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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전국 한파 특보에 "사전 대비 예방 철저" 지시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전국에 한파특보가 발령됨에 따라 관련 부처에 "귀경길 교통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한 총리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귀경길 교통안전을 위해 철도 등 기반 시설과 공사 구간 등 사고 취약 지점을 사전 점검하는 동시에 도로 결빙에 대비해 교량, 고가도로, 터널 출입구 등 위험지역 제설제 살포 등 예방 조치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강풍이 예상돼 해양수산부 장관, 해경청장, 각 지자체장에게 여객선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행안부 장관과 기상청장, 각 지자체장에게 기상정보 및 도로, 여객선, 항공기 통제 현황 등을 재난 문자 등으로 국민에게 안내할 것을 강조했다. 행안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소방청장과 각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수도관, 계량기 동파 등 시설 피해와 농작물 냉해에 대비할 것도 지시했다. 마지막으로 한 총리는 이와 함께 쪽방촌·고시원 등 취약 시설과 노숙인·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안전도 세심히 살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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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한국과 긴밀히 소통"…한일관계 개선 의지 재차 표명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늘(23일) 국회 연설에서 한국과 긴밀히 의사소통하겠다며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우호 협력 관계를 토대로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의사소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17일 시정방침 연설 때는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만 언급한 바 있다. 또 기시다 총리는 중국에 대해서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포함해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가 '중일 평화우호조약' 45주년인 점도 염두에 두면서 제반 현안을 포함해 정상 간을 비롯한 대화를 착실히 거듭해 공통의 과제에 대해서는 협력하는 '건설적이면서 안정적인 관계'를 중일 쌍방의 노력으로 구축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전례 없는 빈도와 양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면서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한 납치, 핵, 미사일이라는 제반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북일 국교 정상화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을 강조하면서 "저 자신은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결의"라고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거듭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안보 환경 악화를 언급하면서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5년 동안 43조 엔(약 410조 원)의 방위예산을 확보해 상대방이 공격을 단념하게 만드는 '반격 능력'의 보유, 난세이(南西) 지역 방위체제의 근본적 강화, 사이버·우주 등 새로운 영역 대응, 장비 유지 및 탄약 확충, 해상보안청과 자위대 연계 강화, 방위산업 기반 강화 및 장비 이전(수출) 지원, 연구개발 성과의 안보 분야 적극 활동 등을 추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단은 일본 안보정책의 대전환이지만, 헌법과 국제법 범위 내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비핵 3원칙과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의 견지, 평화 국가로서의 우리나라의 행보는 조금도 변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명확히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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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문라이트 선라이즈',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즈 미국 39위
그룹 트와이스가 새 영어 싱글 '문라이트 선라이즈(MOONLIGHT SUNRISE)'로 글로벌 인기를 자랑했다. 트와이스는 1월 20일 오리지널 영어 싱글 '문라이트 선라이즈'를 선공개했다. 신곡은 지난 20일 기준 약 56만 스트리밍으로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즈 미국 차트 39위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를 이뤘고 글로벌에서는 약 196만으로 일간 스트리밍 수 그룹 최고치를 기록하며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즈 글로벌 차트 60위에 진입했다. 게다가 발매 이후 22일 오후까지 누적 기준 일본, 브라질, 싱가포르 등 해외 33개 지역 아이튠즈 송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미국에서는 자체 최고 순위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21일 자 일본 오리콘 데일리 디지털 싱글 랭킹과 레코초쿠 데일리 싱글 랭킹 1위에 등극했다. 뮤직비디오는 21일 오후 기준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미국과 일본 1위, 영국에서는 2위에 올라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기세를 이어 23일 오전 8시 기준 유튜브 조회 수 2856만 뷰를 돌파하고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정상을 수성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문라이트 선라이즈'는 사랑할 때 느끼는 감정과 설렘을 환한 달빛, 떠오르는 태양에 빗대어 표현한 마이애미베이스 기반의 팝곡으로 그룹 본연의 사랑스러움을 품은 싱그러운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K팝 히트곡 메이커 이어어택(earattack)과 이우현이 작사, 작곡, 편곡했고 미국 아카펠라 여성 그룹 시티즌 퀸(Citizen Queen)의 멤버 니나 앤 넬슨(Nina Ann Nelson), 케이디 달리(Kaedi Dalley)가 작사, 작곡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최근 미국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트와이스는 미국에서 CD 판매량과 디지털 다운로드 수치를 합산한 결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미니 앨범 'BETWEEN 1&2'(비트윈 원앤투)는 그룹 앨범 기준 2022년 미국 지역 최다 판매(best selling album by a group in traditional sales in 2022 in the US) 5위에 올랐고, 나연의 첫 솔로 음반 'IM NAYEON'(아이엠 나연)은 여성 솔로 아티스트 앨범 기준 2022년 미국 지역 최다 판매(best selling album by a female soloist in traditional sales in 2022 in the US) 9위에 랭크됐다. 한편 트와이스는 오는 3월 새 미니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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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 日 교세라돔서 8만 팬들과 호흡…"꿈의 무대, 행복했다"
그룹 엔하이픈이 데뷔 2년 만의 첫 단독 돔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엔하이픈은 지난 21~22일 일본 교세라돔 오사카에서 '엔하이픈 월드 투어 매니페스토(ENHYPEN WORLD TOUR MANIFESTO)' 일본 추가 공연을 개최했다. 엔하이픈은 매 공연 약 3시간씩 이틀간 8만 명의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현장을 열기로 가득 채웠다. '매니페스토' 교세라돔 공연은 2회 공연, 8만 석이 일찌감치 매진됐고, 현장에서 직접 즐기는 대면 공연 외에도 21일에는 한국과 일본 총 163개 영화관에서 열린 라이브 뷰잉으로, 22일에는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생중계됐다. 엔하이픈은 '플릭커'(Flicker), '올웨이즈'(Always), '드렁크-데이즈드'(Drunk-Dazed), '폴라로이드 러브'(Polaroid Love) 등 한일 양국에서 발표한 20여곡을 소화했다. 또 응원봉을 이용한 파도타기와 이동차를 이용해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과 눈을 맞추는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이들은 공연 말미 '파라도XXX 인베이전(ParadoXXX Invasion)'을 시작으로 '슛 아웃(SHOUT OUT)', '폴겟미낫(Forget Me Not)', '어텐션 플리즈(Attention, Please!)', '모 아니면 도 (Go Big or Go Home)'로 앙코르 무대를 펼치며 마지막까지 팬사랑을 분출했다. ENHYEPN은 "꿈의 무대였던 교세라돔에서 이틀간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준 엔진(ENGENE) 여러분, 그리고 열심히 연습한 멤버들에게도 '정말 잘했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렇게 큰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도 전부 엔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저희의 목소리에 엔진 여러분의 함성까지 더해 우리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엔하이픈이 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엔하이픈은 오는 28~29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아레나(IMPACT ARENA)에서 '매니페스토'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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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뭐하니] 스타일리쉬한 '유령' vs 진정성 가진 '교섭'…설 극장가 맞대결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설 연휴, 두 편의 한국 영화가 관객들과 만난다. 이해영 감독의 '유령'과 임순례 감독의 '교섭'이 그 주인공. 탄탄한 만듦새와 스타일리쉬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두 편의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홀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먼저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과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이 외딴 호텔을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담고 있다. '독전'으로 영화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해영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초반은 신임 총독을 죽여야 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유령'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유령'의 정체를 파헤치는 밀실 추리극으로 시작돼, 진짜 '유령'이 의심을 뚫고 살아 나가 동료를 구하고 작전을 성공시켜야 하는 스파이 액션으로 전환된다. '유령'의 정체부터 작전 수행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복합장르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앞서 이해영 감독은 '유령'에 관해 "캐릭터 무비로 남길 바란다"라고 전했던바. 그의 말대로 '유령'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인물 간 관계성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명문가 군인 출신의 '쥰지'(설경구 분), 조선 최고 재력가의 딸 '차경'(이하늬 분),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박소담 분), 통신과 암호 해독 담당 '천계장'(서현우 분), '유령' 색출 작전의 판을 짜는 '카이토'(박해수 분) 등이 의심과 견제, 대립과 연대, 반격을 오가며 캐릭터 앙상블의 진수를 선보인다. '천하장사 마돈나' '페스티발'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독전'을 연출한 해영 감독의 작품답게 '유령' 역시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강렬한 컬러의 경성 거리, 벼랑 끝 외딴 서양식 호텔 등 1930년대의 모습을 다채롭게 담아내었으며 공간과 소품, 의상은 첩보 액션과 추리극, 캐릭터 영화가 공존하는 복합장르의 배경을 다양한 시각적 요소로 채운다. 18일 개봉. 러닝타임은 132분이고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 같은 날 개봉한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다. '남쪽으로 튀어'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 등 진정성 있는 작품들을 선보여온 임순례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극한의 교섭 작전에서 목숨을 구하러 달려간 이들의 사명감을 촘촘히 그려낸다. 피랍사건 해결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 역을 맡은 황정민과 무슨 수를 쓰든 인질을 구출하려는 중동 및 중앙아시아 전문 국정원 요원 '대식' 역의 현빈, 아프가니스탄 뒷골목에서 살아남은 잡초 같은 한국인 '카심' 역의 강기영까지.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세 배우의 진심 가득한 열연과 시너지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또 한국 영화 최초의 요르단 로케이션으로 완성된 이국적인 볼거리는 보는 재미를, 시시각각 변하는 상대와 조건, 그리고 교섭 단계별로 발생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은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러닝타임 108분, 관람 등급은 12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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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설경구 "'유령', 맡은 바 임무 해내려 노력했죠"
* 다음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데뷔 30년이 되었지만, 아직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을 해 본 적 없어요. 이해영 감독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가 있지만 '결이 다르게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했고, 그 말에 관심이 갔어요."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과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이 의심을 뚫고 외딴 호텔을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담고 있다. 극 중 설경구는 경무국 소속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무라야마 쥰지'를 연기했다. 명문 무라야마 가문의 7대로 조선말과 사정에 능통해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그러나 일말의 사고 이후 좌천되어 통신과 감독관으로 파견된 인물. '유령'을 찾으려는 덫에 걸린 후, 자신도 용의자임에도 군인 시절 경쟁자였던 '카이토'(박해수 분)보다 먼저 '유령'을 찾아 화려하게 경무국으로 복귀하고자 한다. "'쥰지'는 명문가 7대손으로 아버지를 존경하는 인물이에요. 하지만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하고 내면에는 콤플렉스가 자리 잡고 있죠. 쥰지는 살아남기 위해서 '조선을 지워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가 끝없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이유죠. 그런데 저는 이 모습이 딱하더라고요. '쥰지'에게 연민이 갔어요." 설경구는 '쥰지' 캐릭터에 관해 "기능적인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쥰지'는 맡은 임무가 있고 그걸 해내는 게 배우의 몫이었다는 설명이다. "제가 생각하는 '쥰지'의 기능적 역할은 극의 혼선을 주는 거로 생각했습니다. 관객들의 의심을 더욱 키우는 것. 그게 제 목표였죠.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이나 뉘앙스를 주는 데 집중했어요. 정확하게 짚어내기보다 혼란스럽게 만들어내는 게 중요했어요. 영화적으로, 기능적으로 접근하려고 했고요." 그는 '쥰지' 캐릭터를 구성하며 그가 가진 콤플렉스에 주목했다. 한국인인 어머니를 무시하고 외면하며 자신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에 분노하는 '쥰지'의 콤플렉스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하나하나 쌓아나간 것이다. "저는 '쥰지'의 잔혹한 대사들이 자신의 콤플렉스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죽음을 앞둔 상황마저도 '너희는 진다'라고 우기는 그 모습이 콤플렉스 자체처럼 보였고요. '쥰지'의 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자신의 콤플렉스를 지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쥰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충실하게 캐릭터를 구성했지만, 일부러 전사를 만들거나 서사를 상상하지는 않았다. 오롯이 시나리오에 집중하려고 한 것이다. "('쥰지'의 전사를) '굳이 만들어야 할까?' 하고 생각했어요. 머리로는 상상할 수 있겠지만 그 역할이 깊고 무거워지면 (기능적 역할을) 소화하기 힘들 거로 생각했거든요." 설경구는 치열한 액션 장면을 여러 차례 소화했다. 그는 '유령' 속 액션에 관해 "살기 위해 벌이는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멋들어진 액션보다는 살기 위해 처절하고 치열해 보여야 했다고 거들었다. "극 중 등장하는 모든 액션은 살기 위해 벌이는 액션이라서 처절해 보여야 했어요. '차경' 역을 맡은 이하늬 씨와 동등하게 치고받아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선입견이 있었는지 조심스럽더라고요. 여자 배우다 보니 혹시라도 세게 치거나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요. 그런데 며칠 (액션 장면을) 찍어보고 깨달았어요. '아, 안 그래도 되는구나!' 이하늬 씨가 잘 받아주었기 때문에 저도 마음 놓고 액션에 임할 수 있었어요." 영화 '유령'에는 다양한 성격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고 이들이 마음껏 날뛰며 액션을 펼칠 수 있는 '판'을 깔아놓았다. 많은 여자 배우가, 관객들이 기다려왔던 순간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남자 배우의 마음은 어땠을까? 설경구는 "반갑고 통쾌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 캐릭터들이 총을 난사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통쾌하더라고요. 여성 액션 영화라……. 더 생겨야 하지 않나요? '브로맨스'만 너무 많지 않나? 의도한 건 아니지만 최근 작품들이 여성 액션 영화들이 많네요. 넷플릭스 '길복순'도 그렇고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더 나와도 되고, 더 강렬해도 좋아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순간 거칠기도 하지만 섬세함도 가지고 있거든요. 다양한 재미를 주는 거 같아요." 그는 여자 배우들의 활약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연 배우였던 이하늬, 박소담부터 특별출연에 가까웠던 이솜, 이주영에 관해서도 언급하며 그들의 활약상에 감탄하기도 했다. "이하늬 씨와 박소담 씨가 굉장히 (영화를) 잘 이끌어주었어요. 주연 배우로서 부담을 느꼈을 텐데도 굉장히 밝고 에너지틱하게 활약했. 개인적으로는 이솜 이주영 씨가 인상 깊었어요. 이 영화를 두고 '이하늬가 열고, 박소담이 닫았다'고 표현하시는데 저는 '이솜이 열고, 이주영이 닫았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당연히 하늬 씨, 소담 씨가 잘해주었고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저는 이솜 씨, 이주영 씨가 오래도록 생각나더라고요." 통신과 암호 해독 담당 '천은호 계장'을 연기한 서현우와, 신임 총독의 경호대장 '다카하라 카이토' 역의 박해수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서현우, 박해수와는 전작에서 깊은 인연을 맺었다며 두 배우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전하기도 했다. "저는 서현우 씨와 처음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현우 씨가 '소원'에 출연했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구급 대원으로 출연했었다고요. 얼굴은 잘 기억나지 않았는데 당시 그 상황이나 모습이 기억이 나더라고요. 이렇게 시간이 흘러 '서현우'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나게 되니 정말 반가웠어요. 그동안 열심히 연기해주었고 이렇게 다시 같은 작품에서 만나게 되다니. 기쁘기도 했죠." "박해수 씨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예요. 그 역할은 사실 일본인 배우가 맡으려고 세팅이 되어있었던 캐릭터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에 들어올 수 없게 되어서 촬영 2주 전에 급하게 합류했어요. 출연을 결정한 순간부터 일본어 선생님과 합숙했다고 하더라고요. 첫 촬영을 마치고 배우들을 포함해서 제작진 모두 박수를 쳐주었어요. 우리도 모르게 박수가 나오더라고요. 정말 대단했죠." 연기 경력 30년. 그는 한때 매너리즘에 빠져있을 때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매 순간 작품에 몰입하고, 최선을 다해왔지만, 어느 순간 반복적인 패턴에 기계적으로 작품을 대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매너리즘이라고 해야 할까요? 한 작품이 끝나면 또 다른 작품을 하고, 또 하고……. 계속 영화를 기계적으로 찍고 있더라고요. 어느 날 '이러다가는 추락하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아직 추락하기엔 젊은데, 어쩌지? 그러다가 '불한당'을 찍으며 구제받게 되었어요. 현장에 있는 자체가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자산어보'를 찍을 당시 일찍 섬으로 출근해 이정은 씨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지금 이렇게 바다를 보는 게 행복하지 않냐'고요. 아주 절실하게 영화에, 연기에 임하고 싶지는 않아요. 너무 절실하면 오히려 망쳐버릴 거 같거든요. 도를 넘을 거 같고요. 그저 현장에서 숨 쉬는 일에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