학교에 보낼 수 있었지만, 중소기업들은 자녀들을 보낼 마땅한 한국학교가 없었다. 무엇보다 한국 학생들이 한국의 문화와 사상을 배울 기회가 충분치 않은 것은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본격적인 한국학교 설립을 위한 공청회는 2005년부터 시작됐다. 먼저 대안학교로 해서 주재원 아내들이 가르치는 방식으로 사과나무 학교라는 것을 열었다. 그러다가 2006년도에 미딩의 한 초등학교에 1개 층을 빌려서 56명으로 최초의 한국국제학교를 열었다. 이후 성금을 모으기 시작해서 교민사회에서 400만 달러를 모았고 한국 정부에서 480만 달러를 공여받았다. 결국 본국정부와 현지 교민성금이 합친 880만 달러로 지금의 한국국제학교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신축할 수 있었다. 이 당시 많은 한인 원로들이 참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이제 하노이한국학교는 각국의 한인학교 중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됐다. 매년 전 세계 국제학교 평가에서 최우수권이다. 또 한국 교육부에서 교사들이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부임지가 됐다. 하노이 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 회장 시절은 어떠했나. 코참 회장 때 기억에 남는 시기는 베트남과 중국의 남사군도(남중국해) 분쟁이다. 이 당시 베트남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자 수만명의 성난 시위대가 많은 중국사업장을 공격했다. 이때 일부 베트남인이 일부 한국공장을 중국공장으로 착각하고 공격을 했다. 하노이 코참은 당시 상황을 즉각 파악하고 각 회원사들에게 주변에 한국공장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라고 했다. 이에 많은 한국공장들이 일치단결해 공장 앞에 태극기를 걸었고 초기에는 피해를 입었지만, 이후에는 피해가 없었다. 또 지금은 베트남 최대 연례포럼 행사로 거듭난 베트남비즈니스포럼(VBF)을 발족한 것이다. 당시에는 이렇다 할 상공인연합회의 포럼이 없었다. 이에 유럽상공인연합회, 미국상공인연합회 등과 모여 대 베트남정부와 소통기구인 VBF를 최초로 만들었다. 이제는 VBF는 연2회 정례적으로 개최되고 베트남 총리가 직접 참석한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과 베트남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요구되고 있다.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의견을 피력한다면. 베트남은 이제 아세안을 넘어 아시아의 맹주다. 2030년 중진국 중 고소득 국가 도약을 노리고 있고 2040년에는 국민소득 4만 달러로 선진국 자리를 노리고 있다. 베트남은 애국심과 조직력이 강하다. 또 높은 교육열과 신분상승 욕구가 강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 모두 베트남이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특히 한국과는 산업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놓여있고 또 정치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동맹국도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우리도 베트남의 변화하는 사회구조에 초점을 다시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베트남에 대한 우리의 해외투자는 70%가 제조업에 집중돼왔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경제다. 베트남은 2040 마스터플랜을 통해 경공업 중심국에서 벗어나 하이테크 국가로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을 발표했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향후 GDP의 상당 부분을 디지털경제에서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러한 분위기에 해외투자 기업도 하이테크 기업으로 선별해서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강한 IT분야 산업을 베트남에 진출시키고 새로운 베트남 진출 로드맵을 다시 써나가야 한다. 디지털경제와 관련한 기술기업들이 집중적으로 나와서 이를 선도해야 한다. 그래야 베트남에서 향후 10년 먹거리가 더 생긴다. 베트남의 내부 변화를 잘 읽고 남들보다 두 발자국 앞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싶다. 현재 운영 중인 세인아이앤디(SEIN I&D)의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인가. 세인아이앤디는 베트남 굴지의 대기업들과 연계하여 스마트시티, 산업공단 주상복합단지 등 신규사업들을 개발 중이다. 특히 하노이 5대 위성도시 중 하나인 쑤언마이(Xuan Mai) 지역을 스마트도시로 발전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하노이 스마트시티 계획은 지난 5월 하노이시 당서기를 통해 공식화됐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하노이 도심인구의 100만명 이상이 이주할 계획이다. 특히 쑤안마이 지역은 4300ha 규모로 새로운 하노이 위성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유일한 스마트 신도시다. 현재 쑤언마이는 2000분의 1의 마스터 플랜이 나왔고 구체적으로 구획을 나누고 건축개념이 들어간 500분의 1의 계획이 포함된 사업허가권이 진행 중이다. 에피소드를 전하자면 원래 쑤언마이 지역은 호찌민이 통일 이후 새로운 수도로 정했던 곳이라고 한다. 그만큼 개발하기에 자리가 좋은 곳이라는 얘기다. 또 현재 베트남에 제조업이 많이 진출한 것 같지만 여전히 공단이 부족하다. 진출기업들이 오면 막상 입주할 공단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쑤언마이와는 별도로 공단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에서 향후 개인적인 포부와 목표가 있다면. 어떻게 보면 본인은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대우 세계경영 깃발로 베트남에 처음 들어와 법인장, 한인회, 코참, 한국학교, 민주평통 등 다양한 역할을 역임해왔다. 이를 통해 한인사회를 위해 나름 봉사하고 헌신하면서 기반을 만드는 데 일조해왔다고 자부한다.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해준 우리 교민사회에도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다. 이제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 큰 욕심이 없다. 마지막으로 희망이 있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사업이 결실을 맺어 성과가 생긴다면 그 몫을 교민사회와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다. 덧붙여 길은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그동안 베트남이라는 미지의 길을 개척해 왔다. 이제 남긴 발자국을 더듬어 가며 교민사회에 남긴 나의 세월이 하노이 교민 역사에 한 발자국으로 남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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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공부채 안정세 접어드나? 50% 미만으로 떨어져
베트남의 공공부채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년 사이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10% 이상이 줄어든 극적인 감소세다. 베트남 정부의 채무 상환이 대규모로 이뤄졌다기보다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베트남 동화(VND)가 안정세를 유지한 것이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관영매체 베트남넷(VietnamNet)은 베트남 공공부채가 베트남 GDP 대비 43.1%인 약 1570억 달러(약 210조66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보도했다.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채 추정치는 GDP 대비 50%를 넘는 수준이었지만 이 비율이 최근에 크게 떨어진 것이다. 베트남 공공부채는 외채를 포함해 중앙정부 부채와 지방정부 부채, 정부가 보증하는 기업 부채(공기업 제외)를 의미한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의 공공부채 중에서 정부부채는 2017년 51.7%에서 2021년 39.1%로 지난 5년간 약 1440억 달러 줄어들었다. 정부보증 부채는 2017년 9.1%에서 2021년 3.8%로 약 140억 달러가 감소했다. 국가 외채 또한 2017년 49%에서 2021년까지 38.4%로 감소했다. 다만 국내 정부부채는 다소 늘어나 2021년 말 기준, 국내 미지급 부채는 950억 달러로 전체 부채의 67.2%를 차지했다. 외채의 경우 베트남이 외국에서 차입한 전체 채권 금액은 약 47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됐다. 이 중 일본은 베트남의 최대 채권국이다. 베트남은 일본에 2021년 기준 직접 대출과 차관, 기관 대출을 포함해 153억 달러의 부채가 있다. 2위는 한국으로 13억6000만 달러, 3위는 프랑스로 12억8000만 달러, 4위는 독일로 5억 달러로 추산됐다. 또한 국제 금융기관 중 베트남에 대출을 가장 많이 한 곳은 세계은행(WB)으로 162억3580만 달러다. 이어 아시아개발은행(ADB)이 80억3250만 달러, 유럽중앙은행(ECB)은 10억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재무부는 경제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중앙 예산에 올해 최대 300억 달러를 차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6~6.5%)를 달성할 경우, 연말까지 공공부채는 GDP의 43~44%, 중앙정부 채무는 40~41%, 대외채무는 40~41%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베트남 국회의 권고 기준은 60% 미만이었으며, 정부의 목표치는 50% 미만이었다. ◆채권액 많은 엔화 약세가 결정적 요인...한국은 2위 채권국 이처럼 베트남 공공부채 비율이 급격히 하락한 요인은 채권국의 환율변동으로 국가 부채가 감소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베트남은 올해 초부터 꾸준한 해외투자금 유입과 수출 호조 등으로 베트남 동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외 채권이 가장 많은 일본 엔화가 동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베트남 재무부 발표와 SBV 고시를 종합해보면 베트남 동화 대비 엔화의 환율 2022년 초에 비해 13% 하락해 베트남 동으로 환산한 일본 부채 잔액은 2021년 말에 비해 45조동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베트남 동화 대비 유로화 환율은 2022년 초에 비해 9.5% 하락해 정부 부채 잔액은 2021년 말에 비해 약 17조동이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 동화 대비 미국 달러 환율은 같은 기간 1.1% 상승한 2만3400동 수준으로 5조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달러 등에 대한 상승분을 제외하고 올해 정부의 대외부채는 전체적으로 약 57조동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올해 정부 부채상환 계획은 약 335조8150억동이다. 정부의 직접 부채상환액은 299조8490억동이며, 정책자금(온렌딩) 대출 상환액은 약 35조9660억동이다. 예산대비 채무 의무상환액은 21~22%로 목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베트남 공공부채 실무책임부서인 보후히엔 재무부 대외금융·부채관리국 부국장은 앞서 베트남플러스(Vietnam+)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차입금 상환 계획 등 공공부채 해소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베트남 정부부채는 지난 2017년을 정점으로 정부가 적자재정을 대폭 줄여나가면서 균형재정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상황이라며 부채 구조도 다른 신흥국에 비해 외채 비율이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획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공부채 차입과 국내외 자본의 다양한 차입 방법을 통해 적절한 비용과 위험도로 국가예산 균형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부채안전지표를 엄격하게 관리해 향후에도 적절한 메커니즘, 정책, 도구를 유연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트남 국가신용등급은 적절한 신용상태로 평가되는 ‘BB’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베트남의 국가신용등급은 종전 등급인 ‘BB’에서 ‘BB+’로 상향 조정됐고 향후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됐다. 피치(Fitch) 또한 지난 3월 말에 베트남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BB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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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대계 시작하나" 베트남, 2030 마스터플랜 초안 발표
베트남 정부가 향후 10년간 국가발전 계획을 담은 ‘2030 마스터플랜’ 초안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안은 베트남이 2030년까지 구체적인 인프라 개발 방향과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2050년까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국가발전모델을 만들겠다는 복안이 담겼다. 15일 관영매체 베트남플러스(Vietnam+)에 따르면 베트남 기획투자부(MPI)는 2050년을 향한 비전과 함께 2021~2030년의 국가 마스터플랜을 최근 발표했다. 베트남 정부가 지난해 뉴노멀을 선언한 이후 그동안 정부 각 부처에서 제시된 계획안은 많았지만, 기본구상이 한데 모여 정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PI는 이번 초안의 논의를 통해 최종안을 선정한 뒤 오는 10월 정기 국회에 안건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남북경제회랑은 최우선 과제...동서경제회랑은 5개 구간으로 구분 이번 마스터플랜 초안의 핵심은 남북경제회랑과 동서경제회랑의 발전 축 정립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 두 가지의 주요 축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인프라 계획을 추진하면서 2030년까지 베트남을 중진국 중 고소득 국가 반열에 오르게 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남북경제회랑(North-South Economic Corridor)은 베트남 최북단 중국과의 국경도시인 랑선(Lang Son)에서 시작해 하노이, 다낭, 호찌민 그리고 국토 최남단인 까마우(Ca Mau)를 연결하는 계획이다. 사실상 국가의 대동맥으로 이번 마스터플랜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구상으로 간주된다. MPI에 따르면 남북경제회랑은 랑선에서 까마우까지 1A 국도가 교통 연결의 기본 축이 된다. 여기에 하노이부터 남부 대도시 껀터를 잇는 남북고속도로, 남부와 북부 각지를 연결하는 남북철도 그리고 하노이와 호찌민을 잇는 남북고속철도 프로젝트 등이 포함됐다. 특히 남북고속철도는 그동안 경제 타당성을 두고 논란이 계속됐지만, 정부는 이번 계획에 이 프로젝트를 포함했다. 남북고속철도의 총사업비는 580억 달러(약 75조9394억원)로 추산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제1단계로 하노이에서 빈(Vinh)까지와 호찌민에서 냐짱시까지 2개 구간의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남북고속철도에 정부예산뿐만 아니라 일본 등 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MPI는 이번 남북경제회랑은 국가발전의 근간이 되는 기본 축이 될 것이라며 남북회랑의 주요 프로젝트는 관련 법안인 국가기획법에서 최우선시되는 인프라 사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서경제회랑(East-West Economic Corridor)은 남북경제회랑을 중심축에 놓고 이 축을 가로질러 5개의 동서 방향 축을 만드는 계획이다. MPI에 따르면 동서경제회랑은 크게 북부 2개 회랑과 중부 2개회랑 그리고 남부 1개 회랑 등 총 5개다. 먼저 북동부 동서경제회랑 구간은 라오까이에서부터 하노이, 하이퐁, 꽝닌을 잇는 교통인프라 프로젝트다. 이 구간은 북부 산간 지방과 주요 경제중심지(하노이, 하이퐁)를 연결하고 최종적으로 동부항만으로 나아가 해안과 연결한다는 목표다. 중부 동서경제회랑은 라오바오와 동하, 다낭을 잇는 구간으로 메콩강 경제권인 미얀마 남부 지역, 태국 중부, 라오스 등 서부 국경지역과 베트남 중부의 항구와 연결하는 계획이다. 이 구간은 꽝찌, 트어티엔후에 등 주변지역도 함께 개발하면서 지역 간의 무역, 관광, 투자 교류를 촉진한다는 목표다. 남부 동서경제회랑은 목바이에서 출발해 호찌민, 붕따우를 잇는 교통인프라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이 구간은 베트남 남부 공업지대와 해안을 연결해 남부의 경제 발전에 가장 중요한 동서경제회랑이다. 이 밖에 북서부 동서경제회랑은 디엔비엔, 선라, 하노이를 잇는 구간으로 북동부 동서경제회랑 구간과 연결한다. 중북부 동서경제 회랑은 중북부 국경인 카우세오와 중부지역 붕앙성을 연결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꾀한다. 응우옌찌쭝 마스터플랜 추진위원장 겸 MPI 장관은 “국가 마스터플랜은 국가발전을 위한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간 분배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남북경제회랑과 동서경제회랑이 중심이 되고 지역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이 골격을 기본 방향으로 인프라와 자원이 투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대 권역으로 분할해 마스터플랜 추진...2030년까지 고소득 국가진입 목표 이와 함께 베트남 정부는 국가 자원할당의 공평한 배분을 위해 베트남 전역을 6개권역으로 나눠 발전을 추진한다. 앞서 MPI는 국가를 기존의 6개 사회경제적 권역에서 7개 권역으로 분할 방안을 제안했지만, 논의 끝에 이번 초안은 6개 권역을 유지하게 됐다. 6개의 사회경제적 권역은 △중부지방 및 북부산지지역(14개 성) △홍강 삼각주 지역(하노이, 하이퐁시와 11개성) △중북부 및 중부 해안 지역 (다낭시와 14개성) △중부고원지역 (5개 성) △남동부 지역 (호찌민과 6개 성) △메콩 삼각주 지역(껀터시와 13개 성)으로 나뉜다. MPI는 초안을 통해 현재의 권역 분할 방식은 과거 존속기간을 거쳐 계승돼 지난 20년 동안의 지역개발정책과 지역계획 수립을 위한 근간이었다며 정부는 숙고 끝에 기존 6개 사회경제적 권역에 따른 구역 계획을 법 시행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PI에 따르면 국가기획법(마스터플랜)이 오는 10월 국회에서 통과된 후 정부는 이번 6대 권역에 대한 기본 발전계획안을 각 권역 당국에 대한 기초 자료와 국가권역 연구를 통해 보다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각 권역의 비전에는 향후 2050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5대 선진 도시를 각 지역에서 육성한다는 계획도 함께 담겼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이번 마스터플랜 추진을 통해 2030년까지 베트남을 중진국 중 최상위 소득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도 함께 발표했다. 초안에 따르면 정부 계획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안은 2030년까지 베트남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6.34%로 가정하고 2030년 1인당 연소득이 7000달러에 도달하며, 2050년까지는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6.63%, 1인당 연소득을 2만5000달러로 예상한다. 둘째 안은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을 7.05%로 가정하고, 1인당 연소득을 7500달러로 예상했으며, 2050년까지는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7.3%로, 1인당 연소득을 3만2000달러로 예상한다. 셋째 안은 2030년까지 예상치는 둘째 안과 같지만 205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7%로 낮아져 2050년 1인당 연소득은 2만7000달러에 도달한다는 예상이다. MPI의 예상 시나리오는 모두 예산 인플레이션이 4~5%로 적절히 통제된다는 가정하에서 2030년까지 베트남 인구가 1억500만명을 넘어서고 2050년까지 1억5000만명을 넘어선다는 전제 조건이 포함됐다. MPI에 따르면 우선적으로 가장 목표치가 높은 둘째 안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각 부처와 협의를 거쳐 최종 목표 방안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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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호찌민도 아니라고? 베트남 소득 수준 1위는 '빈즈엉'
'약속의 땅.' 관영매체 베트남넷(Vietnam Net)이 평가한 베트남 남부의 빈즈엉(Binh Duong)성에 대한 평가다. 빈즈엉성이 빠른 발전을 거듭하며 베트남 최고의 지방성으로 우뚝 서고 있다. 빈즈엉성은 하노이와 호찌민에 비해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베트남 63개 성·시 중에서 대표적인 경제성장의 모범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베트남 정부발표에 따르면 빈즈엉성은 올해 상반기 월평균 소득이 712만동(약 39만8900원)으로 1위를 나타냈다. 전국 평균의 2.5배 수준이다. 빈즈엉성은 지난 2020년 처음으로 전국 소득수준 1위에 올라선 이후 3년째 이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상반기 월평균 소득의 2위와 3위는 호찌민(700만동), 하노이(600만동)였다. 특히 빈즈엉시는 중앙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해외투자(FDI) 부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FIA)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분기에 빈즈엉성은 총 투자 자본이 23억2000만 달러(약 3조355억원)로 베트남 전체 외국투자 자본에서 4분의1 이상을 차지했다. 상반기까지도 빈즈엉은 39억5800만 달러의 FDI를 유치해 호찌민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또 행정개혁, 도시화 비율, 지역경쟁력지수(PCI) 등에서도 빈즈엉성은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넷에 따르면 빈즈엉성은 행정개혁분야 2위, 도시화 비율 4위, PCI 6위, 교육수준 5위를 차지했다.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등 다른 대도시에 비해 인구, 인프라, 인지도가 모두 열세지만 사실상 전 분야에서 당당히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처럼 빈즈엉성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주요 이유로는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통합인프라 구축, 현지 인민위원회의 친기업적인 기조가 꼽힌다. 노재환 서우리얼티 베트남 대표는 “빈즈엉성의 경우 정부의 행정 처리속도가 다른 지방에 비해 상당히 빠른 편”이라며 “현지 외국기업들의 평판이 좋다. 지방정부 또한 기업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빈즈엉성에는 주요 공단인 미푹 공단, 싱가포르 공단, 베카맥스 공단 등 38개 공단이 있다. 베트남 전체 350개 공단 중 10% 이상이 몰려있는 셈이다. 이 지역에는 금호타이어, 코오롱, 오리온 등 주요 한국기업 포함해 약 600여개의 외국투자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또한 인구는 250만명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이 젊은 노동력 인구라는 강점이 있다. 여기에 빈즈엉대, 이스턴인터내셔널대(EIU) 등 6개 종합대학에서는 매년 신규인력이 배출되고 이주자들을 통해서도 매년 9만명 이상의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넷은 빈즈엉성은 호찌민과 인접한 위치적 장점과 교통 인프라, 시기적절한 정부 지원 측면에서 이점을 수렴하면서 남부 지역의 투자 유치에 있어 ‘황금 좌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 지역은 베트남 어느 지역보다도 빠른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다며 다른 지방정부도 빈즈엉의 모범 사례를 참고해 발전 수립계획을 구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빈즈엉성, 외국인투자 개방 가속화 방침..."지속가능한 개발 위해 교통인프라 집중할 것" 빈즈엉성은 사실 수십년 전만 해도 남부의 평범한 농경성에 지나지 않았다. 베트남넷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빈즈엉성이 국가의 주요 산업 지역 중 하나로 부상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관계자들의 당시 회상으로는 빈즈엉성은 영토는 넓었지만 여러 세대에 걸쳐 경제는 농업이 주류를 이뤘고 산업과 서비스의 존재는 아직 미미했다. 하지만 도이머이(개혁개방) 이후 빈즈엉성 지방정부는 지역의 산업화와 현대화의 길을 열어주는 개방적인 정책으로 과감한 혁신주의를 추진했다. 정부는 기반 시설을 구축했고 투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생산과 기업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했다. 이후 국내외 투자 자본이 빈즈엉성으로 대량 유입되어 곳곳에 공장이 생겨나고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경제 구조는 기존 농업에서 산업·서비스 방향으로 크게 바뀌었고 도시화의 얼굴이 명확하게 형성됐으며, 비효율적인 농지가 국가의 핵심 공업지대와 산업 클러스터로 탈바꿈했다. 빈즈엉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성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108배 증가한 130조동에 달한다. 같은 기간 평균 연간 GRDP 증가율은 11%를 나타냈다. 경제구조도 크게 바뀌어 2020년 기준 공업분야는 지역 경제의 66.59%를 차지하고 농업 비중은 3.17%까지 떨어졌다. 발전의 핵심 원동력이 된 외국인 투자는 지금까지 총 등록 자본금은 396억 달러에 달하며, 총 4053개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빈즈엉성은 계속해서 지역발전을 위한 계획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보반민 빈즈엉성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지역 경제가 국가 평균보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아직 경쟁력이 크게 높지 않고 성장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이 사회경제적 기반 시설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분권화를 촉진하고, 주도권을 창출하고 더 시간을 단축하며 지역적 책임을 강화하는 메커니즘과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빈즈엉성 정부는 3번 고속도로, 4번 고속도로, 호찌민시~뚜쩌우못 고속도로 등과 같은 지방의 핵심 교통 프로젝트 착공에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빈즈엉성은 지역의 경제적 발전을 따라가는 사회 인프라 부문이 점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교통기반시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응우옌반로 빈즈엉성 당서기는 “빈즈엉성은 20년이 넘는 개발기간 동안 기적적인 성장을 달성해 왔다며 계속해서 정부가 빈즈엉성이 전국 최고의 도시 중 하나가 되도록 사회경제적 개발 과제를 수행하는 성을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관련해 베트남 기획투자부(MPI)는 빈즈엉성의 차기 추진방향 수립을 오는 9월까지 완료하고 중앙 정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MPI에 따르면 빈즈엉성의 사회경제적 지표는 지난해 결의안(53-NQ/TW)에 명시된 과제를 상반기에 모두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우옌찌쭝 MPI 장관은 5일 관계부처와의 회의에서 “빈즈엉성의 요구는 합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빈즈엉성을 포함한 남부 주요 경제 지역은 교통인프라뿐 아니라 환경, 교육, 의료, 주택, 사회 보장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 자본을 늘려야 한다. 앞으로 빈즈엉성은 개발을 위한 혁신과 고품질 인적 자원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자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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