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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유령’의 존재를 인식한 천재들에 의해 역사는 진보했다. 자본과 노동 간 생산성의 차이로 양극화가 구조화됐다는 것을 꿰뚫어본 마르크스가 유럽에 떠도는 공산당이란 유령을 처음 인식함으로써, 20세기 세계사는 둘로 쪼개졌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유령이 인간의 이기심을 조정함으로써 모두가 만족하는 균형을 찾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애덤 스미스의 통찰이 자본주의의 승리를 가능케 했다. 상대성원리란 유령을 아인슈타인이 밝히지 못했다면, 인간은 지금도 지구를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21세기, 시장은 데이터란 유령… 2020-12-23 15: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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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마녀사냥 금지 온통 분노로 가득하다. 내 집만 없어 화가 나고, 내 주식만 떨어져 속이 상한다. 나만 직장을 못잡아 열을 받고, 그래서 결혼을 못해 우울하다. 발버둥칠수록 더욱 나락으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마녀를 찾는다. 시대에 트집을 잡고, 정권 탓으로 울분을 달랜다. 조상님 원망은 단골 메뉴다. 남편과 부인이, 가족이, 친구와 동료가, 멘토였던 TV스타가 일순간 마녀가 된다. 마녀사냥을 한다. 장작을 쌓고, 기름을 겹겹이 바른 뒤 점화한다. 촛불을 들고 광장에서 외친다. 한판 굿을 벌인다. 심지어 배우자를 칼부림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 2020-12-08 14: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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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기승전 매입 삼삼오오 모이면 역시 부동산 얘기다. 어떤 이는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다른 이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한다. 전자는 아파트 값이 하락하면 그때 사겠다고 한다. 후자는 결국 지금이 최저 가격이니 오늘이라도 매입을 해야 한다고 한다. 집값이 떨어질 때 사야 한다는 사람도 결국 집값이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집값 그래프는 여러 골짜기를 거치긴 하지만 결국 계속 올랐었다. 결국 논쟁의 결론은 지금이냐 적당한 미래 시점이냐의 차이일 뿐 집을 사겠다는 얘기다. 12·16 대책부터 연이은 수요 … 2020-11-23 08: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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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칼럼] 광화문 광장 비판에 대한 비판 서울시가 광화문 재조성 공사를 시작하면서 논란이 한창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업 진행 주체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 조성되는 광장의 내용에 관한 것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800억원에 달하는 예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시민·사회단체 쪽에선 새로운 광장이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난한다. 시는 고 박원순 전 시장 당시 결정된 사안을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광화문광장은 세종문화회관과 미국 대사관 양쪽 길 사이에 거대한 배처… 2020-11-19 0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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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칼럼] 트럼프가 재선되면 한국 집값은 어떻게 될까 미국 대선 후 한국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집값은 오를까 떨어질까. 집값엔 상당히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미국 대선만 놓고 집값 상승이나 하락 여부를 따지긴 어렵지만 대선에 따라 주요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집값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는 있다. 달러 유동성의 변화를 짐작해볼 수 있어서다.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중 미국 대선과 관련해 생각해볼 주요 변수는 금리와 환율, 양적 완화와 재정정책 등이다. 이 네 가지 변수에 따라 달러 유동성이 달라지고, 그것이 한국 금리와 재정정책에 영향을 미… 2020-11-03 14: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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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집값 상승의 좋은 점? '집 보여주기' 방송이 인기다. '구해줘 홈즈'가 지평을 열더니 '판타집'(파일럿 프로그램),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서울집)' 등 유사 방송이 봇물이다. 구해줘 홈즈는 의뢰인이 원하는 지역에서 예산에 맞는 집을 찾아주는 일종의 중개 프로그램이다. 판타집과 서울집은 집에 대한 출연자들의 '관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진일보 했다. 한 공연기획자는 서울 강남 전셋값으로 가평에 공연장 같은 집을 지었다. 지인들이 찾아와 언제든 공연을 할 수 있다. 연구원-공무원 부부는 세종시에 층간… 2020-10-19 18: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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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자질 문제인가 인성 문제인가 2017년 6월 2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식에서 다주택자를 집값 폭등 주범으로 지목했다. 근거로 5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의 전월 강남4구 거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 급증했다는 통계를 들었다. 가려진 통계를 보니 해당기간 강남4구 주택거래는 총 3997건으로, 다주택자의 거래는 98건에 불과했다. 침소봉대다. 2020년 9월 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차례의 대책으로) 주택 매수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근거로 4억원이나 떨어진 반포자이 등 강남 아파트 거래 사례를 모은 자료까지 냈다. 국… 2020-09-09 15: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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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유동성 장세로 출렁인다고 한다. 실물 경기는 안 좋은데 돈이 많이 풀려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인구 1인당 우리 돈으로 평균 2억원가량이 팬데믹 이후 풀렸다는 외신 보도도 있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이 같은 말이 전혀 실감나지 않는다. 수억원의 돈뭉치들이 쉽사리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은행창구에 가보면 대출은 오히려 팬데믹 이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담보든 신용이든 끌어쓸 수 있는 건 다 끌어쓴다는 시대인데, 주변에서 뭉칫돈을 본 적이 없다. 그 많다는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미국… 2020-08-24 15: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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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부동산 정치 쇼 다주택 청와대 비서진의 동반 사의표명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것이 청와대의 꼬리 자르기든, ‘직보다 집’을 선택한 비서진 개개인의 선택이든 지금과 같은 정책으론 서민주거안정이란 청와대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점을 대변한다. 주택공급의 일등공신으로 추켜세웠던 다주택자를 갑자기 범죄인 취급하는 정부의 접근법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집이 한 채여야 실수요란 생각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 설령 투자 목적이라고 해도 그것에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는 건 인간의 본성과 시장원리 어디에도… 2020-08-10 07: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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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칼럼] 국토부는 서울시의 역린을 건드렸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35층 룰’은 역린이었다. 박원순표 도시계획의 상징이자, 재건축 규제에 대한 반발의 근원이었다. 여당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이었던 정치인 박원순의 입장에선 도시계획 철학과 현실 정치 사이에서의 외줄타기 문제였다. 35층 룰의 탄생과정을 요약하면 이렇다.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원순 전 시장은 곧바로 자신만의 도시계획 틀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계획이 워낙 색이 짙어, 박 전 시장 자신의 컬러를 다시 입히는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박 전 … 2020-08-06 1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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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세금과 죽음 1427년 재위 9년째 세종이 낸 과거시험 문제는 ‘취민유제(取民有制)’였다. 백성에게 세금을 거두는 일에는 잘 정비된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비슷하지만 고약한 말을 서양사람도 했다. 루이 14세때의 재무장관 바티스트 콜베르다. “세금을 징수하는 기술은 거위에게서 최대한 많은 깃털을 최대한 소리나지 않게 뽑아내는 것과 같다.” 언제부터인가 세금이 술안주가 됐다. 급조한 ‘제도’가 세금을 마구 뽑아내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집값이 올라 좋기는 한데 차익은 먼 미래고 오른 세금은 눈앞의 현실이다. 역사상 혁명은 … 2020-07-24 08: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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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칼럼] 지상최대의 '부동산정책 쇼' 구조화된 양극화가 불씨다. 거기에 불공정이란 기름이 부어졌다. 내재된 갈등이 계기만 있으면 불덩어리가 돼 마치 계급투쟁 양상처럼 터져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백선엽 예비역 장군의 죽음을 계기로 노출된 보혁, 남녀, 신구 마찰은 이 같은 우리 사회의 초상이다. 경제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려 했던 게 패착이다. 양극의 중심에 부동산 문제가 있다는 진단은 맞았다. 하지만 소수 다주택 부자를 희생양으로 다수 서민·중산층의 환호를 끌어내려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21타수 무안타'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9회말… 2020-07-13 17: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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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박원순의 죽음과 우리의 초상 어찌 이렇게 갈라지는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홍해처럼 둘로 쩍 하니 벌어진다. 한 사람이 이승에 작별을 고하는 숭고한 공간이 진보와 보수, 남성과 여성, 기성과 다음 세대간 쌓여온 감정 찌끄레기들의 분출구가 돼서야 되겠는가. 죽음이 면죄부가 돼서는 안되는 것처럼, 그 것이 공을 축소하고 과를 확대하는 비이성의 표적이 돼서도 안된다.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마땅히 지켜야할 예의와 자신에 대한 품위를 우리가 잃어서도 안된다. 한 지도자의 죽음이 우리의 초상을 확인할 계기가 되고 있다. 집단과 익명을 무기로 광란의 춤을 … 2020-07-13 07: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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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신은 그래서 시장을 만들었다 부동산이 난리다. 부동산은 이름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땅과 그것에 붙어있는 정착물(定着物)인데 어쩌다 이렇게 선불 맞은 범처럼 날뛰는 것일까. 부동산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부동산에 스며든 물욕(物慾)들이, 완고한 정책의 허점을 틈타 제 욕망을 채우기 때문이다.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서민.중산층이 매수세를 만들고, 정부처방을 비웃듯 가격이 뛴다. 이 와중에 내집마련이 물건너간 2030이 등을 돌렸고 정권 재창출에 경고등이 들어온 당·청이 급해졌다. 누르는 욕망과 튀는 욕망. 누가 이길까. 다주택자를 희생양으로 당·청 규… 2020-07-07 17: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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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대한민국 창의' 킬러들 최근 국내 1위 광고업체 제일기획의 AE를 만났다. "우리나라에선 왜 나이키처럼 기발한 광고가 안 나오나"고 물었더니 "크리에이티브의 최종 관문은 광고주"라는 답이 돌아왔다. '건전지는 세다'는 식의 광고가 아니면 도장을 받는 게 불가능하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미술시간에 한 친구가 성난 산양 이미지를 멋드러지게 조각해 다들 놀랐는데, 그 친구가 받은 점수는 B였다. 성난 산양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게 감점의 이유였다. 최근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 등 몇명의 건축가들을 만나 코로나19 이후 건축에 대해 … 2020-07-05 16: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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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칼럼]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성공한 국토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정치권발(發)로 그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됐다는 얘기가 돌더니, 이내 교육부총리 자리로 간다는 설이 나돈다. 김 장관은 취임 후 지난 3년간 12·16과 6·17 대책을 포함해 총 21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합리적 정부라면 장관 이후 그의 거취는 이 대책들의 성패에 따라 결정되는 게 맞는다. 6·17 대책 이후 적어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김 장관의 거취에 대한 시나리오만 보면, 청와대는 부동산 정책의 성패에 대한 판단을 … 2020-07-02 15: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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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알아도 모른척 21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예상보다 고강도 대책이다. 어지간한 현금 부자가 아니고선 개인이든 법인이든 대출 받아 집 사는 게 상당히 힘들어졌다. 반등세를 탔던 부동산 가격이 당분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반등 곡선의 변곡점을 만들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없다. 이전 20차례의 대책이 모두 그랬다. 정부는 연이어 기준금리를 낮췄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양적완화 행진에 우리도 발을 디뎠다. 16일 기준 시중 부동자금은 1130조원을 웃돈다. 10억원짜리 아파트 113만 가구를 살 수 있는 돈이 풀… 2020-06-17 15: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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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깃털색과 먹이 분데스리가 골게터 제이든 산초는 골 성공 후 속옷에 적힌 ‘플로이드를 위해 정의를’이란 문구를 내보였다. 미국에서 얼마전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죽은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도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플로이드와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피부색이 검다는 사실뿐이다. 산초와 조던은 유럽과 미국 사회에서 주류에 속한다. ‘먹이가 줄면 깃털색이 같은 새들끼리 모인다’고 했다. 피부색은 국적과 이념을 말하지 않아도 내 편을 가르는 원초적 기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플로이드의… 2020-06-03 07: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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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칼럼] 이촌 현대 조합원들이 봐야할 것 사업에서 갈등은 감정을 걷어내고 나면 100% 분배의 문제다. 제로섬 게임에서는 상대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될 때 갈등이 생긴다. 비교적 단순한 문제다. 파이가 늘면 증가한 파이의 분배 과정에서 마찰이 생긴다. 이 경우 심지어 모두의 이익이 증가해도 상대의 이익이 더 크다는 이유만으로도 딜이 깨진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다. 딜은 철저히 수학적인 문제다. 수학은 답이 정해져 있고, 그답은 대부분 알고나면 간단하다. 불행히 현실은 반대인 경우가 많다. 감정을 앞세우면서 갈등이 더 꼬인다. 답을 알… 2020-05-22 0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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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자본주의는 빚의 바벨탑 자본주의는 빚으로 쌓은 바벨탑이다. 코로나19 이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뿌린 돈을 모두 합치면 전 세계 인구 1인당 우리 돈으로 2억원씩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의 빚이다. 팬데믹이란 특정 상황이 극단적인 양상으로 나타났지만, 자본주의는 지난 100년간 이 같은 통화팽창으로 버텼다. 빚을 내 2억원을 주고 산 집이 10년 뒤 10억원이 됐다. 경제가 다섯배 성장한 것 같지만 자산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집 한 채다. 통화팽창이 만든 환각이다. 환각 없이 자본주의는 지속될 수 없다. 아버지 세대의 … 2020-05-20 15:41:08